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동전의 양면 : 법인세 인하

입력 2003-08-12 16:58 수정 2003-08-12 16:58
지난 6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법인세를 연내에 인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법인세 인하를 주요 골자로 한 법인세법을 이번 9월 정기국회에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또한 오는 13일 국회에서는 남북경협 등 여러 경제 현안과 더불어 법인세 인하에 관한 긴급 현안 질문을 벌인다고 하는데요. 이 자리에서 정부, 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예상됩니다.




법인세는 다들 아시다시피, 기업이 영업을 해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것이죠. 원래 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인이 근로소득세를 내듯이 기업이 국가에다 법인세를 내는 것은 당연하죠.




하지만 언제나 그 액수가 문제인 거죠. 아무래도 법인세율이 높으면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고도 대부분 세금으로 빠져나가므로 적극적으로 사업을 할 동기를 약화시키겠죠.




따라서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법인세율을 인하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현 상황에서 필요하다는 법인세 인하를 왜 재경부장관은 연내에는 힘들다고 밝혔을까요? 경제가 어렵다면 법인세를 대폭인하하여 기업이 부담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할 텐데 말이죠.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기업의 법인세율을 줄이게 되면 정부는 세수가 줄어듭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올 들어 근로소득세 인하와 특별소비세 경감 등 몇 가지 세율인하를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 경제주체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 좀더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세율 인하는 세수 감소로 이어집니다. 즉 이번의 각종 세금감면 정책으로 인해 이미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까지 고려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의견입니다.




사실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부는 돈 쓸 일이 많아 집니다. 실업자고용안정대책이나 극빈자들의 경제적 지원 같은 일에도 정부의 자금이 필요하고요. 또한 사회간접시설 확충이나 투자활동 지원 등에도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거죠.




그런데 세수가 줄어들면 정부는 적자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따라서 세율의 인하는 동전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렇게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왜 굳이 연내에 법인세 인하를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물론 그 첫번째 이유는 서로의 시각 차이일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번에 과세표준 1억원 미만은 15%에서 13%로, 1억원 이상은 27%에서 26%로 인하하는 법인세법과 중소기업의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현행 12%에서 10%로 인하하는 조세특례제한법 통과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러한 세율인하가 기업의 몸을 가볍게 하고 외국인 투자도 용이하게 하여 경제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거죠.




또 다른 이유로는 아무래도 정치적인 입장을 들 수 있겠죠. 한나라당이 최근 총선 대비책의 하나로 노무현 정부와 차별성을 두려는 이미지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안으로 ‘국민우선, 경제우선’의 공약을 법제화 시켜나가면서 다수당으로서 국회입법을 주도하는 정책정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어필하려고 하고 있죠. 이번 법인세율인하와 관련된 법안 개정도 그 일환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럼 만약에 9월 정기국회에서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의견대로 법인세 인하 법이 통과되면 어떻게 될까요?




재경부장관의 말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법인세 인하를 강행할 경우, 세수 부족분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그 금액만큼 국채발행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죠.




정부의 유일한 수입은 세금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나라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이 수입으로 다 충당하지 못하면 아무래도 빚을 내야 겠죠. 그래서 국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차입하겠다는 거죠. 개인이나 기업이나 정부나 빚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닌데 말이죠.




사실 경제 정책이라는 게 항상 이런 식입니다. 한쪽에 치중하면 한쪽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 거죠. 그래서 항상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번 법인세 인하 문제는 정부와 야당이 잘 타협하여 적당한 선에서 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재경부 장관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쟁국보다 법인세율이 높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장기적으로는 법인세율을 인하하겠다는 뜻이죠.




올해안이 아니면 다음해에 인하하는 방안도 좋고, 또 세율 폭을 줄이는 방안도 있을 겁니다. 아무쪼록 양측이 서로 적당한 선에서 합리적으로 타협하여 소모적인 분쟁은 없기를 기대해 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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