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자산의 시대가 몰락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는 A씨는 3년 전 34평의 집을 사려고 했습니다. 수중의 돈은 1억원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집값은 자그마치 3억4천이나 한다는 거였습니다. 아무리 집을 살 때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한다고 하지만 2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하기가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그래서 A씨는 1억원 정도만 대출받기로 하고 24평짜리 집을 샀습니다. 무리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도덕 교과서에 나오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훌쩍 커버렸고 해서 좀더 넓은 집이 필요했습니다. 그 동안 알뜰살뜰 가계를 운영한 덕분에 담보대출금인 1억원도 거의 다 갚았습니다. A씨는 다시 부동산중개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A씨는 거기서 기겁을 했습니다. 3년 전 3억4천하던 34평 집이 6억8천을 한다는 겁니다. 물론, A씨가 살던 24평짜리 집도 오르긴 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3년 전 2억 하던 24평은 3억2천으로 올랐습니다. 34평이 오른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상당합니다. 평형대에 관계없이 비슷하던 집값이 30평대가 평당 2천만원, 20평대는 평당 1천5백만원 수준으로 그 격차가 벌어졌으니까 말입니다. 이렇듯 요즘 집값은 지역간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 내에서도 평수간의 양극화도 심하다고 합니다.

 

A씨는 그때 2억원이 아닌 1억원만 대출했던 자신의 의사결정을 후회하고 있답니다.(도덕 교과서를 따라 해서 피 본거죠…) 3년 전엔 34평을 사기 위해 총 2억원의 돈이 모자랐지만, 지금은 34평의 같은 집을 사기 위해서 3억원이 넘는 돈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3년간 열심히 담보대출금 1억 원을 갚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사람입장에서는 A씨가 배부른 후회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분수(?)에 맞지 않게 무리를 해서라도 거액의 대출을 받아 큰 평수의 집을 사는 것이 현명한 재테크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자산(資産)의 시대’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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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자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산을 소유하는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시대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이란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토지나 건물 같은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등과 같은 유가증권을 말합니다. 자산의 시대에는 이러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계속해서 그 가격이 올라가 부자가 되는 시대입니다.

 

자산의 시대에는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가난뱅이가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자산의 가치는 오르는 반면 돈의 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3년 전 돈 1억원을 은행에 예금한 사람과 이 돈에다 오히려 2억 정도를 더 빌려 강남에 아파트를 산 사람과의 재산의 격차는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최근 서울 삼성동의 아이파크 73평은 대략 40억원이나 하며, 이는 1박에 55만원을 내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의 가치라고 합니다. 이러한 자산의 가격상승은 비단 아파트뿐만이 아닙니다. 오크밸리 52평형 콘도회원권은 8천3백만원으로 1박에 40만원, 서울 남부CC의 골프회권은 14억 7천5백만원으로 1회 사용에 154만원을 지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이렇듯 오를 대로 올라버린 자산의 가치에 대해 이제는 버블(거품)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모건스탠리의 한 경제학자가 우리나라는 자산버블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실제로 현재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현재 도쿄의 2배 수준, 15년 전 투기가 일어났던 도쿄의 최고 수준의 절반에 달해서 조만간 동아시아에서 서울이 가장 비싼 도시가 될 수가 있다며 경고성 멘트를 날렸습니다.

 

언제나 상승이 극에 치닫고 나면 하락이 있습니다. 버블(거품)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아차 하는 순간 꺼져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자산의 시대가 몰락하고 돈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파트를 쥐고 있으면 거꾸로 가난해지고 돈을 은행에 예금하고 있으면 부자가 되는 시대 말입니다. 그런 시대가 어디 있냐구요? 97년 말부터 시작되었던 IMF 구제금융 체제하에서 우리는 그러한 시대를 잠시 경험했습니다. 집값은 폭락하고 예금금리는 연 20%를 훌쩍 넘었습니다. 예금을 많이 하고 있는 사람은 살 판이 났고 대출을 많이 하고 있던 기업들은 부도가 났던 시대였습니다.

 

물론, 자산의 시대가 언제 종지부를 찍고 돈의 시대가 언제부터 어떻게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그런 시대가 올 것 같은 우려의 징조가 많이 보입니다.

 

이제는 재테크에 있어 부동산이 대세냐 주식투자가 대세냐 하는 것을 따질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 보다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나를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산’의 반대말은 ‘돈’이기 때문입니다.

 

자산의 시대’의 반대말은 ‘돈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자산가격의 급작스런 붕괴가 아니라 서서히 안착하기를 바라지만 말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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