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오르는 주식은 절대 팔지 말라

“병아리가 왜 죽는 줄 아세요?”

 

증권사에 다니는 C차장은 대뜸 이렇게 저에게 묻더군요. 요즘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 덕분에 와인에 푹 빠졌다며 한사코 2차를 와인바로 가자고 했던 C차장이었죠. 강남역 근처의 저렴한 와인바에서 그와 함께 와인을 마시던 저는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

“그 왜 있잖아요. 우리 어릴 때 학교 앞에서 팔던 노란 병아리요. 한 마리 사서 집에 가져 오면 몇 일이 지나지 않아 죽어 버리잖아요. 그 병아리가 왜 죽는 지 아시냐는 거죠.”

“그야, 약하니까 죽겠죠.”

“아닙니다. 손을 많이 타서 죽는 거죠. 이래 만지고 저래 만지고 하다 보니 병아리도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어요. 게다가 사람 손독이 얼마나 치명적인데요. 그러니  픽~ 하고 쓰러지는 거죠.”

“그런데, 잘 나가다가 삼천포라고, 주식 이야기하다 갑자기 병아린 또 웬 놈의 병아립니까?”

 

C차장은 씩~ 하니 웃으면서 다시 와인 한 모금을 들이켜 ‘호로록’ 하고 양치질을 하더군요. 이렇게 와인을 음미하면 혀와 입안에서 와인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나 어쨌다나 하면서 말이죠. 그리곤 저를 쳐다보며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제가 병아리 타령을 한 건, 초보자가 주식투자에서 큰 돈을 못 버는 이유와 같기 때문이죠. 우량하고 유망한 종목을 추천 받아 투자를 합니다. 그러곤 주가가 예상대로 올라가죠. 그런데 말이죠. 초보자의 경우 대부분은 일정 정도 주가가 올라가면 조바심이 생기게 됩니다. 실례로 저의 고객에 대한 경험담을 하나 이야기 해 드릴께요.

 

2006년 6월말 경이었을 겁니다. 당시 1,400선에서부터 죽죽 빠지던 종합주가지수가 1,192포인트를 찍고 점차 상승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언제나 보수적인 투자를 좋아하던 저의 고객에게 저는 삼성전자를 권했죠.

그분이 당시 삼성전자를 57만원에 샀습니다. 그 다음날 주가는 58만원까지 올라갔었죠. 저는 그 고객 분에게 전화를 걸어 당분간은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니 그냥 묻어두고 지긋이 기다리시라고 했죠. 그런데 그 분은 수시로 전화가 와서 언제쯤 팔아야 되냐고 물었습니다.

특히 장중에 조금이라도 빠지면 지금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 동안 수익 난 것 다 날리는 것 아니냐며 저를 보채기 시작했죠. 사실 그것도 한두 번이지 슬슬 짜증이 나더군요.”

C차장은 다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더군요.

 

“그래도 제가 워낙 강력히 만류를 했더니 따르기는 하더군요. 그리곤 얼마 후 삼성전자가 60만원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죠. 주가가 4일정도 계속 빠져 다시 58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객장까지 찾아 왔더군요.

 

‘이러다가 그 동안 번 것 다 날리는 것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사장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아직 원금 손실 난 것도 아니고요. 제가 그랬잖습니까, 그냥 묻어두고 지긋이 기다리시라고’ 그랬더니 그 고객분이 대뜸

‘내 돈 날아가면 C차장이 책임질 것도 아닌데, 그렇게 자신 있냐’며 역정을 내시더군요.

솔직히 제 돈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알아서 하시라고 그랬죠.

 

그 고객분은 58만 몇천원엔가 주식을 팔더군요. 대략 한달도 안되어서 1만 몇천원 먹고 처분을 한 것이죠. 그 다음부터 주가는 계속 올라서 그 해 9월 경엔 67만원까지 갔었죠. 그랬더니 그 고객이 다시 전화가 왔어요. 다른 건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대뜸 ‘왜 그때 좀더 강하게 말리지 않았느냐’고 하더군요. 제가 뭐라 하겠습니까? ‘아~예~’ 하고 말았죠. 뭐”

 

“그 참, 그 사람 밤 잠 제대로 못 잤겠네요.”

“그랬겠죠. 사실 대부분의 초보자는 오르는 주식을 보면 이상하게 조바심을 냅니다. 그 주식이 왜 오르는지 그리고 얼마 정도 오를 것인지, 목표가를 정하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주가가 조금만 흔들리면 겁이 나서 팔게 되는 거죠. 고수들은 그걸 노리죠. 그 때 나오는 물량을 받아 먹죠.”

 

“그래서 일단 주식에 투자하고 나서는 손때 타도록 하지 말고 지긋이 기다리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죠. 하루에도 수십 번 주가를 보며 일희일비하다가는 투자한 주식이 병아리처럼 손독이 올라 죽게 되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잖습니까?”

“물론, 그렇죠.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죠. 또한 제가 아까 말했듯이 우량하고 유망한 종목 선정 또한 필수사항이고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이런 거죠. 목표가를 정했으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지긋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 굳이 손실을 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조금 떨어졌다고 호들갑을 떨다 팔아버린다면 큰 돈을 벌기란 요원하다는 거죠.”

“그래요, 저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주가의 등락을 보며 일희일비하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더라구요.”

“예, 그렇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투자자 중에 헝가리 출신의 앙드레 코스톨라니라는 사람이 있죠. 이 사람이 이런 말로 유명합니다. 오르는 주식은 절대 팔지 말라’, ‘우량주식을 샀을 때는 증시를 떠나 여행을 가라’고 말이죠. 특히 조바심을 많이 내는 주식투자 초보자가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그의 말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큰 흐름을 보고 부화뇌동 하지 않는 투자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었죠.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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