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대한 단상 1




99년. 주가가 무서울 정도로 상승하던 시기였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2~3천은 우습게 돌파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었죠. 당시 저는 우연히 모 경제신문의 기획특집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기억을 하는데 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다시 말해 주가는 경기가 상승하기 전에 미리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은 경기가 상승하고 난 후에 상승한다는 거죠. 따라서 지금 주가가 폭등을 하고 있으니 이젠 부동산에 눈을 돌릴 때가 곧 올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기야 사람들이 ‘내년엔 경기가 활성화 될 거야.’ 라고 생각하게 되면 미리 주식을 사놓을 것이니 주가는 경기가 뜨기 전에 상승을 하겠죠. 또한 주식으로 어느 정도 돈을 벌었고 경기도 예상대로 활황의 정점에 있다면 ‘이젠 이 돈을 어디 좀 묻어 둬야지.’ 하고 생각하며 부동산으로 몰릴 것이니 일리가 있는 이야기겠죠.




아무튼 그때 어느 기자가 그런 기사를 쓴지는 몰라도 그 기사를 보고 바로 부동산으로 돈을 옮겼다면 아마 엄청난 수익을 냈을 겁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신문기사만을 보고 투자결정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름대로 따져보고 신중히 해야 겠죠. 다만 시중에는 많은 정보가 있는데 우리는 항상 지난 후에 그걸 알게 되는 것이 안타까워 이렇게 넋두리를 해본 것입니다.






시장에 대한 단상 2




투자의 세계에서는 어느 누구도 시장을 이기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시장에 대항할 수는 없는 거죠. 시장이 하락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제 아무리 상승으로 갈 것이라고 우겨 봤자 소용없다는 거죠. 그러므로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잘 타는 사람만이 투자에서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럼 시장이 살아 있어서 하락과 상승을 결정하는 것일까요? 물론, 그건 아니겠죠. 시장이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유기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든 사람이 미래가 불안하고 내년에는 더욱더 살기가 힘들어 질 것이라고 느낀다면 시장은 자연스레 하락으로 마음을 굳히는 것이죠.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내년에는 경기가 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면 시장은 당연히 상승으로 마음을 굳힌답니다. 이렇듯 사람의 기대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죠.




얼마 전 동종 업계 사람들과 함께 내년도엔 어디에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굳이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정도 되겠네요. 어디에 투자해야 좋을까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더군요. 답은 우리들의 현재 분위기를 잘 살펴보면 금방 나올 것이라고…






시장에 대한 단상 3




앞서 말한 것과 좀 상반되는 이야길 하나 해보죠. 최근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정부가 과연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겠죠. 솔직히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므로 명확하게 현 상태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여러 전문가의 이야기도 그렇고 피부로 느끼는 것도 그렇고 좀 심각한 듯 싶습니다.




이러한 부동산 가격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비교하는 것이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일 것입니다. 천정부지로 오르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본이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 붕괴의 시나리오가 적용될까요? 저는 그것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입니다.




원래 시장이란 시장참여자의 기대 심리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감은 바로 바로 시장에 반영이 됩니다. 즉, 사람들의 불안감이 모이고 모여서 한참 있다가 한목에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IMF 이후 혼란한 틈을 타서 6월 자금대란 설이니 9월 자금대란 설이니 하는 불안심리가 팽배했을 때도 정작 6월이나 9월이 되면 자금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시장에 그러한 위험이 이미 다 반영되어 실제로 그때가 되면 우려했던 일은 일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9.11 테러 같이 갑작스런 일이 일어난다면 모르겠지만, 미리 알려져 있는 걱정스럽고 두려운 일에 대해서는 사람들이(정부의 정책 포함) 알게 모르게 그에 대한 준비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은 이미 위험을 반영해서 충격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옆에서 너무 잘 봐왔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러한 위기감에 대해 많은 언급과 경고를 해왔습니다. 사람들은 이러다가 정말 부동산 버블 붕괴가 오는 게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불안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갑작스런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 감히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이 틀리면 어떻게 하겠느냐고요?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겠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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