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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M&A : 처녀가 쓰고 있는 왕관에 박힌 보석을…

얼마 전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도 적대적 M&A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외국의 투기세력으로부터의 적대적 M&A 위협을 빌미로 삼성그룹에서 자신들의 지분구조에 대해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무튼 올 한해의 화두가 적대적 M&A라고 하던데 그게 빈말은 아닌 듯 싶습니다.

기업을 인수(Acquisitions)하고 합병(Mergers)한다는 뜻에서 나온 M&A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몇 번 주제로 다루었는데요. 이번에는 말이 나온 김에 여기서 사용되는 전문적인 용어에 대해 한번 알아 볼까 합니다.

M&A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대부분 20대 중반부터의 젊은이들이 M&A 전문가로 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 특유의 재미있는 비유로 많은 용어나 은어를 만들어 내죠.

먼저, M&A대상이 되는 기업을 Maiden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우리말로 ‘소녀, 처녀’란 뜻이니까, 인수·합병의 희생양이 되는 기업을 의미하는데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특히 페미니스트들이 화낼지도 모르죠) 여하튼 그런 용어를 사용한답니다. 그리고 Maiden을 인수하는 기업이나 세력을 Raider(침입자), Hunter(사냥꾼) 또는 Black Knight(흑기사)라고 하죠.

그리고 인수대상 기업이 가지고 있는 핵심 기술이나 중요한 자산을 Crown Jewel(왕관에 박힌 보석)이라고 하죠. Raider(침입자)가 Maiden(처녀)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그녀 자체가 아니라 그녀가 쓰고 있는 왕관에 박힌 보석 때문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M&A를 방어하기 위해서 Maiden이 일부러 왕관에 박힌 보석을 우호적인 세력에게 넘겨버려 Raider의 M&A 의욕을 꺾어 버리는 전략을 쓰기도 하죠. 이러한 M&A 방어 전략을 바로 Divest the Crown Jewel(왕관에 박힌 보석을 버리다)이라고 한답니다.

M&A의 방어 전략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죠. 제일 잘 알려진 게 인수대상 기업에 우호적인 세력인 White Knight(백기사)를 불러서 그의 돈으로 Maiden의 주식을 매집하도록 부탁하여 경영권을 방어하는 전략이죠.

또 다른 방어전략으로 인수대상 기업이 최고경영자나 임원의 고용 계약 체결 시 의도적으로 M&A를 당하게 되면 인수자가 상상도 할 수 없이 엄청난 위로금을 지불하는 조항을 넣어 인수자(Raider)가 인수를 하려고 하더라도 이 조항을 이행하는 게 불가능해 인수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전략으로 이를 Golden Parachutes(황금 낙하산)이라고 한답니다.

그 외에도 적대적 M&A에 관여하지 않은 기존 주주에게 인수대상 기업이 아주 싼 가격으로 자신의 주식을 덤핑으로 넘겨, 인수 회사인 Raider의 주식가액을 희석화시키는 전략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Raider는 마치 독약을 먹은 것 같이 황당해 진다고 해서 이를 Poison Pill(독약)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위의 비판적인 여론을 조성해서 M&A 시도를 차단하려는 전략이 있죠. 이를 Jewish Dentist(유태인 치과의사)라고 하는데요. IMF 당시 기아를 삼성자동차가 인수하려 할 때 기아에서는 국민기업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삼성자동차의 M&A 시도를 좌절시킨 바 있고요. 얼마 전 적대적 M&A에 실패한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인수작업도 현대엘리베이터의 현정은 회장이 회사를 국민기업으로 만들겠다며 여론에 호소한 적이 있죠.

적대적 M&A에 대해 비판적 여론을 조성하는 Jewish Dentist 전략은 말이죠. 미국에서는 그리 호응을 얻지 못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어전략에도 불구하고 Raider는 다양한 공격전략을 내세워 M&A를 성사시키려고 합니다. 다음엔 그들의 공격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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