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금융] 영화「너에게로 나를 보낸다」의 명장면에서

‘90년 중반즈음에 국내를 강타한 영화 한편이 있습니다. 제목 하여, ‘너에게로 나를 보낸다’. 그 영화를 보면 여균동 감독이 은행원으로 분하여 나옵니다. 그 은행원은 따분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사방이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창구에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돼지 같은 아줌마가 찾아 와서 만원짜리를 백원짜리로 바꿔 달라고 하죠. 따분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돈을 바꿔 줍니다. 그러자 만원어치나 되는 백원짜리 동전을 창구 앞에 쏟아 부으며, 다시 10원짜리로 바꿔 달라고 하죠. 그리고 다시 10원짜리를 100원짜리로 그리고 결국엔 만원짜리로 다시 바꿔 달라는 겁니다.

이 무슨 아무개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은행원인 여균동 감독은 반복되는 아줌마의 요구에 짜증을 팍팍 내기 시작합니다. 이 명장면은 그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다 기억하실 겁니다. 아마 반복되는 은행원의 따분한 삶을 표현하려는 것이었을 겁니다.

‘돈을 바꾼다는 것’ 그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사실 돈을 바꿔주는 사람에게는 솔직히 짜증나는 일입니다. 물론, 은행에서는 의당 돈을 바꿔 주어야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너무 자주 귀찮게 한다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또한 여러분들도 종종 경험을 하셨을 건데, 잔돈을 바꾸기 위해 근처 가게에 들르면 가게 주인아저씨가 상당히 귀찮아 합니다. 그래서 별 필요도 없이 껌 하나씩 사고 그러죠.

그럼 돈을 바꾸어 준다는 게 왜 짜증나고, 왜 귀찮을 까요?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모든 것이 상품입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것처럼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으므로, 상품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금융을 이해하실 때 우선 염두에 두셔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돈도 상품’이라는 겁니다. 돈이야 말로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상품인 거죠. 따라서 천원짜리 지폐를 백 원짜리로 바꾼다는 건 ‘백원짜리 10개’라는 상품을 천원을 주고 산다는 행위로 볼 수 있죠.

그런데 이 상품을 파는 사람에게 남는 게 하나도 없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보통 상품이라면 980원에 물건을 떼다 천원에 팔고 다문 20원 정도라도 남기는 게 당연지사인데, 이 돈이란 걸 바꿔 줄때는 한푼도 남지 않으니, 누군들 짜증이 안 나고 누군들 귀찮지 않겠습니까!

그나마 사람들이 마음씨가 좋아서 현금 박치기인 `돈을 바꾸는 행위`에서는 짜증만 좀 내고 바꿔 주니 다행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돈을 바꾸는 게 아니라, `빌릴 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돈이 상품이라면 돈을 빌리는 사람은 `돈`이라는 상품을 사려는 사람이고, 돈을 빌려 주는 사람은 `돈`이라는 상품을 팔려는 사람이죠. 그럼 보통 상품 매매 거래와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한 사람이 돈을 빌려 주려는 사람에게 ‘마진(Margin)’을 남겨 주어야 하겠죠. 그래야 거래가 되며, 돈 장사를 하려는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여기서 금융에서 중요한 ‘이자(利子)’=`금리(金利)`라는 개념이 생긴 겁니다.

모름지기 금융거래를 전문적으로 하며 먹고 사는 금융기관은 기본적으로 이자가 생기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죠. 이자라는 마진이 생겨야 장사를 하지 않겠습니까? 이는 바꾸어 말하면 `금융기관은 돈을 그냥 두지 않고 항상 이자가 생기는 쪽으로 돈을 돌리게 된다`는 거죠. 즉, 돈은 이자 때문에 돌고 또한 돈이 돌기 때문에 이자가 붙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돈은 계속 돈다는 뜻`에서 ‘금융(金融)’이란 말도 생기지 않았나 봅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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