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폭락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합주가지수가 1460선을 돌파했고,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1500선은 거뜬히 넘을 수 있을 거라는 장미 및 전망이 식기도 전에 주가는 여지 없이 폭락을 했습니다.

 

매번 그 원인은 달랐지만 폭등 후엔 항상 폭락이 찾아 왔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밀물이 있으면 썰물이 있듯이 언제나 반복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당하고 삽니다. 그럼 이번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주가가 폭락한 것일까요? 그 원인이 궁금해서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 보니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주가가 빠졌다는 기사가 보이더군요.

 

미국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공포로 변질 되었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하면 이를 잠재우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플레이션은 ‘물건 가격’의 상승이고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반대로 ‘돈의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돈에 대한 가격이 바로 금리(金利)인 거죠.

 

* 물건을 사용하는데 지불하는 대가 = 물건의 가격 = 물가

* 돈을 사용하는데 지불하는 대가 = 금리

 

따라서 당분간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라는 기대를 무시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었고요. 금리인상이 예상되니 자연스레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거죠.

 

인플레이션 우려 → 금리인상 예상 → 주가 폭락”

 

일단... 금리인상은 기업들이 신규 투자하는 데 필요한 돈을 구하는 걸 어렵게 만들죠. 기업은 싼 이자로 돈을 써야 하는데 금리가 인상되면 비싼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럼 기업실적에 부담이 되고 경기전망이 나빠지겠죠. 따라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이 금융기관에 예금을 많이 하겠죠.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주식투자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럼 가지고 있는 주식을 죄다 팔아서 은행 등으로 몰리게 됩니다. 따라서 자연스레 주가는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 증시는 짧은 기간 동안 너무 급격히 올랐습니다. 따라서 위태위태하던 상태였죠. 그런 와중에 미국의 복잡미묘한 경제현상이 우리나라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하여 폭락을 초래했다는 거죠.

 

이렇듯 최근의 경제변수들은 무슨 복잡한 전자회로처럼 연결되어 있는 듯 합니다. 물가-금리-환율-주가-부동산가격 등이 국내외로 얽히고 설켜서 뭔가 한쪽에 이상이 생기면 전혀 상관이 없을 듯한 쪽에서 탈이 나곤 합니다.

 

다른 예를 하나 들어 보죠. 얼마 전 모 경제신문에서 본 만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 하는데 환율문제가 걸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내용을 재미있게 표현한 만평이었죠.

 

아니 국내 부동산 투자는 순전히 원화로만 하는 건데, 왠 환율타령이냐? 언뜻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겁니다. 이렇듯 부동산과 환율이 별개인 것 같지만 사실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환율하락 → 금리인상 못함 → 부동산 가격안정 애로”

 

부동산 투자가 투기 수준으로 간 데는 부동산담보대출의 역할이 컸습니다.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살 수가 있으니 실제로 가진 돈이 별로 없더라도 엄청나게 비싼 아파트를 마구 사재 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럼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대출이자가 무서워 함부로 돈을 못 빌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올라가면 원화의 가격(=가치)이 올라갑니다. 원화의 가격이 올라가는 걸 국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른 나라 돈에 비해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고 그럼 환율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1달러를 1,000원은 주어야 바꿀 수 있던 환율이 우리나라 돈 가치가 올라가서 1달러를 800원만 줘도 바꿀 수 있으니 환율은 ‘$1=1,000’에서 ‘$1=800’이 되는 거니까요.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타격을 받겠죠. 그렇지 않아도 요즘 환율하락으로 골치게 아픈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금리인상을 하겠습니까? 따라서 정부가 부동산을 잡으려 해도 그 핵심적인 처방인 금리인상은 함부로 못하고 애꿎은 세금만 쥐락펴락 한다는 거죠. 그러니 결론적으론 환율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본격적으로 잡지 못한다는 게 일리가 있는 말인 거죠.

 

정말 복잡한 전기회로가 따로 없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경제변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경제 정책을 펴야 하는 정부관료들이나 이런 복잡한 판에서 재테크를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나 오늘따라 괜시리 불쌍해졌던 하루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