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환율 · 물가 · 금리 그리고 균형

입력 2003-06-28 14:42 수정 2003-06-28 14:42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따라서 한겨울에 뜨거운 프라이팬을 밖에다 내 놓으면 어느새 차갑게 식어 버리죠. 이게 바로 자연의 법칙입니다. 만약 열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뜨거운 프라이팬은 계속 뜨거워져 녹아 내리게 되겠죠. 물론, 주위의 차가운 공기는 자꾸 열을 빼앗겨 바깥 세상은 온통 얼음 덩어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뜨거운 것은 차가운 것에 온도를 빼앗기고 이러한 현상은 서로의 온도가 같아 질 때까지 계속되죠. 다시 말해 항상 평형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죠. 우리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서 난로와 같은 난방기구를 만드는 거죠. 뜨거운 난로의 열이 차가운 방안으로 퍼져나가 방안이 따뜻해 지도록 말이죠.




경제에서도 평형을 이루려는 모습들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요, 공급의 법칙만 봐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가고 가격이 올라가면 다시 수요가 줄어들고… 완전경쟁시장에서는 이런 식의 움직임이 계속되어 결국에는 균형가격을 찾게 되는 거죠.




경제의 중요한 변수인 금리(Interest Rate), 물가(Inflation Rate), 환율(Exchange Rate; spot & forward)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과 자국 사이에서 이러한 변수들이 서로 평형을 찾으려고 하는데 이를 이론으로 정립해 놓은 것이 입니다.




물론, 이론은 이론일 뿐이라 현실과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론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이론들을 살펴 보면서 경제현상을 가늠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여 이를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구매력평가이론환율 변화율=양국의 물가차이


피셔효과양국 명목금리차이=물가차이


국제피셔효과환율 변화율=금리차이







◆ : 두 나라 사이의 환율의 변화율과 두 나라의 물가차이는 평형을 이룬다 이론입니다.




여기서 환율의 변화율이란 현재 환율(e0)과 t시점의 환율(et)의 비율을 나타내죠. 즉, 지금 $1에 1,100인데 t시점에 1,000 이라면 변화율은 10%가 되겠죠. <(et-e0)÷e0>




이론적으로 국제적으로 완전하게 개방된 시장이라면 국제간에는 가격차이가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빵 값이 한국 보다 쌀 경우,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서 빵을 사 먹을 것이고 그럼 미국에는 빵의 수요가 늘어나 빵 값이 올라가서 한국의 빵 값과 같아 질 테니까 말이죠. (물론, 미국까지의 경비나 관세 등이 없다고 가정해야 겠죠^^)




자 그럼 예를 하나 들어 보죠.




한국 빵값 = 1,100 / 미국 빵값 = $1 일 경우,


한국의 1,100으로 빵을 사서 미국에다 팔면 $1을 받으니까 은 $1=1,100 이 되는 것이죠.(이게 바로 환율의 이론적인 의미이죠.)




그런데 한국에 물가가 올라 빵이 1,200 이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에서 $1에 빵을 사서 한국에다 가져가서 팔면 1,200을 받을 수 있고 이 돈을 외환시장에 팔아 $1를 사면(1,100→$1) 100이 남겠죠. 그럼 이런 거래가 자꾸 일어나고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니 원화 가치는 떨어져서(환율인상) $1=1,200으로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균형이 이루어지고 나면 더 이상 이런 거래는 일어 나지 않겠죠. 결론적으로 자국(우리나라) 물가가 10%(1,100→1,200)올라가면 자국의 환율도 따라서 10% 변화하게 되죠. 그래서 평형을 이루게 됩니다.






◆ : 두 나라 사이의 명목상 금리는 두 나라 사이의 물가의 차이와 같다는 이론이죠.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의 물가차이는 전혀 없는데, 미국에 비해 한국의 금리가 높아 졌다고 해보죠. 그럼 미국의 돈들이 국내의 높은 금리를 먹기 위해 마구마구 국내로 들어오게 되겠죠.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인 유동성 장세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국내에는 돈이 흔하게 되어 물건의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즉, 물가 상승이 일어나죠. 물가 상승이 심해지면 명목금리가 제 아무리 높아도 실질금리는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1+명목금리)=(1+실질금리)×(1+물가상승률)>라는 공식으로 알 수 있답니다. 물가상승률이 20%인 경우, 은행에서 32%(명목금리)의 이자를 받아도 실제로는 10%(실질금리)의 이자를 받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여기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제 칼럼「39. 은행이 준다는…」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양국의 금리차이와 물가차이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국의 물가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이만큼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됩니다. 물론, 이론상 물가가 금리차이 보다 더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물가가 계속적으로 올라간다면 미국의 투자자는 명목금리가 아무리 높아도 실질금리가 얼마되지 않아(오히려 마이너스 금리가 될 수도 있죠.) 미국의 돈은 다시 빠져 나갈 테고 그럼 시중에 돈이 줄어들어 물가는 다시 내려갑니다. 어디까지 내려간다고요? 양국의 명목금리차이와 물가차이가 균형을 이룰 때 까지이죠…






◆ : 두 나라 사이의 명목상 금리가 환율 변화를 좌우한다는 이론이죠.




앞의 두 이론을 합쳐 보면 ‘환율변화율=물가차이=명목상 금리차이’가 됩니다. 이로 인해 도출된 이론이 바로 ‘국제피셔효과’입니다. 다시 말해 두 나라 사이의 명목상 금리의 차이와 환율 변화율은 같다는 것이죠. 금리가 차이 나면 물가가 올라가(피셔효과) 균형을 맞추려고 하고 물가가 올라가면 다시 환율이 올라가서(구매력평가 이론) 균형을 맞추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간단한 계산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t시점의 한국의 명목금리(rKt)가 10%이고 t시점의 미국 명목금리(rUt)가 5%라고 합니다.


현재시점의 환율(e0) 이 1,100원 일 때 t시점의 환율(et)은 얼마나 될까요?




그럼 국제피셔효과에 의해


‘환율변화율<(et-e0)÷e0> = 양국의 명목금리차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므로 각각의 수치를 대입하면 et 는 1,155원이 됩니다. 따라서 환율은 t시점에 가면 1,155원으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는 것이죠.




이 이외에도 이자율평가이론(IRP) 등 몇 가지 이론이 더 있는데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시 앞의 열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물리학에서는 이러한 열 에너지의 이동에 대해 복잡한 이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같은 물리학의 문외한은 그러한 이론을 듣게 되면 머리가 아파질 것입니다. 하지만 앞의 프라이팬이나 난로의 예를 들으면 당장 그 이론이 이해가 되죠. 왜냐하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의 이론도 마찬가지 입니다. 분명 그러한 원리로 세상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설령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이죠. 그런데 아쉽게도 이게 눈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론을 의식하지 못한 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금리 인하 행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번 칼럼에서 설명 드렸듯이 미국의 ‘약한달러정책’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할 환율, 물가, 금리가 미국의 정책으로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죠.




마치 열을 일부러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게 해서 생길 수 있는 무시무시한 결과와 같이 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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