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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는 게 좋은가?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는 게 좋은가?’

몇일 전 친한 친구가 이렇게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은 받을 때 마다 난감하고 어렵죠. 왜냐하면 상황에 따라서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요즘 주위에서는 간 큰 사람(?) 들이 돈 번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옆 부서의 누구는 2억원 대출을 끼고 2년 전에 아파트를 샀는데 아파트 가격이 3억대를 넘어 자기 돈 하나도 안들이고 돈을 벌었다는 식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매달 2~3백만원 고작 받는 월급쟁이 입장에서 2억원의 빚을 낸다는 게 좀처럼 간이 크지 않고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죠. 그 이자를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단 부동산 경기가 치솟고 아파트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어 오르는 판에 소심하게 발만 동동 구른 사람이 잘못된 것 아니냐 무조건 저질러 보는 게 최고다.’ 하는 인식이 우리주변에 팽배해 있습니다.

빚을 내서 아파트를 사는 게 좋은지 어떤지는 자신의 수입상황이나 현재 경제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의 답이 나올 것 같군요. 그럼 간단하게 빚을 내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소시민씨는 현재 1억5천만원의 전세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전세값은 그 동안 성실히 모은 돈과 결혼할 때 부모님이 조금 보태 주신 돈으로 모두 소시민씨의 돈입니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은 자꾸 오르고 대출을 받아 집 안 사면 영원히 내 집 장만은 불가능할 것 같아 결국 1억5천만원을 대출 받아 총 3억짜리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그럼 1년 후에 소시민씨의 아파트가격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부동산뱅크가 90년 이후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상승률은 7.5%선 이라고 합니다. 이를 적용해 보면 소시민씨의 아파트는 1년 후 3억2,250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소시민씨는 1억5천만원의 대출을 받았고 그 대출이자율이 연 6.5%라고 가정해 보면 1년 동안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975만원이 됩니다. 따라서 1년 후 소시민씨의 아파트의 실제 가격은 아파트 구입을 위해 소시민씨의 호주머니에서 빠져 나가는 대출이자를 빼야 하므로 3억1,275만원이 되는 것이죠.

여기서 아파트 구입당시 가격인 3억원을 빼면, 결과적으로 소시민씨는 이번 일을 통해 1,275만원의 투자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죠. 그리고 이를 최초의 자신이 가진 돈 1억5천만원에 대비하여 수익률을 내어보면 8.5%라는 투자수익률을 달성한 거죠. 분명 아파트가격은 7.5% 올랐다고 가정했는데 실제 수익은 그 보다 더 높은 8.5%를 달성한 셈이죠.

이렇게 빚을 내어서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하는 것을 경영학에서는 ‘레버리지효과(leverage effect)’ 즉 ‘지렛대(lever) 효과’라고 합니다. 대출을 지렛대로 이용해서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죠. 만약 집값이 10% 올랐다고 가정하고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소시민씨의 실제 투자수익률은 13.5%가 되어 나옵니다. 물론, 여기서는 계산을 단순화하기 위해 1년으로 했고, 아파트 구입에 따르는 취득세나 등록세 등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보다 투자수익률이 더 높은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빚을 내서 집을 사려고 안달하나 봅니다. 하지만 위의 예는 레버리지효과의 밝은 면만 소개한 것입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하이라이트(Highlight)가 있으면 항상 그만큼의 다크사이드(Dark Side)가 있습니다.

만약 소시민씨가 산 아파트가격이 불행히도 1.5% 밖에 오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파트가격이 올랐으니 소시민씨는 레버리지효과로 대략 2% 정도의 투자수익률을 올리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5%는 이미 지렛대의 반대편으로 옮겨 버린 숫자입니다.

소시민씨의 아파트는 1년 후 3억450만원(1.5% 상승시)이 됩니다. 하지만 대출이자는 연6.5%로 변함이 없겠죠. 따라서 1년에 975만원 만큼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럼 소시민씨의 아파트 실제 가격은 2억9,475원(→3억450만원 - 975만원)이 되죠. 그럼 투자수익은 ‘마이너스 525만원’이 됩니다. 소시민씨의 원래 가진 돈 1억5천만원에 대비해서 3.5%의 손실을 보게 되는 거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달에 고작 2~3백만원을 받는 소시민씨는 매월 갚아야 하는 대출이자에 시달려야 하죠. 그리고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분명 소시민씨가 손해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출금 1억5천만원은 줄어 들지 않았습니다. (이는 소시민씨가 아파트로 돈을 벌었을 때도 똑 같은 상황입니다. 항상 등 뒤에는 1억5천만원이란 대출금을 짊어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거죠. 아파트를 팔아서 보다 작은 곳으로 이사한 뒤 그 돈을 갚든지 아니면, 아파트 가격이 따블을 쳐야 그 빚을 갚을 수 있겠죠.)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 떨어지는 것 봤니? 아무리 많이 올랐다 해도 주식처럼 폭락하지는 않을 거야. 어쩌면 예전 같지 폭등하지는 않아도 조금은 더 오를 거야.”

주위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는 사람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계산대로라면 조금씩 올라도 대출이자를 커버하지 못한다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상당히 많이 올라야지 그저 오른다고 해서 능사는 아닌 것 같군요. 아무래도 자신의 의사결정이 지렛대의 +쪽에 있는 지 -쪽에 있는지 계산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니까요.

만약 지금이 부동산가격의 꼭지라면 그 동안 발을 동동 구르다 이제는 못 참겠다 하고 빚을 내어 아파트를 구입한다는 건 그리 좋은 의사결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는 주식시장 활황기에 신용을 내어 투자를 했는데 상투를 잡은 격이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깡통 찬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요즘 대한민국 경제호(號)가 3角 파도에 휩쓸려 난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3角파도란 다름아닌 , , 이 바로 그것이죠.

따라서 정부도 이 무시무시한 파도를 넘어가기 위해 다양한 대비책을 내놓고 있죠. 금리 인하, 5.23부동산 안정대책, 카드채에 대한 각종 대책 등이 바로 그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대책에 대한 성과를 두고 효과가 있니 없니 해서 경제 전문가들의 갑론을박이 상당합니다. 아무튼 우리 서민들의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군요.

하지만 저는 혼란의 시기야 말로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에도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우리경제를 바로 잡기 위해 전력을 투구하고 있습니다.

IMF 때를 한번 돌이켜 보죠. 당시 붕괴직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정책 중에 하나가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였고 따라서 전례 없이 분양권 전매 허용 등의 강력한 정책을 사용했죠. 이 시기에 빚내는 것이 무서워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오르는 집값에 더욱더 빈곤해 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정책으로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향후 경제 동향이나 정부 정책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변화에 따라서 어떻게 내집마련을 하고 어떻게 재테크를 할지 다시 한번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 연 30%를 치솟던 고금리 시대나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시기에 때를 놓치신 많은 분들은 이번 변화와 혼돈의 시기에는 반드시 기회를 잡기 바랍니다.

돈을 버는 사람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그 기회는 준비를 하는 자의 눈에만 보인답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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