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장이 처음인 현대리는 너무 배가 고프다. 비즈니스 점심미팅 시간이 오후 두시라니, 스페인에서 보통 이 시간에는 낮잠을 잔다던데.....아닌가? 시간에 딱 맞춰 나간 자신보다 미리 나와있는 현지파트너를 보자 의외다. 게다가 여성파트너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현대리가 악수를 건네자 그리 달가워하지는 않는 눈치다. 처음부터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 내 반팔셔츠차림이 마음에 안드는건가? 아니면 내가 한 호칭이 잘못된 건가? 분명, 선배가 알려주기를 스페인에서는 상대방의 성 앞에 ‘세뇨르(Senor)'를 붙이는 거라고 했는데.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아이는 몇 명이냐고 물어보니 표정이 더 굳어진다. 이럴 때는 선물만한 것이 없다 싶어서 미리 선물로 준비한 값비싼 조각상을 내밀었다. 사양하며 계약에 대한 언급은 없이 무표정으로 식사만 한다. 에라 모르겠다. 허기라도 채워야 겠다 싶어서 허겁지겁 배를 채운 현대리. 상대는 아직도 식사가 안 끝났다. 자신도 모르게 기지개를 펴고 하품을 하는 현대리를 무심하게 쳐다보는 파트너를 보자 불안하다. 계약건에 대해 묻자. ‘마냐나(Manana)’라고만 대답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내일‘이란다. 그럼 내일 계약을 한다는 건가?

 



스페인어로 마냐나(Manana)는 내일이라는 뜻이 맞다. 하지만, 말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낭패다. 왜냐하면, 비즈니스에서는 기약 없는 언젠가라는 의미 자주 사용되기 때문이다. ‘Sin prisa pero Sin pausa’ - 급히 가지 말되, 멈추지도 말라라는 스페인의 명언만 보더라도 문화가 엿보인다. 스페인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질문하면 어떤 젊은이들은 갓 튀겨낸 스페인의 전통과자 추로스(Churros)를 꼽기도 하는데, 스페인은 추로스처럼 달콤하고 매력적이지만 추로스가 튀겨질때까지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것처럼 많은 인내가 필요한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5배 정도 크기에 약 4,000만이 거주하는 정열의 상징인 스페인은 자부심이 아주 강한 편이고 매너를 무척 중요시 하며 낙천적이고 여유를 즐긴다. 그런 스페인에서 성공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조바심을 내기 보다는 그들의 문화와 매너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노력이 필수다. 과연 어떤 점이 현대리를 비호감으로 만든 것일까? 살펴보자.

 


  1. 스페인의 점심시간은 보통 2시~4시로 우리보다 늦은 시간이다. 시장기를 많이 느끼는 스타일이라면 미팅 전에 가벼운 간식을 먹는 것도 센스다.

  2. 비즈니스에서는 낮잠 자는 시간을 의미하는 ‘시에스타(Siesta)’를 적용시키지 않는 곳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오후 1시~4시인 시에스타 시간을 고려해 은행업무나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을 염두해 두자.

  3. 스페인에서는 약속시간에 늦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비즈니스에서는 약속시간 엄수가 이루어짐을 명심하자. 다만, 약속시간이나 업무회신을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우리보다 꽤 길 수 있으니 조바심내기 보다는 미리 서둘러서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

  4. 비즈니스에서는 악수가 일반적이되, 상대가 여성이라면 악수는 여성이 먼저 청하는 것이 매너다. 친분이 있는 스페인인이라면 도스 베소스(dos besos)인사가 일반적이니 놀라지 말자. ‘dos besos'에서 dos는 ’둘‘의 의미고, beso는 ’입맞춤‘을 의미한다. 즉, 왼쪽 오른쪽 볼을 번갈아 대면서 가볍게 입맞춤을 하는 인사다. 하지만, 실제로 입맞춤을 하기 보다는 가볍게 소리를 내되, 반가운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5. 스페인에서 비즈니스의 첫만남에서는 정장착용을 하고, 이후 친밀도와 장소에 따라서 캐쥬얼한 복장을 유연하게 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6.현대리가 한 'Senor(세뇨르)'는 결혼한 남성이라는 의미로 영어의 'Sir'이다. 중남미에서는 결혼한 여성은 ‘Senora(세뇨라)',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Senorita(세뇨리따)'로 칭하는데 스페인에서는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1.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는 스페인에서는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나이, 결혼유무, 자녀유무, 정치성향 등에 대해 묻는 것은 결례다. 그렇기 때문에 초면에 아이가 몇이냐고 질문한 현대리에게 호감을 못느끼는 것은 당연지사다.


8.스페인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선물을 주고 받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비싼 선물은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 정성이 담긴 카드나 부담스럽지 않은 한국의 기념품 또는 20유로 미만의 꽃이나 와인 등 가벼운 선물은 괜찮다.

앞서 말한 마냐나(Manana)의 의미에 대한 해석이 우리와 다른 것처럼 바디랭귀지도 다르다. 우리는 머리에 뿔났다라는 의미로 하는 주먹 쥔 채로 엄지와 검지 올리는 제스츄어가 스페인에서는 상대방의 부인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부하는 습관이 먼저 이루어져야한다. 그러다보면 처음에는 그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나중에는 상대의 마음을 얻어 성공비즈니스에 날개를 달 수 있다.

'처음에는 거미줄 같다가 나중에는 쇠줄처럼 된다'는 스페인의 속담처럼.

-2015년 6월 현대건설 사보 기고-


행복한 성공을 디자인하는 Service Doctor이자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Kindness catalyst.
High Human Touch 이미지전략가.
20여년째 한 눈 한번 팔지 않고 한 분야를 걸어온 외길 전문가.
박영실 서비스 파워 아카데미(Parkyoungsil Service Power Academy)의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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