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금융] NDF시장의 추억

이 칼럼은 [나누고 싶은 이야기]에서 ‘댄디쭈디’님과 ‘쎄레소’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작성한 것입니다.

얼마 전 정부는 멋진(?) 정책을 펴서 국내 은행에게 큰 손실을 입힌 바 있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역외선물환(NDF)시장  NDF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저의 칼럼 117번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에서 매입초과포지션 제한과 더불어 매도초과포지션까지 제한 했기 때문이죠.

그럼 왜 이런 제한을 했으며 또 그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 지 한번 살펴 볼까요?

최근 들어 원화절상(환율인하)을 노린 투기세력 들을 몰아 내려고 정부는 단호한 결심을 했습니다. 사실 환율이 자꾸 떨어지면 수출도 안되고 국가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이 이만 저만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지난달 15일 경에 원-달러 선물이 거래되는 NDF 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에게 매입초과포지션을 10% 이상 쌓지 못하도록 하였죠.

원래 달러를 자꾸 팔면 달러가격은 떨어지고 그 반대로 원화가치는 올라가죠. 그럼 환율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원화 평가절상=환율인하)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는 NDF 시장에서 투기적으로 달러를 자꾸 팔아치우는 외국인들의 거래를 국내 은행이 다 받아 주지 말라는(다 매입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현재 가지고 있는 순매수 계약의 10% 이상을 넘기지 말도록 한 거죠.(매입초과포지션 제한)

정부의 생각대로만 된다면, 외국 투기세력 들이 아무리 달러를 팔려고 해도 이를 사줄 데가 없기 때문에 NDF 시장에서 환율은 쉽게 떨어지지 않겠죠.

NDF 시장의 환율은 현물환율과 일반적으로 3~4원 정도의 차이를 유지하므로 NDF 환율이 인하되지 않으면 현물환율도 인하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생겼죠. 매입초과포지션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국내 은행들이 사실은 대부분 매도초과포지션이었던 거죠. 다시 말해 정부는 제대로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외국인 투기세력들이 매도를 하니 국내 은행은 어련히 매수를 많이 했을 거고 그래서 매입초과포지션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더 이상 매입초과포지션을 늘리지 말라고 규제를 내렸던 거죠.

그런데 생각했던 거와는 반대로 국내 은행들은 매도초과포지션이었던 겁니다.

자! 그래서 정부는 다시 규제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매도초과포지션을 앞으로 90%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거죠. 다시 말해 현재 은행의 순매도 계약에서 90% 아래로 매도 계약을 떨어뜨리지 말라는 거죠. 즉, 달러를 팔되 너무 적게 팔지 말라는 거죠.

그게 뭔 소리냐구요?

앞서 말했듯이 외국인이 달러를 많이 팔게 되면 환율이 떨어진다고 했잖습니까. 이를 거꾸로 돌려 보면 외국인이 달러를 사겠다고 할 때는 다 응해주고(국내 은행은 달러를 팔게 되겠죠.- 매도초과포지션) 이미 매도한 달러는 다시 사지 말라(매도초과포지션을 90%이하로 떨어뜨리지 말라- 국내 은행에서 달러를 다시 사면 매입하는 결과가 되므로 매도초과포지션은 떨어지게 되겠죠.)

결과적으로 외국인 투기세력의 달러 매도를 막아보겠다는 정부의 의도였죠.

이 정책을 발표했을 당시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높았습니다. 시장을 왜곡한다는 거죠. 하지만 정부는 밀고 나갔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국내 은행은 이 정책으로 인해 몇 십억원씩 손해를 보았고 재경부에서는 급기야 이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 한번 보시죠. 정부의 규제에 따라 국내 은행은 매도초과포지션을 90% 아래로 떨어뜨릴 수가 없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달러를 팔아서 매도초과포지션을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했습니다.

이를 안 외국인 세력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니네는 어차피 우리에게 달러를 팔아야쥐. 그런 약점을 안 이상 우린 아주 싼 가격 아니면 절대 안 사주지.” 외국인들은 이렇게 나오기 시작했죠.

국내 은행들은 정부의 규제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손해를 보면서 달러를 팔아야 했죠. 그래서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 겁니다.

그럼 환율하락을 방지하는 역할은 제대로 했을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외국세력들이 달러를 마구 팔아야 환율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오히려 달러를 샀으니 환율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들은 정상적인 거래로 사고 판 게 아니죠. 국내 은행이 어쩔 수 없이 싼 가격으로 달러를 팔았고 외국 세력들이 이를 싸게 샀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달러 가격은 엄청나게 떨어져서 거래가 되었죠.

달러 가격이 떨어졌으니 원화가치는 올라가게 되는 거고 이는 환율인하(=원화평가절상)의 결과를 가져 오게 된거죠. 다시 말해 환율 인하 방지라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애꿎은 국내 은행에게 손실만 안겨 준거죠.

결국에는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되었고 그 역할은 한국은행이 하기로 하였답니다. 일단 매도초과포지션에 대한 제한비율을 60%, 30%, 0%로 점진적으로 낮춰 국내 은행도 살리고 시장도 다소나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해 놓은 거죠.

시장은 자연과 똑 같은 것 같습니다. 인위적은 가감(加減)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않는 것 보면 말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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