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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기록만 하는 가계부는 버려라

알뜰살뜰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 가계부를 써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어느덧 한해의 막바지라 그런지 멋진 가계부를 신년 특별부록으로 내세운 여성잡지가 서점가를 자리잡고 있더군요. 아마 웬만한 가정주부라면 한번쯤은 가계부를 써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콩나물은 얼마어치를 샀는지 교통비는 얼마나 들었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빠짐없이 적곤 합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이런 식으로 가계부를 적어 나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은 이내 지쳐버리고 포기해 버리기 일쑤죠.

설령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라서 매일 가계부에 콩나물 값, 고등어 한 마리 값까지 적어 놓았다고 해보죠. 하지만 그렇게 적어 놓은 가계부가 몇 권이 쌓여 본들 그게 종자돈을 모으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따라서 이번에는 종자돈을 모으는 데 필요한 가계부 기재 요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열심히 쓰지 말고 포인트만 기재하자.

우선, 가계부를 쓰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그럼 무슨 정보가 필요한 것일까요? 그 정보란 현재의 지출이 얼마이며, 그 형태는 어떠한지를 파악하는 거죠. 그래야 지출을 줄이고 매월 얼마만큼 모아 나가야 할지 알 수가 있으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가계부를 쓴다면, 굳이 콩나물을 얼마에 샀는지, 시장에서 생선 한 마리를 사는 데 얼마를 깎았는지를 일일이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한 세세한 것까지 매일 쓰다가 보면 가계부 쓴다고 하루가 다 갈 것이며, 지출형태를 파악하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계부에는 중요한 포인트만 기재하도록 합시다. 우선 자신이 쓰는 비용 중에서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과 변동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나누어 봅시다. 회사에서 고정비와 변동비를 나누듯 말입니다. 고정적인 비용이란 매월 들어가는 보험료가 대표적이겠죠. 요즘 월세 세입자도 많이 늘어 나는 추세이니 이 경우는 월세가 고정 비용입니다. 이 금액들은 좀처럼 변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만 정리해 놓으면 그 다음부터 굳이 가계부에 일일이 기재할 필요가 없답니다.

그 다음은 변동적인 비용. 바로 이 비용이 가계부를 쓰면서 잡아 나가야 하는 비용입니다. 물론, 이것도 세세하게 적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대략 식료품이 얼마정도, 외식이 1주일에 얼마 정도 하는 식으로 주 단위로 쪼개서 기재를 하면 됩니다. 점심 값은 대략 5천원을 잡아 출근일수 계산하면 1주일치가 나옵니다. 외식이나 옷을 산 횟수도 그때 마다 기재할 필요가 없겠죠. 그 금액은 영수증이나 카드명세서를 참조하면 되니까요.

이러한 내역을 기재하는 데는 사실 엑셀(Excel) 같은 PC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표를 만들어 입력하는 게 안성맞춤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세세하게 기재하다 몇 일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3개월 정도 쓰고 나서 항상 평가를 해보자

그런데 이렇게 써 놓은 가계부를 그냥 고이 간직해 둔다면 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1등을 하면 큰 상금을 주는 ‘알뜰 가계부 대상’ 같은 콘테스트라도 있으면 모르지만 말이죠. 앞서도 말했지만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과거의 자신의 지출행태를 근거로 해서 앞으로의 지출을 조정해 나가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반드시 가계부를 3개월 정도 쓴 후 평가하는 기간을 가져야 합니다.

회사에서도 실적을 내고 나면 평가기간을 거쳐 비용과 수익구조를 조사한답니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경영자는 어떤 분야의 매출이 신장했고 어떤 분야의 매출은 감소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전략을 새로 짜는 것입니다. 회사의 이러한 테크닉을 개인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경우, 영업이나 매출이 아닌 지출이나 비용을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만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평가를 위해 필요한 백 데이터(Back Data)를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가계부인 것이죠.

대략 3개월 정도면 자신의 지출 추이를 알 수가 있습니다. 이를 평가해 보고 필요 없는 곳에 지출이 크면 이 부분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3개월 후 다시 평가를 해서 자신의 노력이 얼마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거죠. 이러한 과정의 반복으로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고, 그런 행위를 반복할 때 비로소 가계부를 쓰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냥 쓰기만 하고 덮어 두는 가계부는 더 이상 필요 없답니다.

이런 관점에서 가계부는 주부만이 쓰는 게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개인 자산을 운용하는 재무담당 이사입니다. 따라서 누구나가 지출을 파악하고 평가해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가계부를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인터넷서점 `YES 24` 경제전문가 리뷰에 올린 글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 만들기] (김의경 지음 / 기획출판 거름) 中에서 발췌해서 수정했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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