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막히는 도로에서 자동차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이래저래 차선을 바꾸게 됩니다. 얼마 전 들은 이야기인데요. 교통량이 많은 시간을 골라 김포공항에서 잠실까지 올림픽대로를 타고 달리는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한대의 차는 이래저래 차선을 바꿔가며 달리고, 나머지 한대의 차는 정해진 차선을 한번도 바꾸지 않고 달려서 어느 차가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느냐 하는 실험이었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언뜻 생각해보면 이래저래 차선을 바꿔가며 달린 차가 빨리 도착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두 차는 거의 비슷하게 도착을 했다는 것이죠. 차량이 막힌다고 해서 이래저래 차선을 바꾸는 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본 실험이었죠.

 

그와 비슷한 게 있습니다. 바로 펀드 투자입니다.

 

한번 가입한 펀드의 실적이 별로 좋지 않은 듯 하여 환매를 하고 인기 있는 펀드로 이래저래 옮겨 타는 것이 수익률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아니 이는 오히려 수익률을 까먹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펀드 투자에선 무엇보다 제대로 된 펀드 하나를 골라 오랫동안 투자를 해 놓는 게 더 큰 수익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KOPSI 주가지수가 1800선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연초 1300선과 비교해 보면 엄청나게 돈을 벌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펀드에 투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지난 2월부터 적지 않은 환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06년 말만해도 2007년 주가가 엄청나게 오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2007년 초부터 주가는 죽을 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3월경에 있었던 상해증시 쇼크는 이런 움직임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었습니다. 이쯤 되니 주식형펀드에 가입해 놓은 사람들이 증시에 실망하여 대규모로 환매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환매된 자금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해외투자펀드로 우르르 몰렸습니다.

 

특히나 2~3년간 적립식펀드에 투자를 했던 사람이 환매에 동참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바보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적립식펀드는 주가가 빠질 때가 오히려 제철입니다. 그 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큰 돈을 벌 수 있는데 말입니다.

 

펀드의 장기투자에 대해서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본 적이 있습니다. 99년초 수익증권(펀드)의 국민적 붐을 일으켰던 ‘바이코리아펀드’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 펀드 역시 반짝 인기 이후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져 버렸는데요. 당시 바이코리아펀드에 가입해서 지금까지 환매를 하지 않았다면 얼마의 수익을 올렸을 지를 계산해 봤다고 합니다.

 

1999년 3월 만들어진 펀드인 ‘BK(바이코리아)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은 8년이 넘는 2007년 5월까지의 누적수익률이 327.96%였다고 합니다. 연수익률로 따져보아도 무려 40%가 넘는 엄청난 성과인 것이죠. 물론, 그만큼의 수익을 실제로 실현한 사람은 없습니다. 대부분이 2000년 초부터 다시 주가가 빠지자 환매를 해버렸을 테니 말입니다.

 

펀드투자 역시 주가와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채권형펀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제아무리 주식형펀드라 할지라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해외펀드가 투자의 대세!!!’ 이렇게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펀드를 많이 팔아 먹기 위해 어떤 광고를 하든,

‘주가 폭락으로 주식형펀드 투자자들 울쌍!!!’ 이렇게 각종 언론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어떠한 재테크 기사를 쓰든,

 

펀드투자자는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장기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대상이 되는 펀드를 고를 때도 정말 장기투자를 실천하는 그런 펀드를 골라야 합니다.

 

長期投資….

 

대략 10년 정도 꾸준~히 한다고 마음 굳게 먹고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장기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펀드가 어떤 게 있는지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여러분은 어렵지 않게 발견하실 겁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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