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경제]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리는 게 잘못인가?

정부가 다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바로 그것인데요. 일전에 겸허하게 실패를 인정한 정부이니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책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애꿎은 중산층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편법을 일삼는 투기세력을 잡아내고 공정한 시장의 룰(rule)이 만들어 지는 그런 정책 말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발표 후, 저는 신문에서 재미나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정부에서 “이제 부동산투기는 끝났습니다”라는 큰 제목으로 경제신문 1면 하단에 낸 국가정책을 홍보하는 광고였는데요. 거기엔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 아니라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중략)… 2005년 8월 31일이 마지막입니다.”

 

저는 좀 의아해 했습니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 맞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이란 것은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 역시 맞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 생각이 뭐가 잘못된 생각인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표현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이런 오해 받기 쉬운 문구를 굳이 광고에 실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주식은 주식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수단이어야만 하며, 회사의 주주총회에는 전혀 참석조차 하지 않고 주식의 매매로 시세차익만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전부 투기꾼이란 뜻이 되는데요. 그럼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 그리고 주식형 펀드상품에 가입한 우리 모두가 투기꾼일까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지역의 정보를 미리 알아내는 식의 편법으로 돈을 버는 공직자나 부동산 붐을 타고 출처 불명의 딱지를 팔아대는 파렴치한 투기꾼이 문제인 것이지 나름대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목 좋은 곳을 골라 여러 번 이사를 해서 집을 늘려 가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봅니다. 부동산 역시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엄연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자신의 재산 목록 1호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집이 없는 사람도 집이 생기면 그게 자신의 재산 목록 1호가 되겠죠. 그런데 그런 집으로 재산을 늘리는 게 잘못된 일이라면 그럼 서민들은 어떤 방법으로 재산을 늘려가야 한단 말입니까?

 

이번 8·31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 실제 거래가 뚝 끊기고 이 때문에 당장 전세 값이 올라간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부동산 정책은 거래조차 일어나지 않도록 시장을 경직 시키는 그런 정책이 아닐 겁니다. 그것 보다는 시장에 공정하면서 예측 가능한 룰(rule)을 정착시키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룰을 정부가 세워 나가듯이 말입니다.

 

그 동안 부동산 정책은 너무 자주 변해왔습니다. 3~4년 전만 해도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까지 만들어 냈던 게 바로 정부입니다. 사실 그때그때 변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우리의 부동산 시장이 눈치만 빠르고 겁 없는 투기꾼의 난장판이 된 면도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부동산 정책은 우리 같은 서민들이 정말 집으로 자신의 재산을 팍팍 늘려 갈 수 있는 그런 멋지고 건전한 부동산 시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가 얼마 전 했던 광고는 충분히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에 그 문구는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며, 또한 건전하게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정부는 투기만 막으면 되는 거지, 건전한 부동산 투자까지 죄악시 해서는 안되니까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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