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금융] 창 밖은 춥다-회사채 시장 붕괴!!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 했었죠. 저는 원래 추위를 좀 타는 편이라 최근까지도 보일러 온도를 높이 올려 놓고 살았습니다.

얼마 전 주말에 햇살이 워낙 화창해서 외출을 하려고 가벼운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간 적이 있습니다. 집안의 온도가 높다 보니 밖의 날씨도 따뜻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왠걸…

조금 걷다 보니 얇은 옷 소매사이로 들어 오는 바람이 적잖이 차가웠습니다.

‘역시 방안에서 창 밖을 내다 볼 때는 몰랐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 하구만…’

그 환경에 접해 보지 않으면 잘 알 수가 없죠. 그래서 뻔히 창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 봤지만 피부로 느끼는 현실과 창을 통해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던 거죠. 게다가 날씨까지 화창했으니 더욱더 알 수가 없었죠.

요즘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이 심각합니다. 제가 주위의 사람들(물론, 비금융권에 종사하는 친구나 후배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 그래?’ 하고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반인의 경우, 회사채하면 거의 본인과 상관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그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폭풍한설의 한겨울 입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의 채권이라 해도 발행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MMF 환매요청이 폭주하면서 시발이 되었던 것이 이제는 카드채 문제로 재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것 같습니다.

일단, MMF 환매요청으로 투신사는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관련 회사채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채도 내다 팔기 시작했고, 회사채의 유통시장에 일대 혼란이 생겼습니다.

그 다음 타자가 카드채였죠. 그 동안 신용카드회사의 마구잡이 회원 확대로 부실 연체자들이 늘어나자 카드사는 작년 사상최대의 적자를 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드사가 발행한 카드채에 대해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건 당연한 거죠.

그래서 카드채를 투매하기 시작했고, 얼마 전 LG, 삼성, 국민카드가 발행한 카드채의 신용등급이 AA등급에서 AA-등급으로 낮아지면서 카드채 거래는 완전 중단된 상태입니다.

유통시장이 망가지면 당연히 발행시장 또한 얼어 붙어 버립니다. 원래 신규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발행시장은 이미 발행된 회사채가 거래되는 유통시장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왜냐하면 유통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팔릴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발행시장에서 돈을 내고 회사채를 인수할 것 아니겠습니까!

발행시장이 얼어 붙어 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당연히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이나 신규로 사업을 하기 위해 추가자금이 필요해 채권을 발행하려던 기업이 모두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죠.

돈은 경제에서 피와 같습니다. 기업이 피가 모자라는데 이를 수혈해줄 시장이 얼어 붙어 버린 것입니다. 그럼 기업은 말라 죽게 됩니다.

기업이 죽으면 당연히 그곳에서 생계와 꿈을 키워가던 종업원들의 일터가 없어지는 거죠. 그 다음은 잘 아시죠?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이런 심각한 상황인데도 사람들은 잘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라크 전쟁으로 모든 관심이 몰리다 보니 (물론, 이것도 중요한 일이긴 합니다만…) 여기에 밀려 언론에서도 크게 이슈화 하지 않는 듯합니다.

마치 방안에 있다 보니 창 밖의 차가운 날씨를 못 느끼는 것 같이 말이죠. 하지만 지금 창 밖에서 이 엄동설한을 피부로 느끼는 많은 증권업계나 투신업계 종사자 들은 아주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야 이거 제2의 IMF가 오는 게 아냐?”

하지만 혼란 속에 기회는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 기회가 어떤 것일 지는 각자 생각해 봐야 겠지요.

하지만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지금의 혼란이 과연 어떤 상황인가를 체크해 보는 것부터가 아닐까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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