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린치(Peter Lynch)는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 ‘피델리티’에서 그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10년간 100만 고객에게 무려 25배의 투자 수익을 올려다 주었고, 워렌버핏과 함께 투자의 대가로 쌍벽을 이루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도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987년 10월 19일, 아일랜드 휴가 중에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이 운용하던 펀드에서 주식을 매도합니다. 하지만 얼마 후 주가는 다시 반등을 합니다. 1987년 October의 교훈을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Even if October 19 made you nervous about the stock market, you didn’t have to sell that day-or even the next.” (피터린치의 「One Up on Wall Street」中에서, Simon & Schuster Paperbacks刊)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절대로 팔지 마라. 그리고 그 다음날도 팔지 마라.” 이런 의미이겠죠.

 

오직 상승만이 있을 줄 알았던 우리나라 증시가 지난 20일(금)에 또 빠졌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은 35.86포인트 빠져 1,324.78로 코스닥시장은 40.26포인트나 빠져 665.31로 마감했습니다. 그 동안 적립식펀드 등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거칠 것 없이 오르던 주가였습니다. 그 상승률이 세계 최대 수준이다 보니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과 같이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환율의 급등이나 금리인상 조짐이 증시의 걸림돌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불거져 나온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이나 ‘주식차익양도세 과세설’ 등 정부가 세금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그 동안의 우려가 주식시장에서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로 확대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가장 확실한 원칙은 투매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공황상태에 빠져 투매를 한다면 그 주식을 누가 다 받아 먹겠습니까? 2005년 말,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우려사항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이미 고점에서 이익 실현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저점에서 다시금 여러분이 투매한 주식을 다 받아 먹는 것입니다.

 

일전에 저의 칼럼 (249. [재테크]황우석쇼크에서 배울점)에서도 말했듯이 9·11 테러나 노대통령 탄핵소추안 결의 등으로 인한 폭락 장세도 다시 반등을 했습니다. 주식은 언제나 등락을 거듭합니다. 주가가 이미 가파르게 상승한 이후에 그제서야 늦었다고 주식을 덜컥 사놓고 이제 와서 주가가 폭락하니까 겁에 질려 내다 파는 습관을 고치지 않고서는 결코 주식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이번 급락 장세에서 이미 투매를 했다면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폭락할 때는 절대로 팔지 말고, 그 다음날도 팔지 마라’는 투자의 귀재 피터린치의 격언을 되새기며 말입니다.

 

이미 가입한 ‘적립식펀드’는 Holding!!!

 

적립식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올 초에 주식형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폭락장을 오히려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예? 지금 주가가 빠져 모두들 적립식펀드 환매사태를 우려하고 있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자! 그럼 베이직(basic)부터 따져 보겠습니다. 왜 적립식펀드에 가입했나요? 주식시장이 활황이라서요? 현재의 주식시장 활황은 지금 가입한 적립식펀드에는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물론, TV나 신문의 적립식펀드 광고는 마치 그런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말입니다.)

 

누차 설명했듯이 적립식펀드란 매월 일정금액을 불입하여 그 금액으로 주식에 투자를 합니다. 따라서 주가가 낮을 때는 많이 매수하고 높을 때는 적게 매수하게 되는 ‘코스트에버리지(Cost Average)효과’가 있습니다. 이 효과로 인해 평균단가가 낮아져 높은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적립식펀드는 2~3년이 지나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즉, 지금 적립식펀드로 재미를 보는 쪽은 2003~4년에 이미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들은 이전의 주식시장 침체기에 꾸준히 금액을 불입하여 쌀 때 많은 주식을 사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은 2007년이나 2008년이 되어야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올해 상반기에 주가가 빠지는 것은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호재라고 봐야겠죠. 싼 값에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역시 주가하락에 부화뇌동하여 적립식펀드 환매를 하기 시작한다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펀드가 가입 3개월 전의 환매는 수수료를 물게 되므로 여기서 손해를 볼 것이요. 또한 주가가 높을 때 가입했다가 폭락할 때 환매하니 원금에서도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환매를 할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과거 인기를 누리던 MMF가 카드채 사태로 환매대란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안겨줬던 경험을 우리는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가격이 떨어진 카드채를 싼값에 거둬들여 다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화재가 나면 차례차례 대피하는 것이 더욱더 신속하고 안전한 방법이란 걸 이론적으로는 알면서도 서로 허둥지둥 출입구로 우르르 몰려들어 화재가 아니라 압사(壓死)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가하락이 적립식펀드의 환매 사태로까지 이어지면 우리 주식시장은 메가톤급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할 때 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투매나 환매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태가 진정되면 폭격을 견뎌낸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는 걸 믿으시길 바랍니다.

 

하락장에서 절대로 투매하지 마세요. 여러분!!!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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