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變하니까 변액보험이지…

입력 2004-04-05 20:35 수정 2004-04-05 20:35
음식뿐만 아니라 금융상품이 퓨전시대에 접어든지도 한참이 지났습니다. 정기예금에 투자펀드를 가미한 상품(ELD)이라든지, 적금과 뮤추얼펀드가 혼합된 상품(적립식펀드)이 대표적이겠죠.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보험상품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이쯤 되면 [보험상품+펀드상품]도 나와야 할 시점인 거 같은데요…



그래서 나온 게 바로 ‘변액보험상품’입니다.



2001년부터 변액보험상품이 국내에 도입되었는데요. 그 동안은 보험사들도 준비단계에 있어 그 실적이 미미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각 생명보험사에서 대대적인 판매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변액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제안을 종종 받으실 것 같습니다.



변액보험상품이란 뭐냐? 한마디로 말해, 나중에 받게 될 보험금이 정해져 있지 않고 운용 실적에 따라 금액이 변하는 보험상품이라 해서 ‘변액(變額)’보험상품이라고 하는 거죠.



생명보험상품 중 대표적인 종신보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요. 일반적인 종신보험의 경우 사망시 1억원이면 1억원을, 2억원이면 2억원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계약을 하면, 보험 불입 도중이라도 사망하게 되더라도 정해진 보험금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정액보험이죠…^^)



그런데 말이죠. 보험사가 고객들의 보험료를 받아다 가만히 놔둬서는 불의의 사고로 지불해야 하는 보험금을 다 충당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보험사는 보험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받으면 이를 보험사의 책임 하에 채권 등에 투자해서 돈을 불립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투자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투자손실이 발생할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투자결과에 대한 손실이나 성과는 보험사의 몫일 뿐 고객들과는 하등의 상관이 없죠. 보험계약자(고객) 입장에서는 그냥 가입 당시 계약에 의해 정해진 보험금만 받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변액종신보험의 경우는 다르죠. 우선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특별계정이라는 곳으로 분류합니다. 그런 다음 이를 채권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일정의 펀드를 만들죠. 그리고 그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형식이죠. 보험을 근거로 한 일종의 실적배당형 상품이라 보시면 됩니다.



동전에는 항상 양면이 있듯이 투자의 세계에도 양면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보험사가 투자를 잘해 많은 수익이 발생하면, 나중에 받게 될 보험금이 늘어나게 되지만, 반대로 투자손실이 발생하면 예상했던 금액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투자실적에 따라 금액이 변하는 보험이니까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보험계약자(고객)이 져야 하거든요.



예? 그럼 투자손실이 엄청나게 커지면 보험금을 한푼도 못 받을 수도 있느냐구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변액종신보험에는 [최저사망보험금]이란 게 있습니다. 즉, 아무리 투자실적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보험사에서 최저사망보험금만큼은 보증을 하게 되어 있죠. 만약 최저사망보험금이 1억일 경우에는 최소한 1억의 사망보험금은 지급됩니다. 물론 실적이 좋을 경우에는 1억 이상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겠죠.



이렇게 놓고 보면 변액종신보험이 일반종신보험에 비해 훨씬 좋은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겠네요.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금액이 있고 게다가 투자 실적이 좋으면 더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변액보험의 경우, 기본적으로 보장해 주는 보험금을 맞추기 위한 보험료를 일반 종신보험보다는 10~20% 정도 더 받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종신보험에서 사망보험금 1억을 받기 위해 매월 10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면, 변액종신보험의 경우에는 11만원에서 12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는 거죠.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말이죠. 따라서 다소 저렴하지만 정해진 돈만 받는 일반 보험을 들 것인지, 아니면 약간 보험료를 더 내더라도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변액보험에 가입할 지를 잘 판단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겠죠.



외국의 경우를 보면요. 미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이 상품을 도입했었죠. 그런데 결과는 두 나라가 정반대였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변액보험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많은 사람이 가입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변액보험이 실패를 했고, 가입자들도 많은 손실을 봤죠.



그 이유는 도입 당시 양국의 주식시장 상황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요. 미국의 경우, 장기적인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보험사의 투자운용 실적이 좋아서 보험금의 `플러스 알파`를 제공하는데 어렵지 않았죠. 따라서 변액보험상품이 인기를 누리게 된 거죠. 반면, 일본은 당시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한 투자손실 확대로 변액보험상품이 정착되는데 실패를 한 거죠.



우리나라도 여기엔 예외가 아닐 듯 싶습니다. 변액 보험상품은 추가적인 투자수익을 가져 다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향후 주식시장 등 투자상황이 어떻게 될지를 잘 살펴본 다음 가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변액보험은 나중에 일반보험상품으로 전환이 가능하므로 주식시장 등의 투자분위기가 활성화되면 이 상품에 가입해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내고 시장이 하락하면 바로 일반 보험상품으로 전환하여 보험금을 굳히는 것도 좋은 투자 방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음식을 무조건 섞는다고 ‘퓨전음식’이 되는 건 아니죠. 맛도 있고 영양도 만점이어야 비로소 퓨전이 되는 겁니다. 금융상품도 마찬가지겠죠.



변액보험상품… 이 상품 역시도 국내에서 당당한 퓨전 금융상품으로 자리 매김을 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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