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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개구리가 많이 울면 비가 온다(NDF시장 이야기)

농사가 우리들에게 중요한 생업이었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농부들은 주위의 동물들의 예사롭지 않는 움직임을 보고 날씨를 예측하는 지혜를 터득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식으로 말이죠. 처음 들어보면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동떨어진 이야기인 것 같지만 과학적으로도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기압이 생기고 습기가 많아지면 개구리는 호흡하는데 지장을 받아 울음을 통해 호흡량을 늘리게 된다는 거죠. 따라서 평소보다 많이 들리는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머지 않아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증거가 되는 거죠.

이렇듯 언뜻 보면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져 향후 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다는 것은 참 중요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죠. 그 동안 주가상승의 견인차였던 외국인이 지난 금요일 처음으로 매도세로 돌아섰습니다. 물론, 그 동안의 과열된 증시에 부분적인 수익실현이나 단기적인 관망을 하기 위해서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6일자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의 발표에도 있었듯이 최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자금이 단기 투기성 자금인 핫머니(Hot Money)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한두달새 우리나라에는 4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원래 정상적인 투자자금이라면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내다보고 장기적이며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사정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경기는 바닥이고 대내외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적잖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경제의 펀드멘탈이 저평가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몇 달새 거액의 자금이 밀려드는 것은 아무래도 치고 빠지려는 핫머니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구심만으로 최근의 증시를 비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겠죠. 실제로 미국 경기를 위시하여 세계경기가 하반기부터 호전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따라서 이는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핫머니 의구심은 의외로 다른 곳에서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NDF시장이죠.

NDF시장이란 을 일컫는 말로 영어인 ‘Non-Deliverable Forward’의 첫 글자를 따서 부르는 말이죠. 자국에서 거래가 일어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세제나 규제 등을 피해 조세, 행정, 금융 등에서 특혜를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타국에 형성되어 있는 외환 선물시장인 것이죠.

선물계약은 대부분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NDF시장에서는 주가지수나, 금, 콩, 밀 같은 것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외환이 선물의 기초자산으로 거래가 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현재 1달러에 1,170원 하는 원화를 1개월 뒤에 1,180원에 사겠다’는 식의 선물 거래를 하는 거죠.

사실 보시는 바와 같이 ‘NDF시장’의 영문 표기(Non-Deliverable Forward)에는 역외(off-shore)라든지 외환(foreign exchange) 라는 단어는 한 단어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굳이 우리나라 말로 풀어 쓰면 ‘전달할 수 없는(Non-Deliverable) 선도계약(Forward)’ 이란 뜻 정도밖에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NDF시장의 특성에 기인한 것입니다. NDF시장에서는 만기에 계약한 원금을 서로 교환하지 않고 계약한 선물환율과 지정환율 사이의 차이만을 정해진 통화로 정산하도록 되어 있죠. 다시 말해 원-달러 선물환계약을 했어도 차이만 정산하지 진짜 원화나 달러화를 굳이 ‘전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특히 우리나라의 원화가 많이 거래되는 NDF시장은 싱가포르와 홍콩에 형성된 시장입니다.

얼마 전 뉴스에 따르면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 6월 이후 40억달러 가량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국내에 유입됐으나 해외NDF시장에서 사들인 거래는 5억 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며 “이는 주가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투기성 세력이 국내에 몰려들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NDF시장과 국내 증시의 투기성 외국자금 유입과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길래 정부는 이런 발표를 했을까요?

이게 바로 는 이야기와 비슷한 것입니다. 언뜻 보면 아무 상관관계도 없을 듯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는 나름대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국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들어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다음 어느 정도 수익을 본 후 우리나라를 빠져 나가려면 다시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 동안 환율이 확 올라버리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겠죠…

1달러에 1,170원 할 때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국내 증권시장에 들어 와서 투자를 잘해서 2,000원을 만들었다고 하죠. 그런데 환율이 폭등을 해서 1달러에 3,000원으로 올라 버렸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럼 가져 갈 때는 1달러도 채 안 되는 돈이 되어 버리겠죠. 그럼 투자수익 본 거 다 날리고 그래도 손해를 보는 꼴이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고자 하는 외국자금들은 대부분 미리 NDF시장의 선물을 사놓는 거죠.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가격으로 원화를 달러로 바꿀어 나갈 수 있으니 적어도 환위험은 헤징할 수 있게 되는거죠.

하지만 말입니다. 이건 우리나라 시장에서 투자수익만을 먹기 위해 정상적인 투자를 할 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단기적으로 환율이나 주가의 시세 차익을 먹기 위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투기성 자금인 핫머니들은 굳이 이러한 NDF 선물계약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최근 국내 환율이 자꾸 떨어지니까 원화로 바꿔서 적당한 주식에 넣어 두었다가 환율이 더 내려가면 일시에 달러로 바꿔서(환율이 떨어지면 들어 올 때 보다 더 많은 달러를 바꿔서 나갈 수 있겠죠.) 빠져 나가면 되는 데 왜 NDF거래를 하겠습니까?

따라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자금이 정상적인 투자자금인지 아니면 환율시세 차익 등을 노리는 투기성 핫머니인지 알아 보는 척도로 NDF시장의 거래금액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이제는 정부가 왜 NDF시장의 거래금액을 근거로 외국자금의 투기성을 경고했는지 아시겠죠?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이 무려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만약 이 자금들이 일시에 빠져 나간다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현재까지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국내로 외국자금의 대거 유입이 시작된 지난 5월말 이후 한달 반 동안 정부는 4조 2,0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을 2%선에서 막는데 성공했고요. 또한 15일 외평채 발행한도를 4조원 더 늘려 추가 자금까지 넉넉히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 달러를 쏟아 붓는 외국자본 가운데 투기세력이 있다는 경고도 공개적으로 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죠. 핫머니는 펄벅의 소설 에 나오는 메뚜기 떼와 같습니다. 한번 훑고 지나가면 남는 게 없죠. 따라서 지금 주식시장이 마냥 오른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뛰어들어서는 안되겠죠.

농부들도 농사를 잘 짓기 위해 개구리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였듯이 투자자들은 이러한 외부변수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 주식투자하기 너무 복잡하다고요? 하지만 세상이 복잡해 졌는데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 이 칼럼은 [나누고 싶은 이야기]에서 ican님이 질문해 주신 내용에 대한 답변으로 쓴 것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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