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경제] 일본, 자존심 구겨지다.

충격!! 일본국채 첫 유찰

정확한 프로그램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모 방송사의 주말 버라이어티쇼 중에서 즉석 콘서트를 하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특정 가수가 무작위로 선정한 지방의 도시로 가서 하루 동안 열심히 자신의 콘서트를 홍보하고 그날 저녁에 콘서트 장에 등장을 하죠. 물론, 조명은 꺼진 상태로, 눈을 가린채…

조명이 켜지면서 그 가수는 객석에서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객의 수가 미리 정해 놓은 목표 수치를 넘느냐 못 넘느냐가 이 코너의 하이라이트죠. 관객이 목표치를 넘게 되면 가수는 감격에 목이 메어 감사하다는 인사조차 제대로 못하게 되죠.

그런데 말이죠. 간만에 데뷔한 가수들 중에는 그 수치를 못 넘기는 가수가 있게 마련이죠. 사실 대놓고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그럴 경우 가수 당사자는 얼마나 쪽팔릴까요?

‘아! 왕년의 잘 나가던 내가 아니구나… 이런 사실이 전국의 안방에 보여지게 되다니 정말 쪽팔린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오늘 한국경제신문 1면을 장식한 기사 중 하나가 일본의 국채가 유찰되었다는 거였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서 정말 잘 나가던 일본의 자존심을 팍팍 구겨놓은 사건이었습니다.

‘아! 왕년의 잘 나가던 내가 아니구나… 예전에는 발행하면 전부 낙찰이 되었고, 국채를 사겠다는 사람이 팔겠다는 사람보다 항상 1.5배 이상이나 많았는데…’ 아마 일본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이번 국채 유찰은 정말 일본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입힌 일이 되고 말았으니 말이죠.

일본은 98년부터 10년 만기의 국채에 대해 경쟁입찰을 실시하였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1조8천억엔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입찰하였으나 물량의 88%만 판매되고 나머지는 유찰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본 국채는 발행물량의 2.5배에 해당하는 입찰이 이루어져 왔던 것을 보면 이번 유찰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 들이고 있답니다.

그럼 유찰이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일본 국채에 대해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거죠. 일본 국채를 사봤자 수익도 별로 나지 않을 뿐더러 최근 일본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도 반영되었다고 봐야 겠죠.

국채란 그 나라의 이름을 걸고 발행하는 채권이죠. 따라서 이번 유찰 건은 시장에서 일본 국채를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나아가서 일본의 경제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냉정한 시장의 평가라고 판단됩니다.

특히, 이번에 발행한 일본 국채의 경우 표면금리가 연 1.2%였다고 하죠.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국채가 3%대의 금리를 주는데 반해, 일본은 1/3 수준밖에 안 되는 금리를 주는 셈이니 어느 누가 일본 국채에 메리트를 느끼겠습니까?

현재의 일본은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초과공급으로 인한 물가하락 및 불황상태)으로 힘든 날의 연속이며, 장래가 불안한 일본국민들은 소비를 하지 않게 되고 돈은 금융기관으로만 몰립니다. 이렇게 금융기관으로만 자금이 몰리니 금리를 많이 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금리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거죠.

또한 일전에서 제가 언급한 적이 있듯이 일본의 국가채무가 엄청난 상황에서 일본의 신용상태를 좋게 보고 10년 만기나 되는 국채를 선뜻 사려고 하는 사람도 줄어드는 거죠.

이래 저래 일본은 현재 힘든 상황입니다. 외국자본도 점점 일본을 떠나고 있습니다. 소위 ‘Sayonara Nippon’ 현상이죠. 이러다 보면 엔화의 가치는 점점 떨어질 것이고, 이러한 불황의 끝이 어딘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파이팅 일본을 외치고 싶군요. 일본을 위해서,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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