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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시장과 싸우지 마라… 휴브리스(hubris)

‘휴브리스(hubris)’는 자만, 오만이란 뜻을 가진 단어로 그리스비극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이것을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가 인용하면서 더욱더 유명해졌습니다. 토인비는 역사를 바꾸는데 성공한 창조적 소수는 자신의 과거의 성공에 너무 자신만만하여 오류를 범하기 쉽다며 이러한 속성을 ‘휴브리스’라고 했습니다. 과거에 성공한 사람이 자기능력과 방법을 너무 과신하여 그 동안 변화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독불장군처럼 나가다 결국은 커다란 실패를 맞이 한다는 거죠.

 

이렇듯 휴브리스의 우를 범한 사례는 윤석철 교수의 ‘경영학의 진리체계’(경문사刊)라는 책을 보면 잘 나와 있습니다. 프랑스의 젊은 엔지니어인 레세프는 자신만의 기술과 뚝심으로 수에즈운하 공사에 성공하였답니다. 이러한 성공으로 명사가 된 그는 이 후 파나마운하 공사에 참여합니다. 수에즈는 사막형 기후이지만 파나마는 열대우림 기후입니다. 굴착지역의 평균높이 또한 수에즈는 해발 15m 정도였지만 파나마지역은 150m나 됩니다. 이렇게 커다란 환경의 차이가 있어 새로운 갑문식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위의 조언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레세프는 과거 자신이 수에즈운하건설에서 성공한 방식, 즉 해면과 같은 높이의 운하건설만을 주장하며 밀고 갔습니다. 그의 특유의 뚝심은 수에즈에선 성공했지만 파나마에선 대실패를 거둬 파산이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 파나마운하는 갑문식 공법을 채택하여 성공적으로 완공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상에서 이러한 휴브리스의 우를 범한 사례들을 숱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러일전쟁에서 유럽최강, 세계최강의 함대 중 하나였던 러시아의 발틱함대가 일본을 동양의 미개국이라 업신여기다 대패를 당한 것이나, 전투에서 승승장구하던 알렉산더가 부하들의 만류를 무시하고 동방원정을 계속하다 객사를 했던 것도 같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 국내 30대 기업 중에서 현재까지 그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몇 개 남아있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70년대 경제개발 당시 창업주로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던 사람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보다는 자신의 경영방식만을 계속 고집하여 결국은 위기에 빠지고 몰락하고 만 것입니다.

 

이러한 휴브리스는 비단 역사적으로 유명한 것에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에게서도 언제나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지칠 줄 모르고 상승하는 주식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휴브리스의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겠죠.

 

98년과 99년에 걸친 대세상승장의 시기엔 저녁때만 되면 직장가의 술집에서 너도나도 주식투자 성공의 무용담이 흘러 나왔습니다. 어디 투자해서 몇 배나 먹었다는 식의 이야기는 항상 자신의 빠른 정보 수집력과 결단력 그리고 뚝심을 자화자찬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내 주가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자랑스러워 했던 정보 수집력과 뚝심은 치명적인 독화살로 자신에게 다가 왔습니다. 실제로 주가가 1,000포인트 갈 때까지 벌었던 돈을 고스란히 날리고도 모자라 빚까지 얻고 쪽박을 찬 사람들도 상당수였으니까요.

 

지금도 주가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에서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예전에 비해 훨씬 돈 벌기가 수월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약간 빠질 때 매수를 해서 뚝심을 가지고 계속 보유를 하는 이른바 ‘Buy and Hold’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투자 성공을 너무 과신하여 그러한 패턴만 계속 고집하여 휴브리스의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언제 변할 지 모르니까요.

 

“내 생각으론 이 회사 무조건 따블까지 간다니까!!”

귀가 얇아 부화뇌동하는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위험한 사람은 바로 이렇게 고집이 센 사람인 것 같습니다. 누구도 시장과 싸워서 이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 성공사례만을 맹신하여 자신의 고집으로 시장과 맞서 싸우려는 사람들이 부화뇌동하는 사람보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변화하는 시장을 잘 읽고 주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변화의 파도를 탈 필요가 있을 겁니다. 휴브리스를 경계하며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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