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삼성의 특혜 시비로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이렇듯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잘못된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그럼 과연 어떤 폐단이 있기 때문에 그런지 간단한 예를 한 가지 들어 설명해 보죠.

 


 

우선 [그림I]을 보시죠. A기업은 자본금 100억짜리 회사입니다. K씨는 자신의 자금 51억으로 A기업의 지분 51%를 소유합니다. 소액의 기타주주들이 나머지 49%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겠죠. 물론,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K씨가 A기업을 경영하게 됩니다.

 

역시 [그림I]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A기업은 51억을 들여 다시 100억짜리 기업인 B기업의 51% 지분에 투자합니다. 또 다른 소액 투자자들이 B기업의 지분 49%를 취득해서 기타주주가 되겠죠. 물론, B기업의 경영권은 최대 주주인 A기업이 가지게 되겠죠. 이런 방식으로 다시 B기업은 51억을 들여 100억짜리 기업인 C기업에 51% 지분을 취득해서 C기업의 경영권을 가집니다. 여기서 지배구조는 ‘K씨→A기업→B기업→C기업’으로 형성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K씨는 자신의 돈 51억원을 들여 각각 100억짜리 회사인 A, B, C 기업의 경영권을 모두 갖는 구조를 만들게 된 거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런 구조하에서 K씨가 다른 여러 소액 주주(기타주주)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림II]와 같은 거래를 할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그림II]를 보시기 바랍니다. K씨는 자신이 100% 출자해서 ‘갑’이라는 회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갑’회사가 C기업과 거래를 합니다. 이때 의도적으로 ‘갑’회사가 10억의 이익을 얻고 C기업이 10억의 손실을 보도록 하는 거죠. 물론, C기업은 궁극적으로 K씨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이런 불평등 거래에 순순히 응하겠죠.

 

그럼 K씨는 ‘갑’회사를 통해 10억의 이익을 고스란히 가져갑니다. 물론, C기업의 10억 손실은 K씨의 손실로도 이어지겠죠. 하지만 그 금액에서 차이가 납니다.

 

일단 C기업 손실 10억 중에서 51%인 5억1천만원이 B의 손실입니다. 왜냐하면 B기업은 C기업에 51%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다시 B기업의 손실 5억1천만원의 51%인 2억6천만원이 A기업의 손실이죠.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손실의 51%인 1억3천3백만원만이 K씨의 실제 손실이 되는 거죠.

 

①     K씨의 이익 : 10억원 (‘갑’회사를 통한 이익)

②     K씨의 손실 : 132,651,000원 (C기업→B기업→A기업을 통한 손실)

③     K씨의 최종 이익 : 867,349,000원 (= ①-②)

 

산수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K씨의 이런 거래행위가 수지 맞는 장사란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갑’회사로부터 10억의 이익을 보고 C, B, A 기업을 통해 1억3천3백만원의 손실을 본 K씨는 결과적으로 9억에 약간 못 미치는 이득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에 따른 손실은 불쌍한 기타주주 들이 부지불식 중에 떠 안게 되는 거죠.
 

사실 우리나라 기업의 그룹체제가 무한경쟁시대에 강력한 파워로 작용하여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낸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무조건 기업을 탓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그런 종류의 재미나는(?) 계산 때문에 그 동안 많은 기업의 대주주들이 자회사를 만들고 문어발 확장에 열을 올린 면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배구조의 투명화, 소액주주의 권익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정부나 재야단체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금산법 : 금융회사를 이용한 대기업의 경역권 장악, 승계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마련된 법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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