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한파(寒波)는 피하는 게 상책

입력 2004-07-15 01:30 수정 2004-07-15 01:30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라는 영화에서는 환경 오염이 야기시킨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아이러니컬하게도 빙하기가 찾아 오죠. 단 몇 초 사이에 기온이 영하 60도 아래로 떨어져 휘날리고 있던 성조기조차도 얼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한파가 뉴욕을 뒤덮게 됩니다.



부모와 떨어져 뉴욕에 가게 된 아들 일행은 구사 일생으로 시립도서관에 피신하게 되고 가까스로 기상학자인 아버지와 통화를 하게 됩니다.



뉴욕 상공에 엄청난 한파 폭풍이!!!



“몇 시간 내에 무시무시한 한파가 찾아 올 테니 절대 도서관을 나가지 말라” 기상 이변에 대해 수년간의 연구를 해온 기상학자인 아버지가 다급한 목소리로 아들에게 당부를 합니다.



얼마 후 도서관에 피신한 사람들은 더 추워지기 전에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웅성거립니다. 아버지의 충고를 믿었던 아들은 사람들에게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조언하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구조를 기다리며 안주하느니 우리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해. 밖은 춥겠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위험을 감수하고 앞일을 개척해 나가는 자만이 살 수 있는 거야!!”



함께 피신한 뉴욕 경찰관의 말에 사람들은 공감한 듯 입고 있던 옷들을 단단히 동여 매고 밖으로 나갑니다.



“우리 아버진 기상학자란 말이예요. 그는 전문가예요. 그가 저에게 곧 영하 60도에 달하는 살인적인 한파가 밀어 닥칠 거라 했어요. 나가면 그냥 얼어 죽어요!”



몇몇 사람들을 빼곤 이렇게 호소하는 아들의 이야길 들은 듯 만 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쪽으로 향하는 길을 나섭니다.



결과는 모두 동사(凍死)!!!



이내 허리케인 같은 얼음 폭풍이 뉴욕을 뒤덮고 길을 나선 사람들은 모두 얼어 죽습니다. 순간적으로 동사 해버리는 거죠.



사실 뉴욕 경찰관의 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가만히 안주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 구조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처지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말 말이죠. 베스트 셀러인 스펜스 존스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라는 책에서도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향해 길을 떠날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 위험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무지한 용맹은 자살행위’



이 영화는 전문가인 기상학자의 예측에 손을 들어 줍니다. 뉴욕 경찰관을 따라 나선 사람들이 영하 60도의 순간적인 한파를 정면으로 돌파하기엔 역부족이었죠. ‘무지한 용맹은 자살행위’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날립니다.



하반기엔 풀릴 것이라고 믿었던 내수시장은 점점 더 얼어 붙고 있고, 대기업일수록 돈을 쌓아 둘 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불경기에는 뭐니뭐니해도 현금을 들고 있는 게 최고라는 불변의 법칙을 대기업들은 성실히(?)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합니다.



얼마 전 경제신문에 올 상반기 투자상품별 재테크 성적표를 게재한 게 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는 7.44% 하락했고, 간접투자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5~7%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실물자산의 대표격인 금값(1돈쭝) 역시 도매가 기준으로 5.28% 떨어졌고, 아파트 가격은 겨우 1.45% 오르는데 그쳤다고 합니다. 저금리라고 외면하던 은행 정기예금의 수익률(6개월 기준)이 오히려 1.76% 정도 플러스가 되어 그 중에서 최고(?)의 실적을 자랑했다고 하니… 정말 상반기 금융상품의 성적표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침체의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확정금리를 주는 안전한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때를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인 투자를 하는 것 보다는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딴소리냐고 불평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냐! 마냥 이러고 있으면 언제 큰 돈 벌겠어. 한방만 잘하면 되는 거야.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야지. 힘든 상황이라고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옳은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한파는 피하는 게 상책



하지만 한파는 피해가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특히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한파라면 더욱더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반전의 시그널이 있을 때, 그 때 남들보다 한발 앞서는 자세가 더 현명할 듯 싶습니다. (← 사실 이 부분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렵고 중요한 부분이겠죠^^;)



그리고 위기를 위기라고 받아들이는 현실직시의 시각이 필요할 때입니다. 정부는 ‘아직은 위기상황이 아니다’ 라고 주장합니다.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이 일부러 위기론을 내세우고 있다는 거죠.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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