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실물펀드가 대박 상품은 아닌데…

저번 일요일 저녁 모 방송사의 ‘경제+오락’ 프로그램에서 ‘베트남 유전개발 펀드’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더군요. 일종의 ‘실물펀드’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면서 말이죠. 그러자 주위에 있던 지인(知人)이 ‘실물펀드가 뭐냐?’고 묻더군요. 마치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상품을 그 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이죠.

 

‘실물펀드’란 주식, 채권, 주가지수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아니라, 부동산개발 · 선박제조 · 유전개발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나 석유·금 등의 원자재, 설탕·옥수수·밀·커피·쇠고기 등의 농산물과 같은 ‘실물(實物)’에다 투자를 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이러한 실물펀드는 아주 자연스런 니즈(Needs)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정말 목 좋은 곳에 100층짜리 빌딩을 지어 놓으면 임대수입이 엄청날 거라 생각했다고 해보죠. 게다가 곧 주변이 개발되어 땅값 또한 천정부지로 오를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좋은 목에서 당장 100층짜리 빌딩을 지어야겠죠. 하지만 돈이 문제입니다. 어디 100층짜리 빌딩이 애 이름도 아니고 한 두 푼에 지어지겠습니까?

 

하지만 우리 속담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죠. 주위의 사람들을 설득시킵니다. 1계좌당 천만원씩 돈을 모을 테니 그 돈으로 100층짜리 빌딩을 짓자고 말이죠. 그래서 생기는 임대수익과 땅값 상승 분을 납입한 돈의 비율로 나누자고 말입니다.

 

그럼 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 겁니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이 바로 실물펀드(= 그 중에서도 ‘부동산펀드’)입니다.

 

석유도 마찬가지죠. 앞으로 석유값이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데 자신이 가진 돈이 별로 없다고 해보죠. 그럼 사람들의 돈을 모아 한꺼번에 구매를 합니다. 일종의 ‘공동구매’라고 할까요. 그래서 그걸 다시 팔아서 그 수익을 나누는 거죠. 이 역시 실물펀드(=‘석유펀드’)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나 이런 펀드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수지에도 맞지 않는 부동산을 개발한다고 속이고 일반 사람들의 돈만 모아서 어디론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죠. (기획부동산 사기가 여기 해당되겠죠.^^)

 

금융시장의 질서와 일반 국민들의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 정부가 허락한 회사만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 회사는 ‘자산운용회사’입니다. 주식형, 채권형 펀드를 운용하는 그런 회사 말입니다.

 

실물을 이용해 펀드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간접자산운용업법’ ‘자본시장통합법’ 등에 의해서 근래에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실물펀드는 과거 주식이나 채권 등의 유가증권에만 운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실물에 펀드 운용을 할 수 있다는 점. 따라서 투자자들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하지만 이게 마치 새로운 대박 신화를 가져다 주는 알라딘의 마술램프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오를 때 인기를 끌었던 원유관련 펀드는 최근 유가가 하락하면서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송에서 소개했다고 해서 실물펀드에만 가입하면 뭔가 대단한 일이 생길 것처럼 들뜰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방송에서 소개한 ‘베트남유전개발펀드’는 총 매장량이 6억 배럴로 추정되는데다 현재 하루 6만 배럴이 생산되고 있어 안정성도 있고 연 7~8%대의 수익도 예상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원유가격변동이나 환율변동 리스크에 대해 안전장치(헷징)도 해 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베트남유전개발펀드는 지난 11월 29∼30일에 이미 청약을 실시했습니다. 따라서 청약은 이미 늦었고요. 다만 이게 일반 회사처럼 거래소에 상장이 됩니다. 대략 2007년 2월경으로 보고 있는데요. 그럼 주식 매입하듯이 거래소에서 매입을 할 수는 있습니다.

 

투자시장은 돌고 돕니다. 2005년 상당한 수익률을 올리며 기염을 토하던 국내 주식형펀드가 2006년 중순만 해도 천덕꾸러기가 되었습니다. 주가가 빠지면서 마이너스 수익률까지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주가가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호전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물펀드들도 그렇습니다. 금값이 오를 것 같으면 금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지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수익률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실물펀드 역시 다양한 투자 중에 하나의 선택지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앞서 말한 ‘경제+오락’ 프로그램이 너무 오락 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정작 필요한 금융상품 소개는 대충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의 지인처럼 뭔가 대단한 것을 몰랐다는 듯한 휘둥그래한 눈으로 질문을 하게끔 만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투자상품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걸 방송에서 제대로 설명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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