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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내 돈 책임지고 잘 굴려줘~

“내 돈 책임지고 잘 굴려줘~”

간혹 주위를 보면 자신이 어렵사리 모은 목돈을 들고 와서 친하게 지내는 증권사 직원에게 이렇게 부탁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특히 믿을만한 친구나 선후배 또는 가까운 친지 중에 증권사에 다니는 직원이 있으면 더욱더 이러한 경우가 흔하죠.

그 동안 꾸준히 적금을 부어 손에 쥐기에도 묵직한 목돈을 마련했는데 이를 그냥 은행에 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재테크에 대해서는 초보인 주제에 섣불리 증권투자를 하기도 그렇고 하니 아예 믿을만한 전문가에게 자신의 돈을 맡기는 게 나아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증권거래에서는 일임매매가 원칙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증권사 직원에게 고객이 돈을 맡겼다 하더라도 증권을 실제로 거래할 때는 고객이 자신의 책임 하에 매매 종목과 수량 그리고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죠. 다만 증권사 직원은 이에 대해 조언 정도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과 증권사 직원들간의 니즈에 의해 일임매매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죠. 특히, 이러한 일임매매는 증권거래의 특성상 그 여부를 밝히는데도 쉽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관련된 분쟁도 상당히 많죠. 얼마 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증권 분쟁 조정 신청 447건 중 일임매매와 임의매매에 관한 분쟁이 176건(39.4%)으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분쟁거리가 된 것이 그 정도지, 사실은 더 많다고 봐야 겠죠. 증권사 직원이 알아서 매매하도록 맡겼는데 돈을 벌었을 경우는 분쟁을 할 이유가 없겠죠. 또한 아무리 일임매매로 돈을 잃었다 해도 친형이나 사촌오빠가 증권사 직원이어서 믿고 맡겼을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를 따질 수 있을까요?

아무튼 언뜻 보면 이렇게 전문가에게 자신의 목돈을 맡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처럼 보입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주식투자에 대한 경험도 없으면서 주식시장에 뛰어 들었다가 낭패를 당하느니, 정말 믿을 수 있다면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그 전문가가 직접 운용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니까요.

위험한 일은 가급적 직접하는 것 보다 전문가에게 용역을 주고 일정한 대가를 치르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아니겠습니까? 몸이 아프면 자신이 직접 치료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 가서 의사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고요, 법적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에 의뢰를 하여 소송을 맡기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인 거죠.

하지만 재테크의 세계에서 만큼은 이러한 지혜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씀 드리고 싶군요.

몇 년 전 한국 영화계를 강타한 라는 영화가 있었죠. 이 영화를 보면 한석규가 속해 있는 조직의 보스가 부하들을 데리고 회의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중 재떨이(박상면 분)라 불리 우는 중간급 보스가 앞뒤 구분 못하고 이곳 저곳 끼어 드는 것을 보고 그 조직의 보스는 이렇게 나무랍니다.

“이봐! 넌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 봐야 아냐?”

그렇습니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찍어 먹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이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굳이 이 자리에서 지저분하게 그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실로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조직의 보스가 한 이야기는 정말 타당한 이야기 입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직접적으로 그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재테크에서는 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다소 무식한 방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 동안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모아온 목돈입니다.

이러한 돈으로 투자하는데 아예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일임해 버린다는 것은 썩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 또한 그러한 방식의 투자는 만의 하나 실패를 했더라도 자신에게 크게 남는 게 없습니다. 오히려 투자를 주선한 사람만 원망하며 재테크에 더욱 더 소극적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고 터득한 투자처라면 성공했을 때 수익뿐만 아니라 노하우를 얻게 될 것이며, 비록 실패했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경험해야 할까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밑밥을 던져 보는 것이죠. 투자를 경험하기 위해 극히 일부라도 밑밥용으로 돈을 투자해서 그 결과를 지켜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로 목돈을 불려나가고 싶으면 대략 십만원이나 백만원 정도로 투자를 해보면서 주식에 대한 감각을 익혀 나가는 거죠. 이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저 범위로 한번쯤 몸소 체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에서 자신의 알토란 같은 돈을 잘 알고 지내는 증권사 직원에게 무작정 맡기고 돈이 불어 나기를 마냥 기다리는 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를 거세요. 그리고 귀찮게 하십시오. “앞으로는 내가 판단해서 투자를 할 것이니 우선 그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 이제부터는 매매부터 하고 그 결과를 말해 주는 방식으로는 운용하지 말라” 하고 말이죠.

우리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재테크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가 직접 체험하는 투자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재테크의 세계에서만은 똥인지 된장인지를 직접 찍어 먹어 보기를 권합니다. 그래야 자신에게 노하우가 쌓이며 나중에 부자가 되었을 때도 자신의 자산을 스스로 지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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