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증권] 이제는 ‘뚝배기증시’ 시대!!!

조금만 가열해도 금방 펄펄 끓다가 이내 불을 빼면 금방 식어 버리는 게 바로 ‘냄비’입니다. 이런 냄비의 속성을 그대로 닮았던 게 바로 최근까지의 우리나라 증권시장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가 붕괴되면 바로 500선까지 밀리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었죠. 또한 9.11 테러직후에는 하루 동안 주가지수가 12%포인트 폭락해서 지수 하락률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증시는 ‘냄비증시’라는 말까지 해가며 자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냄비증시’가 ‘뚝배기증시’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한번 끓기 시작하면 웬만해선 식지 않고 그 열기를 보존하는 뚝배기 같은 증시 말입니다. 최근의 이러한 변화가 적립식펀드 덕분이라는 데 이견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 초 종합주가지수가 1,200을 넘어 섰을 때도 객장은 의외로 차분했었습니다. 또한 다시 주가가 빠졌을 때도 투매 현상은 일어 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1999년 주가 1,000포인트를 향해 치닫던 때와 비교해보면 현재 우리 증시가 얼마나 세련되어 있는 지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요즘엔 증권사 창구에도 대박 주식에 대한 문의 보다는 적립식펀드에 대한 문의가 더 많이 들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올해 3/4분기말 현재 적립식펀드의 규모는 10조2,400억원, 계좌수는 413만개라고 합니다.

 

그럼 적립식펀드가 증시에 어떤 작용을 하길래 냄비증시가 뚝배기증시로 바뀐 걸까요?

 

①     매월 일정금액의 매수세가 꾸준히 시장으로 들어 온다.

증권시장에서 꾸준한 매수세가 있다는 것만큼 좋은 신호가 어디 있겠습니까? 적립식펀드는 그 특성상 주가의 등락에 관계없이 매월 일정금액을 투자하게 됩니다. 따라서 웬만한 악재로 인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겁니다.

②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줄어 든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면 허겁지겁 사고, 주가가 빠지면 서둘러 팔아 버립니다. 이에 비해 기관투자자들은 시장을 좀더 냉정히 보고 목표가를 설정하여 전략적으로 매매를 하는 편이죠. 주식사장에서 적립식펀드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들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투신사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돈을 맡긴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줄어 들게 되겠죠. 따라서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매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③     주가가 하락할 때 오히려 투자금액이 늘어 날 수 있다.

적립식펀드의 경우 그 특성상 주가가 하락할 때 불입액을 늘리는 게 유리합니다. 이는 코스트에버리지(cost average)효과(저의 칼럼에도 몇 번 소개했습니다. 이전 칼럼을 참조하시길…^^) 따라서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적립식펀드의 인가가 금방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무시를 못할 겁니다.

 

이러한 연유로 냄비는 뚝배기로 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우리증시의 강력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적립식펀드가 있는 이상 과거와 같이 주가가 700~800선으로 폭락할 가능성이 희박해 졌다고 말입니다. 이제 우리 증시도 업그레이드 되었나 봅니다. 얄팍한 냄비증시를 청산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뚝배기증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 증시는 계속 장미 빛 미래를 그려 나갈까요?

 

세상에 영원한 장미 빛은 있을 수 없겠죠. 물론, 거시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 증시의 체질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냄비증시는 무조건 나쁘고 뚝배기증시는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뚝배기라도 개별 투자에선 쪽박을 찰 수가 있으니까요.

 

냄비증시일 때는 냄비의 특성에 맞은 요리 방법을 찾았다면 뚝배기증시로 바뀌었으니 이젠 뚝배기에 맞은 요리 방법을 찾아 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타 매매보다는 가치투자에 관심을 가지거나 펀드투자의 비중이 높은 미국증시의 투자자들의 투자행태 등을 살펴 보는 것도 좋겠죠.

 

아무쪼록 바뀌어 가고 있는 우리증시에 맞게 새로운 투자에 대한 접근이 필요할 때라 생각합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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