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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파이팅!!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지난 23일, 이 여야합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과했습니다. 따라서 대략 3년 정도를 끌어 왔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는데요. 지금까지는 소액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승소를 하게 되면, 소송한 사람만이 배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안이 실시가 되면, 소액주주 몇 명이 소송에 승소를 해서 배상을 받을 경우, 이 사람들에 대한 판결이 모든 주주들에 대하여 효력이 발생해서 모든 주주가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회사가 경영을 투명하게 하지 않으면 소액주주 몇 명의 승소로도 배상액은 어마어마해져서 회사가 심지어는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되는 거죠. 따라서 재계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상당히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8월에 열리는 국회에서 정식 통과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법사위에서 여야의 합의가 있었던 만큼 국회 통과는 별 문제가 없을 듯 싶습니다.

이법이 국회에 통과하게 되면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등록 기업은 내년 7월 1일부터, 그리고 자산 2조원 미만인 상장/등록 기업은 2005년 7월 1일부터 집단소송제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그 동안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그리고 분식회계 등의 편법이 우리 기업들에게 비일비재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주주가 직접 이러한 것들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기업의 경영은 훨씬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소액주주들이 필요이상으로 소송을 걸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마비되는 등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재계의 주장은 좀 지나친 면이 있습니다. 그 동안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을 소액주주에게 내놓지 않기 위한 몸부림 같기도 합니다.

이번에 시행되는 법에는 소송남발을 제어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집단소송제가 실시되더라도 주주라면 아무나 소송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기업에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거나, 소송을 빌미로 협박을 해서 돈을 뜯어 내려는 악의를 가지고 소송을 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겠죠. 그럼 오히려 선의의 피해를 보는 기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을 걸 수 있는 주주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합의된 내용을 보면 지분율 1만분의 1이상(0.01% 이상)을 가진 주주 50인 이상이 모여야 소송이 가능하며, 또한 소송에 앞서 법원이 금감원으로 하여금 사전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단, 대기업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소송을 쉽게 하기 위해서 주주들이 최대 1억원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소송을 가능하도록 해 놓았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집단소송제는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으로 소액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경영을 잘못 했거나, 투자에 실패한 기업들에게는 집단소송을 걸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이 투명한 경영을 한다면 이 제도도입을 두려워할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재계는 계속적으로 지분율 1만분의 1이상을 1만분의 5이상으로 변경해 달라고 하고 대기업에 대한 주식가액 1억원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이 넘는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집단소송에서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1억원 조항’을 삭제할 경우, 소액주주입장에서 소송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지겠죠.)

사실 소액주주 입장에서 지분율 1만분의 1이상이나 50인을 모으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 동안 집단소송제 도입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제한제도조차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거센 반발은 주가조작이나 분식회계를 하겠다는 건지 뭔지 사실 그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기업의 오너들이 마치 기업이 자신의 사유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이번 집단소송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고 제대로 실행되기를 바랍니다. 이 제도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권력을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제도는 기업들이 자칫 빠지기 쉬운 유혹인 주가조작,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을 견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이며, 나약한 소액주주의 권익을 그나마 보장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파이팅!!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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