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증권] 감자이야기 : 비운의 하이닉스

얼마 전 저의 칼럼 독자 한 분이「나누고 싶은 이야기」코너를 통해 저에게 질문해 왔습니다. 내용은 다름 아닌 하이닉스 반도체가 감자를 한다고 하는데 감자란 게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일반 주주들이 감자소식을 듣고 마구 반대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죠.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감자에 대해 한번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2달이 지난 후 하이닉스는 또 한번 위기를 맞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다름아닌 미국이 하이닉스에 무려 57%나 되는 상계관세(相計關稅; compensation duties – 수출국에서 수출품에 대해 장려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 수입국이 자국의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부과하는 누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거였죠.

그야 말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비운의 하이닉스 반도체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안 그래도 힘든 이 회사에 57%나 되는 어마어마한 관세를 매기겠다고 벼르고 있는 미국의 횡포에는 분노마저 느껴 집니다.

우선 여러분이 잘 아시듯이 하이닉스반도체는 현대반도체가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99년에 반도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LG반도체와 합병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반도체의 부채 11조원에다 LG반도체의 4조원이 합쳐지면서 상당히 열악한 재무구조를 가진 회사가 되어 버렸고, 또한 당시 IT 불황이 겹쳐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가게 되었죠. 2001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어 지금의 하이닉스반도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 동안 독자생존의 길을 이리 저리 찾아 왔지만, 결국 작년까지 1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메울 수는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최근 21대 1의 감자를 결의했습니다.

감자(減資 ; reduction of capital)란, 자본금을 줄여서 회계적으로 손실을 메우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이 5억원짜리 회사인데 손실이 4억원이 나있는 회사라면 5대1로 자본금을 줄이는 거죠. 그렇게 되면 자본금은 1억원(→5억원×1/5)이 되겠죠. 그러면 원래 5억원의 자본금에서 4억원의 차이가 생기겠죠. 그것으로 손실 4억원을 줄이는 겁니다.

사실 회계에서「자산 = 부채 + 자본」이라는 공식은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본’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기업을 좀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본’ 이란 회사 자신의 돈을 말합니다. 부채와 같이 회사의 주머니에 있지만 결국은 남에게 갚아 줘야 하는 돈을 뺀 것이죠. 물론, 자본도 원래는 밖에서 들어 온 돈이 그 원천이지만 나중에 실적이 좋으면 배당을 해 달라는 의미로 회사에 준 돈이므로 때가 되면 갚아 줘야 하는 의무는 없는 것이죠.

자본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자본 = 자본금 + 자본잉여금 + 이익잉여금 + 자본조정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이익잉여금입니다. (자본조정은 생략하겠습니다.)

자본금은 그야 말로 ‘주식의 액면가×발행주식수’입니다. 주식회사는 자본금확정의 원칙에 따라 자본금을 앞의 산식으로 정확하게 확정을 하도록 하고 있죠.

예를 들어 액면가 5,000원이며 자본금이 5억원인 A회사가 있다고 해보죠. 그럼 이 회사는 위의 산식에 의해 총 100,000주의 주식를 발행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주식을 발행할 때 액면가 대로만 발행을 할 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좋으면 액면가 보다 더 비싸게 발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A회사의 발행주식 10만주 중 처음의 5만주는 액면가로 발행했지만 나머지 5만주는 액면가보다 2배 비싼 1만원에 발행해서 자본금을 모았다고 해보죠. 그럼 총 10만주를 발행해서 실제로 들어온 돈은 5억원이 아니라 7억5천만원 이겠죠. (→ 5만주×5,000원 + 5만주×10,000원)

하지만 ‘자본금확정의 원칙’에 따라 자본금은 5억원입니다. 액면가5,000원×발행주식수 이니까요. 그럼 나머지 2억5천만원은 어디로 갈까요? 이게 바로 ‘자본잉여금’으로 가는 거죠.

그런데 말이죠. A회사가 열심히 영업은 해서 첫해에 순이익으로 1억을 벌었다고 해보죠. 그럼 이 돈은 어디로 갈까요? 자본은 회사의 돈입니다. 이 순이익도 회사가 번 돈이니 자본으로 가야겠죠. 그래서 이 1억원은 ‘이익잉여금’으로 가는 거랍니다. 그럼 이 회사의 총 자본금은 다음과 같죠.

자본(8억5천만원) = 자본금(5억원) + 자본잉여금(2억5천만원) + 이익잉여금(1억원)

※ 지금 여기서 설명하고 있는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은 재무제표에 표시되는 회계상의 용어입니다. 다시 말해 ‘2억5천만원은 자본잉여금으로 간다’ 는 식의 말은 회계적으로 그렇게 처리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회계적으로 처리하는 걸 회계사도 아닌 일반인들이 왜 알아야 할까요? 그건 어차피 A회사의 현 상태를 알고 싶으면 회계사가 만들어 놓은 재무제표를 봐야 하는 거죠. 그러니 회계처리는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회계사들이 처리해 놓은 회계적 사항을 알아 볼 수는 있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회사의 상태를 알아야 그 회사 주식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니, 싫든 좋든 회계적 지식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죠. (참 주식투자 힘드네요. 이것 저것 별 걸 다 알아야 하니까요…)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