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재테크] 틀린 문제를 다시 푸는 마음으로…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가 고등학교 다닐 적만해도 ‘주초고사’ 란 게 있었습니다. 그게 사실 아주 비인간적인 시험제도인데요. 토, 일요일에 학생들이 공부는 안하고 쓸데 없는 짓 할까 봐 매주 월요일 첫 교시에 국, 영, 수 중에 한 과목을 돌아가면서 시험 보게 하는 거죠.

고등학생도 분명 사람이거늘 월~금까지 새벽 0교시 보충수업에 밤 10시까지 야간자습도 모자라 토, 일요일도 다음 주 주초고사 공부를 하도록 만들었죠.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주초고사의 문제점을 비판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문제는 주초고사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거죠. 주초고사를 보고 나서 이내 정답을 맞춰보면 항상 후회를 하게 됩니다. ‘일요일에 늦잠 자지말고 참고서나 더 볼걸…’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미 시험은 끝났습니다. 돌이킬 수 없죠.

선생님은 항상 이렇게 말하셨죠. “정말 공부 잘하는 학생은 틀린 문제를 한번 더 풀어 보고 뭐가 틀렸는지 확인하는 학생이야. 그래야 다음 번에 그 문제 안 틀리지.”

하지만 우린 한번 본 시험지는 다시는 안봅니다. 몇 개 틀렸는지 점수만 확인하고는 후다닥 대충 접어서 책가방 속에 쿡 집어 넣어 버리죠. 그리고 몇일 후 그 시험지는 점심 도시락 통에서 나온 김치 국물과 범벅이 되어 버립니다. 악순환의 연속이죠. 그렇게 틀린 문제가 다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 나옵니다. 그럼 또 틀리고 맙니다. 선생님이 분명히 틀린 문제는 다시 풀어 보라고 했지만 우리들은 그 말을 듣지 않습니다. 물론, 그 당시 우리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장마철 비내리 듯 죽죽 그어진 시험지를 뭐가 좋다고 두번 세번씩이나 보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자신이 보충해야 할 부분은 그 틀린 문제에 들어 있다는 걸 너무 간과했던 게 아쉽습니다.

최근 주식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지수는 800선을 훌쩍 넘어서 있습니다. 물론 최근 2~3일간은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았지만 그 동안 엄청 오른 지수입니다. 그런데 지수가 오른 만큼 당신은 많은 수익을 얻었나요? 당신이 선정한 종목이 혹시나 주가지수와는 반대로 가는 종목은 아니었나요? 아니 종목은 주가지수와 비례했지만 당신이 적절한 매수타이밍과 매도타이밍을 놓쳐 남들만 좋은 일 시켜 준 것은 아닌가요?

우리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많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아무리 좋다는 삼성전자에 투자를 해도 잃는 사람과 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잃는 사람의 경우 두 번 다시 그 종목을 쳐다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자신의 아픈 경험을 자꾸 떠올리기가 싫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내 다른 종목으로 갈아탑니다. 그리곤 다시 잃게 되죠.

이럴 때 혹시 투자 실패의 이유가 종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패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하고 의심해 본 경험은 없으십니까? 투자 시 목표 수익률도 없이 뛰어든다든지, 막연한 반등 기대감으로 손절매 시기를 놓친다든지, 아니면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부화내동한다든지…

대부분의 주식투자 초심자의 경우 종목 선정 보다는 자신의 투자패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투자패턴의 문제점은 자신이 아니면 알아 내기 힘듭니다. 주식투자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서 남에게 자신의 폼을 쉽게 보여 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습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실패한 투자사례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망쳐버린 시험지를 다시 펼쳐 보긴 싫어도 이를 악물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고 다시 풀어 다음 시험에 대비하듯이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 “주식투자 노트”를 한번 만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내가 오늘 산 종목은 무엇 때문에 얼마의 수익을 바라고 샀는지, 그리고 오늘 손절매 한 종목은 왜 그 시점에서 했는지, 그때의 심정은 어땠는지, 일기를 쓰듯이 한번 써 보십시오. 그리고 두서너달 후에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곳에서 똑 같은 과오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자신의 실패사례를 곱씹어 봅시다. 틀린 문제일수록 반드시 다시 푸는 자세로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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