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너 달 전쯤의 일입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중국인 변호사를 통해 이런 부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기술력 있는 벤처, 중소기업 중 투자를 필요로 하는 회사가 있으면 연결을 좀 시켜달라.”

자신의 고객 중에 자본력이 있는 중국 기업가들이 한국의 기술력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중국 기업가들로부터 주로 한국의 투자자들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는데 요즘 들어 그 반대의 주문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이죠.

 

2.

17일자 한국경제신문에서도 그와 같은 맥락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을 내세워 해외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증권사 중의 하나인 ‘선인완궈(申銀万國)증권’은 중국 굴지의 은행과 펀드운용사의 주요 자산운용 책임자들을 이끌고 5월에 대거 한국을 방문할 계획까지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한국의 주요 증권사와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기업들을 방문하고 투자 전략과 한국 증시전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인 차이나 달러의 한국 자본시장 상륙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거 값싼 노동력에 대박이 터지는 투자처로만 생각했던 중국이 이제는 반대로 투자자의 입장이 되어 우리의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중국 당국도 이러한 중국의 해외시장 투자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을 다소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물론 중국의 이러한 투자가 본격화 되면 우리 증시에 새로운 수요가 생기므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투자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긴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겠죠. 이제는 투자전략을 세울 때 중국 투자자들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중국의 정책이나 경기의 변동으로 대거 들어온 중국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 나갈 위험도 이제는 주요한 변수 중의 하나가 될 테니 까요.

 

3.

중국이 또 금리인상을 했습니다. 2006년 8월 6.12%으로 올랐던 대출 기준금리가 이번에 6.39%로 올랐습니다. 중국의 대출금리가 오르면 중국사람들만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죠. 우리는 얼마 전의 중국발 세계증시위기를 잘 기억합니다. 사실 2006년부터 중국이 금리인상을 발표할 때마다 우리나라 증시는 단기적 하락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물론, 중국금리가 인상되면 중국의 위안화의 가치는 올라가게 되고, 이에 따라 중국이 더 이상 해외시장에서 저가공세를 펼 수 없게 되겠죠. 그럼 그 동안 피해를 보았던 우리나라 수출업체들은 다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렇듯 칸막이가 사라지면 주위 사람들과 교류가 넓어지고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따르는 충돌, 다툼, 전염병 같은 것 역시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4.

앞으로 중국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제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중국을 더욱더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몇 해전 일본의 전략가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씨가 쓴「차이나 임팩트」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중국의 질주를 평가절하하는 많은 일본 경제인에게 그는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 경고를 합니다.
 

과거 2차 대전 직후 미국의 질주가 한창이었을 때, 영국인들은 미국의 성장을 폄하하곤 했다는 겁니다. 영국의 가난한 사람들, 못 배운 사람들이 건너간 신생국가 미국이 지금 부상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곧 저력이 있는 영국의 발아래 밟힐 것이라고 말이죠. 따라서 영국은 미국의 발전에 대해 상당히 무시하며 그 대응방안을 게을리 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죠. 결국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영국이 오히려 미국에게 뒤처지게 되었고, 미국은 현재 세계 최강국이 된 것이죠.

 

앞으로 중국이 세계의 최강대국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국은 바로 우리 옆에 있습니다. 미국 때문에 남미와 캐나다가 미국의 종속적 경제가 되었듯이 어쩌면 중국이 바로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은 불행일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건 기회와 위협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리 봐도 중국을 다시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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