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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돈' 이야기

예전에는 월급을 현금으로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월급날에는 월급봉투를 받으면서 그 동안 일했던 수고가 보상 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또한 그 월급을 받아서 집에 도착하면 다른 날보다도 더 반기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돈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약간 뻐기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은 오랜만에 외식을 하기도하고 간식을 사서 먹기도 하는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총각시절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월급날 저녁에 도둑이 들어서 월급을 다 털렸던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가고 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문화도 바뀌었습니다. 월급날에 대한 즐거운 추억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월급날은 돈을 받는다는 날이라는 생각보다 돈을 갚는 날이라는 개념이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으로서의 권위도 조금은 떨어졌습니다. 통장으로 월급이 입금되고부터는 월급날에 바가지를 긁히는 일도 생겼습니다. 카드사용 초기에는 씀씀이도 커졌습니다. ‘외상으로는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현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 보니 수입에 비해서 지출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카드돌려막기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카드사용을 가장 잘하는 국민이 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한국 사람이 물건 등을 구매할 때 절반(50.6%) 이상이 신용카드로 결제했다고 합니다. 비교대상국인 캐나다(41%)와 미국(28%) 호주(1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카드 보유비율은 86%로 10명 중 9명은 카드를 갖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동안 카드사용은 연말정산 혜택 등으로 인해 더욱 사용이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혜택이 점점 줄어들면서 한편에서는 카드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저금리가 빠르게 진행되어 대표적인 저금리국가입니다. 2011년 3월11일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후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일본 내에서 금고들이 엄청나게 떠밀려왔습니다. 이 당시 쓰나미에 떠내려온 금고가 무려 5,700개였고 금고 안에 들어 있던 돈은 우리 돈으로 250억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이 금고들은 쓰나미로 인해 떠내려오다가 복구작업 중 주택 잔해 속에서 발견된 것들입니다. 일본인들은 금리가 낮아 현금을 은행에 저축하지 않고 금고에 보관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고령층에서 더욱 심화되는 현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미즈호증권의 야스노리 우에노 수석 시장전략가의 보고서에 의하면 약 36조엔(약 332조원)의 현금이 집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지갑에 현금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 페이팔(Paypal)과 구글 월릿(Google Wallet) 같은 전자지갑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는 현금 줄이는 정책을 시작하였으며 덴마크 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지폐와 동전을 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금을 없애면 가장 큰 경제 효과로 지하경제가 차단되고 금융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돈의 사용방법이나 흐름이 다양하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돈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돌고 도는 돈을 잘 사용하여 더욱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최기웅150701(kiung58@empal.com)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HRD를 공부했으며, 쌍용자동차 총무팀장, 인재개발팀장을 거쳐 현재 영업서비스 교육팀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감성 칼럼니스트'로 사내는 물론 삼성그룹, 현대그룹 등 대기업과 대학에서 전문 교수로 활동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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