스내커

달러약세의 악순환의 고리란?

 

‘국제유가 급등과 달러화 가치 급락, 그로 인한 글로벌 증시 약세로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중략) 달러 약세가 유가상승을 부추기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압력으로 이어져 다시 달러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2007년 11월 9일자 한국경제신문 1면에 난 기사의 일부분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달러약세 → 유가상승 → 인플레이션 우려 → 각국의 금리인상 → 다시 달러약세”

 

라는 악순환이 연속되어 세계경제가 더욱더 불안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그 여파로 11월 8일 코스피지수도 63.63포인트나 빠져버렸죠.

 

하지만 신문기사에는 어떤 작용으로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 지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안되어 있더군요. 이번에는 우리의 증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이 ‘악순환의 고리’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보죠.

 

우선 ‘달러약세’란 미국 이외의 나라의 화폐가치가 강세를 띈다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약해지면) 다른 나라 통화로 바꾸게 될 때 (강세였을 때에 비해) 조금밖에 바꿀 수 없게 되니까 말이죠. 이를 다른 말로 ‘환율인하’라고 하는 거죠.

 

우리나라 원화의 경우에도 과거 1$로 1000원이나 바꿀 수 있었던 것이 달러약세로 1$에 겨우 900원밖에 바꿀 수 없게 되었죠. 즉, 1$에 1000원하던 환율이 900원으로 ‘인하’된 것입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1) 달러약세 → 유가상승

산유국은 주로 중동에 있습니다. 그들은 석유를 수출해서 살아가지요. 하지만 석유의 가격은 달러로 거래가 됩니다. 따라서 중동 국가들의 경우 석유를 팔고 달러를 받게 되면 그 돈을 다시 자국의 통화로 바꾸게 됩니다. 그런데 달러가 약세가 되었다면 1$로 바꿀 수 있는 자국 통화의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우리나라의 경우에 견주어 봐도 금방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럼 산유국은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겠습니까?

“아니, 예전에는 석유를 팔고 1$를 받아서 우리 돈으로 환전하면 ‘10리알’은 받았는데, 망할 놈의 달러가치가 떨어져서 이제는 ‘5리알’정도 밖에 못 받게 되었잖아. 안되겠어. 석유가격을 2$로 올려서라도 다시 10리알을 받아야겠어. 어차피 석유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니 값을 올린다고 안 살리는 없잖아.”

그래서 달러약세가 되면 유가가 상승하게 되는 거죠. (물론, ‘1$→10리알’은 쉽게 예를 들기 위해 제가 임의로 정한 것입니다.^^;)

 

2) 유가상승 → 인플레이션 우려

인플레이션(Inflation)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거죠. 물가는 또한 물건의 가격을 의미하고요. 자! 이렇게 기름값이 올라가면 이를 수입해서 원료로 사용해야 하는 나라 입장에선 모든 물건을 만드는데 있어 원료비가 증가하겠죠. 그럼 그 증가분은 물건의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이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기름값이 올라가면 인플레이션(물건의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거죠.

 

3) 인플레이션 우려 → 각국의 금리인상

인플레이션은 국민의 삶을 괴롭히는 무서운 적입니다. 따라서 각국의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책을 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방법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인 금리인상입니다.

 

왜일까요?

 

자! 앞서 말했듯이 물가는 물건의 가격이라고 했습니다. 금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돈의 가격’입니다. 물건을 팔고 받는 금액이 물건의 가격이라면 돈을 팔고(대출하고) 받는 금액(이자)이니까 그게 바로 이자율 즉, 금리인 것이죠.

 

모름지기 물가가 올라가면 돈의 가치(가격)는 떨어집니다. 예전에는 만원짜리 한장만으로도 두둑하게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올라가니 몇 만원을 가져가도 장보기가 수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물가가 떨어지면 돈의 가치(가격)는 올라가게 되겠죠. 만원짜리도 체통(?)을 지킬 수 있게 될 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돈의 가치(가격)인 금리를 올리게 됩니다. 그럼 물가는 반대로 내려가게 되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가 있는 거죠.

 

4) 각국의 금리인상 → 다시 달러약세

이렇듯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이는 또 다른 파급효과로 이어집니다. 바로 달러화 약세를 더욱 가속시키게 되는 거죠.

 

예를 들어보죠.

우리나라의 금리가 5%에서 갑자기 30%로 높아졌다고 해보죠. 다들 은행에 예금을 하기 위해 줄을 서게 될 겁니다. 이런 대열에는 한국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사람들도 낄 것입니다. 바야흐로 글로벌경제시대이기 때문이죠.

 

외국인들은 한국에 예금(또는 투자)을 하기 위해 달러를 한국돈으로 바꾸게 되겠죠. 이는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산다는 것을 의미하죠. 모름지기 매도세(팔자)가 많으면 가격은 떨어집니다. 따라서 달러의 가격은 더욱더 떨어지게 되는 거죠. (보다 상세한 내용은 저의 칼럼 [336. 금리가 오르면 환율은 떨어진다]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세계의 경제석학들이 글로벌 경제가 위태롭다고 경고를 하는 이유를 아셨을 겁니다. 달러 약세로 시작된 문제는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복잡한 양상을 띠며 다시 달러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거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얼기설기 복잡하게 얽혀있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래서 경제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불안하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나 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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