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가 난리입니다.

 

과거에는 은행을 제1금융권이라 불렀습니다. 금융산업의 ‘따꺼’(큰형님)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증권사의 도전으로 그러한 위상이 점점 흔들리고 있습니다.

 

적립식펀드와 CMA라는 신예병기를 내세워 공략을 해오는 증권사·자산운용사에 어퍼컷과 헤드록을 당해 기진맥진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증권사의 주가도 장난이 아닙니다. 증권사 중 대형사들은 이미 시가총액과 자산에서 시중은행과 비슷한 규모로 급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추세로는 은행을 곧 따라잡을 것 같습니다.

 

그 중심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있습니다. 2007년 11월 2일자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이 7조87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시총이 7조177억원입니다. 이미 기업은행(6조6242억)을 추월했고 외환은행(9조1577억)을 넘보고 있습니다.

 


(☞ 첨부한 그래프는 파이낸셜뉴스에 실린 2007년 10월 29일자 자료입니다. 그 이후 11월 2일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시가총액에서 삼성증권까지 추월했습니다.)

 

이렇듯 ‘영업 기반’과 ‘자본 규모’에서 훌쩍 성장해버린 증권사 덕분에 은행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제 은행은 더 이상 금융산업에서 ‘따꺼’로 통하지 않을 듯싶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바로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의 시행이 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통법에 대해서는 저의 칼럼 [341. 중원을 통일할 자, 그 누구냐? -증권회사 이야기]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초에 시행될 자통법으로 인해 증권업계는 한층 더 경쟁력 있는 영업기반을 갖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자통법을 통해;

 

1) 다양한 금융투자상품(펀드상품이나 파생상품 등)의 출시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2) 아울러 금융투자상품의 유통구조에도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금융투자상품은 ‘이러이러한 것만 팔아야 한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통법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제외하고는 무엇이든 팔 수 있다’라고 바뀌게 됩니다.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변경) 따라서 풍속을 저해하거나 불법적인 상품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펀드나 파생상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금융선진국과 같이 자연현상(날씨, 일조량, 기온, 이산화탄소배출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상품이 나올 수도 있고 실업률, 부동산지수, 전세금, 음반로열티, 상속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도 나올 수가 있죠.

 

게다가 ‘혼합자산펀드’도 출시가 됩니다. 지금처럼 주식형펀드, 부동산펀드 등으로 나눠져 있는 게 아니라 증권, 부동산, 실물, 파생상품 등 다양한 대상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 주식시장이 뜨면 주식에 투자하고 부동산이 뜨면 부동산에 투자하는 플렉시블(flexible)한 펀드가 가능하게 된 것이죠.

 

지금도 적립식펀드로 은행의 적금고객을 다 빼앗아 가고, CMA로 은행의 급여통장을 박살내버린 증권업계인데 이러한 상품으로 무장한다면 그 이후의 승부는 명약관화하지 않을까요?

 

금융투자상품(펀드 등)의 종류만 파워풀(powerful)해지는 게 아닙니다. 그 유통구조(판매구조) 또한 강력하게 변할 것 같습니다.

 

우선, 독립적인 펀드판매회사가 생길 예정입니다. 가전제품으로 따지자면 삼성대리점, LG대리점 체제에서 하이마트가 생기는 셈이죠. 따라서 어떤 펀드상품이든 한자리에서 비교분석이 가능해지겠죠. 고객들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자세한 것은 저의 칼럼 [328. 펀드 가입은 하~이마트로 가요]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여기다 판매권유자를 둘 수 있어 펀드상품의 방문판매가 가능해 질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저의 칼럼 [324. 아모레 아줌마, 쥬단학 아줌마처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보험상품처럼 FP들이 직접 사무실이나 가정을 방문해서 펀드를 소개하고 판매를 하는 것이죠. 고객들의 펀드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도 펀드로만 자금이 몰리는 데 향후에도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름지기 아니 뗀 굴뚝에서 연기는 나지 않습니다. 최근의 증권사가 금융권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는 거죠.
 

물론, 법을 만들었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겠죠.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양지차가 될 것입니다. 증권업계도 나름, 적지 않은 문제와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지금까지의 증권업계의 모습을 볼 때;

 

앞으로의 금융산업은 증권사가 명실상부한 ‘따꺼’로서 등극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들 고객의 입장에서는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증권업계 내부끼리 그리고 은행·보험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면 고객들은 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을 테니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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