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날 오사장을 만났다.

허례허식과는 거리가 먼 그의 성품은 접견실을 초라한 수준으로, 거의 집무실은 비참할 만큼의 공간으로 존재케 했다. 중소기업 하던 시절 그대로였다.

이미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만큼 대기업이 됐지만 겸손이 지나칠 만큼 절약해 오고 있는 것이다.

 

<사장님, 바이시클 매니지먼트(자전거 경영) 아시지요?>

“예”

<사장님의 회사는 어디쯤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상장도 됐고 외채도 없고 그런대로 굴러가니 평지를 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장님이 보기에는 어떤지요?”

<그렇다면 오래지 않아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오겠군요>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십시오.”

<지금은 행복 속에 있는 것 같아 초를 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해주십시오”

<성공했다거나, 행복하다고 여기는 순간에 싹트는 것이 실패와 불행입니다. 천부경에서 배울 있는 지혜이지요. 실패와 불행을 깨우치지 못한 많은 성공과 행복이 필연적으로 잉태하게 되는 씨앗인 겁니다>

“콕 짚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지요. 회사를 파시고 달리 길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지금 하시는 품목은 재고, 자본의 회임기간, 인력관리 등으로 볼 때 일등 하기 어렵습니다. 사장님의 경영능력은 충분히 재벌이 될 만 한데…… 안타깝습니다>

“재벌이 되기에는 나이가……”

<무슨 말씀 하십니까? 이제 겨우 50 넘긴 나인데 지금 해도 충분합니다. 저 만난 지 10년도 안됐지 않습니까? 중간에 제가 권한 화장품만 했어도 지금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그렇긴 합니다. 어떤 품목이 좋을까요?”

<재고가 남지 않고 소모성 크고 사람에게 유익한 것 등에서 찾아 보십시오>

“사실 화장품을 했더라면 하는 후회는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라 피부재생수준이 될만해야겠지요. 그러려면 줄기세포와 접목하거나 「먹는 화장품」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하면 넌더리 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복 받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공무원, 제도권이 좀 바뀌면 「복 받은 코리아」는 곧 올 것 입니다>

“그건 무슨 말씀이신지.”
<세계 지도로 보면 위는 차이나, 분문은 코리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훗날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할 중국과 한국이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장님은 차이나에서 막강한 세력을 키워왔지 않습니까? 좋은 마음으로 너그럽고 겸허히 준비하면 하늘이 재벌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원장님 말씀대로 해 이만큼 컸습니다. 이번에도 일러주신 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이 원장님께 부탁을 드린 게 있다는데……”

<예, 제 재주를 탐내고 있습니다>

“아니, 저런.”

<괜찮습니다. 다 때가 있기 마련이라서, 시간이 흐르면 아시게 될 겁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사무실을 하나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방여사 개인 돈으로 열었으면 합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였으니 제가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사장은 총무팀장으로 하여금 직접 뒷바라지 해서 내가 불편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었다. 잘하면 방여사가 재벌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가 될지도……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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