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주가, 집값의 거품을 가늠하는 지표들

1)

‘PER(주가수익비율; price earnings ratio)’란 게 있습니다.

 

원래 돈 못 버는 기업은 사냥 못하는 사자와 같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죠. 그런 개념을 바탕으로 PER라는 지표가 생겨난 것입니다.

 

우선 기업이 1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누어 ‘1주당 순이익’을 구합니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이 ‘1주당 순이익’에 몇 배가 되는 가를 계산합니다. 그 지표가 바로 PER입니다. 예를 들어 1주당 1,000원을 버는 기업이 있는데 주가가 1만원이라면 ‘PER=10’인 것이죠.


※ PER = 1주당 주식가격 ÷ 1주당 순이익

 

이러한 PER는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와 주가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흔히들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의 A회사와 B회사는 1주당 1,000원을 벌고 C회사는 1주당 2,000원을 번다고 합시다. 그런데 A회사와 B회사의 주가는 5,000원인데 반해, C회사의 주가는 2만원입니다. 언뜻 보면 C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어 들이니 주가가 A회사나 B회사보다 높은 건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지나칠 수가 있습니다. 물론 C회사의 주가가 A나 B회사보다 높은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높은 게 정상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져봐야겠죠. 아무리 높더라도 2만원은 너무 높은 거 아니냐는 식의 의문 말입니다.

 

여기서 A나 B회사의 PER는 5입니다. (A,B회사: 5,000원÷1,000원=5) 하지만 C회사의 PER는 10입니다. (C회사: 2만원÷2,000원=10) 모름지기 같은 업종의 회사이므로 PER 역시 거의 비슷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A,B 두 회사에 비해 C회사의 주가가 너무 과대 평가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C회사의 경우, PER=5가 되려면 주가가 2만원에서 1만원으로 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같은 업종의 D,E,F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들의 PER도 모두 C회사와 같이 10이라면, 오히려 A,B회사가 저평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럼 이들의 PER가 10이 되려면 주가가 적어도 5,000원에서 1만원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렇듯 동종 업종의 여러 회사의 PER를 비교해서 평균 PER를 구하면 어떤 회사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고, 어떤 회사의 주가가 고평가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런 이유로 기업의 실적에 맞게 주가가 형성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현재는 PER가 낮은 B회사의 주식(ex. A,B회사)에 투자를 하는 겁니다. 이게 바로 ‘저PER주’에 투자하는 투자기법인 것이죠.

 

하지만 ‘저PER주’의 주가가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주가가 낮은 것은 실적 이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B회사에는 노사분규가 한창이라 투자자들이 B회사 주식 매수를 꺼린다든지, B회사 주식은 몇몇 대주주에게만 집중되어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적다든지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표는 유용한 도구는 될지언정 절대적인 것은 아니란 걸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2)

주가뿐만 아니라 집값의 버블이나 저평가 여부를 가늠하는 데 쓰이는 지표에도 PER와 비슷한 게 있습니다.

 

바로 ‘PIR’이라는 것이죠.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을 의미하죠. 지역별 근로자 가구 당 1년간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해서 주택가격이 몇 배가 되느냐는 개념입니다. 어차피 주택이란 게 가족 구성원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니까 그 가격이 적정한지 아니면 거품인지를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하려고 만든 개념이죠.

 

※ PIR = 해당지역 평균 주택가격 ÷ 해당지역 근로자 가구 평균 연소득

 

만약 ‘PIR=10’이라고 하면 집값이 그 지역의 근로자 1년 소득의 10배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서울의 근로자 가구당 평균 연소득이 3천만원이고 서울지역 집값은 평균 3억원일 경우, ‘PIR=10’ 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죠.

 

이는 각 지역이나 나라마다 물가도 다르고 소득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이를 손쉽게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인데요. 예를 들어 다른 지역의 PIR이 10배인데 어느 특정 지역의 PIR이 20배라면 그 특정 지역의 집값은 평균적으로 거품이 끼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얼마 전 세계 주요도시의 PIR이 금융감독원의 ‘최근의 부동산 버블과 감독정책’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의 평균 집값 PIR은 4.9배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은 10.1이며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의 경우 12.9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서울 강남지역의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강남지역의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에 집값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니냐?” 라고 반문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맞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앞서 주가에서의 ‘PER’처럼 높더라도 얼마나 높아야 하는가에 의문을 가지고 나온 개념이 ‘PIR’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는 평당 5~6백이니, 평당 2~3천이니 하는 단순 가격으로 비교하는 것 보다 더욱 설득력이 있습니다.

 

PIR 지표로 볼 때 강남 집값이 과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은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강남의 높은 소득수준을 감안해도 PIR이 전국평균의 2.5배가 넘으니 말입니다. 또한 외국의 주요도시와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LA(11.2), 시드니(8.5), 뉴욕(7.9), 런던(6.9)에 비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의 PIR(12.9)가 훨씬 높으니까 말입니다.

 

물론, PIR이라고 해서 집값의 거품여부를 정확하게 나타내어 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전국토(남한) 면적의 11.8% 수준 밖에 안 되는 수도권에 전체 인구(남한 인구)의 46.6%가 몰려 사는 기형적인 우리나라 현실이나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불타고 있는 광적인 교육열까지도 PIR이 설명해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균’ 소득과 ‘평균’ 집값이라는 데 그 한계는 있습니다.

 

하지만 좀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집값의 버블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임엔 틀림 없겠죠.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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