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영유권 분쟁 등이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을 자극했습니다. TV 뉴스를 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일본식당 유리창을 부수고 일제 자동차에 올라타고 심지어 일본인 유학생까지 구타했다고 합니다. “너, 한국인이야? 일본인이야?” 해서 일본인이라고 했더니 재떨이가 막 날아 왔다고 합니다.

 

일본 경제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 같다고 합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불붙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국은 일본의 최대 수출국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반일시위나 불매운동이 심각해져서 일본의 수출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급기야 일본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보수신문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현재 중국의 불매운동이 두려워 눈앞의 이익만 보고 중국에 아부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의 국익을 해치는 것이니 일본 기업인들은 국가를 생각해 양식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사설을 통해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그런지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大家抵制日貨(우리 모두 일본제품을 사지 맙시다)” 라며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는 일본제품의 리스트까지 만들어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당신이 일본 물건 100위안 어치를 산다면 일본 자위대 총알 10발이 늘어난다.”라며 일본 제품 구매를 비아냥거렸습니다. 이런 중국인의 움직임에 대중국 수출을 하고 있는 일본 기업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야~ 그거 참 고소하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중국의 반일 시위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는 내심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 그 동안 독도 문제로 얄밉게 군 일본이 중국에서 저리 당하고 있으니 옆에서 부채질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면서 중국인에 대해 진한 동지애를… 아니 진하지는 않더라도 ‘가재는 게 편’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엄연한 범죄행위이며 앞으로 아시아 국가가 유럽의 EU처럼 경제적 공동체로 거듭나는 데 있어 가장 우려가 되는 현안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와 같이 과거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피해를 입었던 중국인들의 이번 반일감정과 시위에 대해 누구보다도 이해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TV에서 보이는 중국인의 행동에 마냥 기뻐하고 박수 쳐줄 것은 아닌 듯싶습니다. 저는 오히려 중국인들의 성숙되지 못한 폭력행위에 걱정이 됩니다. 중국인의 저러한 모습이 언제 우리에게로 돌아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괜한 우려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축구 한중전에서 중국 응원단이 우리 응원단에게 보여줬던 폭력적 행동이 얼마 전의 일입니다. 중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역사왜곡이라는 칼로 우리를 겨누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얼마 전 고구려사 왜곡이 바로 그것 아니겠습니까?

 

현재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팽창주의에 제동을 걸려고 합니다. 중국 역시 아시아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재무장하는 일본에 딴지를 걸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어엿한 경제대국 일본과 이제 막 솟아 오르는 거인인 중국의 주도권 다툼이 야릇한 자존심과 결합되어 팽팽함을 더해 갑니다.

 

중국이 정말로 우리의 아픔을 공감하고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저렇게 들고 일어난 게 아니란 것입니다. 지금 중국과 일본은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만의 전쟁인 것입니다. 싸움의 핑계거리가 역사왜곡인 것입니다. 필요할 때 우리를 도구로 이용할 뿐입니다.
 

경제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분야에서까지도 아시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국과 이를 내어주지 않으려는 일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이 커다란 숙제를 중국 반일시위 현장을 계기로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현명하게 대처만 한다면 중재자적 입장에서 둘 사이를 잘 연결해 아시아의 공동 발전을 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가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죠.

 

명과 후금 두 나라 사이에서 탁월한 양면외교정책을 펼쳤던 광해군의 외교술이 더욱 더 생각나는 시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