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얄미운 사람 '차줌마'

 

얼마 전까지 방송인 ‘송해’선생님이 우리나라 최고의 신랑감 모델이었습니다. 90세를 코앞에 둔 나이에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고, 방송 때문에 전국을 다니느라 집에서 밥을 안 먹는다는 이유로요. 남자 분들은 좀 씁쓸한 얘기겠지만, 몇 십 년을 살림에 지친 여자들은 대부분 공감하는 얘깁니다. 신혼시절에는 맛있는 찌개를 끓여 놓고 남편을 기다리지만, 중년이 되면 저녁 안 먹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 밉상으로 보입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결혼생활의 노화현상입니다.

얼마 전부터는 최고의 신랑감 자리를 방송인 ‘차승원’씨가 차지했습니다. 우월한 외모뿐만 아니라, 무슨 음식이든 맛깔스럽게 척척 만들어 내는 솜씨에 여성들이 환호합니다. 여성들의 넘치는 환호로 인기검색어 1위를 쉽게 차지하더군요. 반면에 잘생기고 돈도 잘 벌고, 요리까지 잘하는 얄미운 사람 ‘차줌마’ 때문에 남자들의 괴로움이 커졌습니다. “똑같은 남잔데 당신은 왜 못하냐?”라는 아내의 핀잔에 “당신은 주부면서도 ‘차줌마’처럼 못 해주냐?”는 말로 항변 해 보지만 방송이 계속되는 한, 못하는 게 없어 보이는 차승원씨는 대한민국 남편들의 눈총을 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땐, 오빠들이 부엌 출입하는 모습 만 보여도 할머니의 눈꼬리가 매서워 지셨습니다. 어디 그 뿐 인가요? 누워있는 오빠들의 다리라도 넘어섰다하면 어디 계집애가 사내 몸을 넘어 다니냐고 꾸지람이 날아왔습니다. 억울함에 호소라도 할라치면, 어디서 말대꾸냐고 호통이셔서 모처럼 다니러 오신 할머니가 빨리 삼촌댁으로 가시기를 바랐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시고 고집스럽게 옛 명분을 지키신 할머니가 살아 계시다면, 결혼 후 설거지를 도맡아 하는 오빠들을 보시고 혀를 차시겠지요. 그렇게 세상은 강산보다 빨리 변했습니다.

『연애와 결혼의 과학』이라는 책을 쓴 ‘타라 파커포스’에 의하면, 부부간의 불공평한 가사분담은 가정의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공평한 가사분담이 행복한 결혼생활에 큰 요소로 작용한다는 말이죠. 더구나 직장여성의 경우, 퇴근 후 집안일과 육아까지 전담하게 되면 2교대로 일하는 셈이 됩니다. 여성에게 무척이나 개방적으로 보이는 미국도 60퍼센트의 주부가 가사노동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는 군요. “집안 일 할거면 뭐 하러 결혼하냐!”는 남성들의 외침도 있지만, 이제는 남성들의 DNA도 좀 바뀌어야 합니다. 여성들의 DNA가 바뀌었으니까요.

이러한 가사분담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첫째, 남편은 집안일을 돕고 나서 생색내지 말아야 합니다. 주말에 집안일 한 번 도와주고는 “내가 설거지 도와준 거 알지?” 하는 말은 노굿입니다. 자기 집 일을 하면서 아내를 도와줬다고 표현하는 것은, 결국 집안일은 아내가 할 일인데 큰 맘 먹었다는 말로 들립니다.

둘째, 아내는 남편이 집안일을 할 때 아내의 방식대로 하지 않는다고 잔소리하거나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집안일의 주도권은 아내가 가지고 있고 관리 감독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노굿입니다.

계속되는 ‘차줌마’의 인기 덕에, 머지않아 결혼을 준비하는 남자들이 요리학원 수강을 필수로 하지 않을까 감히 예언해봅니다^^

< 김윤숙 yskim6605@hanmail.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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