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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외환보유액이 많으면 잘사는 가요?

최근에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으로 세계 4위의 국가가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죠.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316억6,000만 달러로 일본(5,456억 달러), 중국(3,465억 달러), 대만(1,767억 달러)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히, 1위부터 4위에 이르는 나라가 전부 아시아 그것도 동북아시아 국가라는 게 최근의 화두인 듯 싶습니다.

이런 보도를 보고 제 주위 분은 ‘IMF때 외환위기로 금 모으기 운동까지 벌인 우리나라가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가가 되었으니 정말 잘 살게 된 거 아니냐?” 하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과연, 외환보유액 세계 4위 나라는 잘 사는 나라일 까요?

등수로 따지자면 반에서 4등도 아니고 전교에서 4등을 한 것이니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고선 도달하기 어려운 등수인데요… 물론, 자기 아들이나 조카가 전교 4등이란 성적표를 받아 왔다면 당연히 기뻐해야 하겠죠. 그러나 아쉽게도 외환보유액의 순위는 반드시 부자 나라라는 척도가 아니니 너무 좋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사실 우리나라 보다 잘사는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외환보유액이 우리보다 낮습니다. 그럼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인데 왜 외환보유액이 우리보다 낮을 까요?

외환보유액(foreign exchange reserves)이란 정부나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이나 달러, 엔, 유로화로 표시된 채권을 말합니다. 이러한 외화표시 자산들은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이죠.

다시 말해 외환보유액이란 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외화 표시 자산을 말하는 것이지, 민간 은행이나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외환은 제외됩니다. 따라서 우리보다 잘 사는 독일이나 프랑스가 우리보다 외환보유액이 낮더라도 민간 기업이 가진 외환이 더 많을 수가 있으니 무조건 가난한 나라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죠.

또한 무역을 할 때 어느 나라 돈으로 결제를 하느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우리나라나 대만 같은 나라는 해외무역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국제거래에 있어서 달러 결제의존도가 엄청 높습니다. 이런 나라일수록 환투기세력의 목표가 되기 싶습니다. 또한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되겠죠. 따라서 정부는 유사시에 대비하여 많은 외환 보유가 필요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유럽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외환을 보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돈이란 외환이든 자국 통화든 자꾸 돌려야 제 힘을 발휘하는데 보유를 한다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니까요.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 역시 외환보유액은 세계 8, 9위 수준 밖에 안됩니다. 모든 국제 거래의 결제를 자국의 화폐인 달러로 할 수 있는데 굳이 많은 외환을 보유할 필요가 있을까요? 여차하면 연준(FED)에서 달러를 찍어 내면 되는데 말이죠…

물론, 외환보유액이 경제발전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은 아니죠. 아무리 필요해서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싶어도 경제능력이 못 따라가서 항상 외환 보유에 굶주리고 있는 나라들이 더 많으니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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