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회사 만들면 죽는다 ④ - 그럼 평생을 월급쟁이로?

입력 2003-04-01 11:47 수정 2003-04-01 11:47
8,9년 전쯤인가 국내 유수한 경제지에서 각 대학에 대한 회사의 선호도를 조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국내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출신’에 제가 졸업한 모교가 단연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신입사원이었던 저는 괜시리 기분이 좋아서 학교 선배에게 이를 자랑했었죠. 그랬더니 그 선배는


“야, 남의 집 머슴일 잘 한다는 게 뭐 자랑이냐!” 라고 반박을 하시더군요.




그로부터 한국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8,9년 전에 통용되던 안정된 직장, 연공서열, 정년보장 등의 개념은 IMF를 기점으로 우리사회에서 좀처럼 찾아 보기 쉽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그 말 대신 무한경쟁, 30대 임원, 연봉1년계약 등의 단어가 직장인을 짖누르고 있습니다. 점점 더 월급쟁이의 삶이 몇 년 전 저의 선배가 말한 ‘머슴’과 비슷해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세계와 어깨를 겨루는 삼성에 다녀.”


“나는 국내 최고의 은행인 산업은행에 다녀.”




이렇게 어깨를 어쓱해 봐도 결국 자신도 머슴이라는 생각을 좀처럼 떨쳐 버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어차피 정승집 머슴이나 생원집 머슴이나 머슴이란 점에서 똑 같은 것이니까요.




그래서 직장인 들은 항상 창업을 동경하고 있는 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 창업이란 게 회사를 만들고 외부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여 시작해야 하는데, 저는 오히려 지금까지 ‘회사 만들면 죽는다’ 며 그 실낱 같은 직장인의 희망과 동경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과연 회사를 만들면 죽는 걸까요? 그럼 이대로 월급쟁이로 평생을 살아야 할까요?




물론, 평생을 월급쟁이로 살 수만 있다면 그 또한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 생활이 얼마까지 갈지 자신이 없습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직장인이 피부로 느끼는 정년이 39세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만큼 월급쟁이는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창업투자회사에서 많은 기업들을 보고 있습니다. 처음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출항한 회사가 목적지까지 순항 하는 것보다, 험한 파도를 몇 차례 넘지 못하고 침몰해 버리는 것을 더 많이 봐 왔습니다.




그럼 월급쟁이로 사는 것도 어렵고, 회사를 만들어 독립하는 것은 더 어렵다면 도대체 뭘하고 살아야 할 까요?




저는 감히 제안합니다. 1인 기업을 말입니다. 요즘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 = 프리렌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겠죠. 직장 내에서 주식시세나 보면서 돈벌 궁리를 하는 것 보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자신만의 무기를 준비해 보는 게 어떨까요?




아니면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조직에 속해 있지 않으므로 부속품처럼 취급당할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외부에서 펀딩을 받아 만든 법인이 아니므로 사업이 안되고 힘들 때 주주들로부터 ‘내 돈 돌려 달라!’고 시달림을 받을 필요가 없어서 좋은 것이죠.




우리 모두가 국내 최고의 또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이나 IT회사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월급쟁이로 살 수도 없는 일이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 중에서 남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자그맣게 시작해 보세요. 남에게 돈을 투자 받아 처음부터 규모를 크게 하는 것 보다 아주 작게 시작하는 것이죠.




‘자신이 뭘 잘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요?’ 그건 당연합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자신이 무얼 잘 하는 지 생각해 보고 연구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재능을 살려 주기 보다는 평균을 만들어 주는 제도권 교육을 충실히 받아 왔고, 직장 내에서도 튀기 보다는 그 조직과 융화하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삶아 온 화이트 칼라는 더욱 더 자신의 소질과 역량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한다는 말은 그만하십시오. 다시 말씀드리는 건데 회사는 돈을 쓰는 기계이지 돈을 벌어다 주는 기계가 결코 아닙니다.




돈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 버는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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