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커플… 은행은 대체빵! 증권사는 자전거래!

입력 2002-02-02 22:38 수정 2002-02-02 22:38
"어머 총무부 경애씨랑 영업부 정석씨랑 결혼한데…"


"넌 몰랐어… 걔들 벌써부터 사내커플이라고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청춘 남녀가 눈이 맞아(?) 사귀다가 결혼도 하게 되고… 뭐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학교 다닐 때는 이렇게 같은 학교에서 눈이 맞아 사귀게 되면 캠퍼스 커플(Campus Couple)이라 해서 `CC`라고 부르곤 했죠. 그럼 사내커플은 뭐라고 부를까요? 사내커플은 컴퍼니 커플(Company Couple)이니 이 역시 `CC`가 되겠네요…




일반 직장에서는 이를 그냥 사내커플이라고 하는 지 아님 `CC`라고 하는 지 어떤지 잘 모르겠군요. 하지만 제가 예전에 근무하던 종금사나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이러한 사내커플을 별도로 칭하는 용어가 있죠.




물론, 같은 은행내에서 사귈 때는 주위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 때문에 이를 눈치 채는 사람이 별로 없죠. 하지만 결국 결혼 발표를 무슨 폭탄선언 하듯 하게 됩니다. 그럴 때 은행이나 종금사 등의 금융기관 직원들은 사내커플이란 말 대신 `대체빵`이란 표현을 쓴답니다.




"어머 걔네들 그럼 대체빵 되는 거네…" 뭐 이런 식이죠.




대체빵이 무슨 뜻이냐구요?




거래가 일어나긴 나는데 같은 은행내에서 일어나게 되는 것을 `대체거래` 라고 하고 이러한 거래전표에 쾅하고 도장을 찍는 것이 대체빵이죠.




예를 들어 설명해 보죠. 은행에 손님이 와서 통장 두개를 꺼냅니다.




"이 월급통장에 있는 돈을 찾아서 이쪽 정기적금 통장으로 넣어 주세요."




그럼 은행에서는 굳이 월급통장에서 현금이나 수표을 찾아 정기적금에 다시 입금할 필요가 없겠죠. 그냥 월급통장 잔액을 줄이고 정기적금 잔액을 늘이면 되는 거죠. 다시 말해 귀찮게 현금을 넣었다 뺐다 하는 식으로 두번 거래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이렇듯 실제 현금거래는 일어나지 않는 걸 `대체거래`라고 하죠. 어차피 같은 은행에서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아마 이런데서 은행 등의 금융기관내 커플을 대체빵이라고 부른 듯 싶습니다. 사실 사내커플이라는 게 결혼식을 한다고 해서 신랑측에 한번, 신부측에 한번 두번 식장을 갈 필요가 없죠. 한 식장에 가서 축하해주면 되는 거죠. 그러니 `대체거래`한 셈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금융기관에 다니시는 분들은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이 사내커플이란 말 대신 대체빵이란 표현을 알고 계시겠죠.




그런데 제가 다니던 종금사가 IMF의 여파로 인해 증권사와 합병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몇 개월 정도 증권사에서 다닌 적이 있죠. 그런데 증권사는 일반 금융기관하고 약간 다르더군요.




같은 증권사에서 눈이 맞아 사내 결혼을 한 선배에게




"어 그럼 대체빵이시네요?" 했더니,


"그게 뭔 소리야?" 하더군요.




그럼 증권사에선 대체빵 대신 무슨 표현을 쓸가요? 증권사에선 이러한 사내 커플을 보고 `자전거래`를 했다고 한답니다.




`자전거래`란 같은 증권사내에서 같은 종목을 같은 수량과 가격으로 거래하는 걸 말하죠. 이는 고객들로부터 같은 수량의 주식의 매수, 매도 주문을 동시에 받았을 때 하게 되는 거래랍니다.




보통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장부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주식을 팔았다가 같은 가격으로 살 때 일어나기도 하고, 그룹내 계열사끼리 지분을 주고 받을 때 사용되기도 하죠.




이러한 자전거래는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행하는 경우도 있어 주식 거래량의 급변동으로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는 이 자전거래를 행할 때는 반드시 증권거래소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증권사 뿐만 아니라 투신사에서도 자전거래라는 표현을 쓰는 데 예를 들어, 투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다른 금융기관에 내다 팔기 어려울 때 자기 회사내 다른 펀드로 파는 경우가 이에 해당되죠.




암튼, 같은 증권사내에서 거래가 일어났으니 증권사 사내커플을 `자전거래`라 해도 무방한 듯 싶습니다.




각 업종마다 업종의 특성상 그들 만이 사용하는 은어 들이 있게 마련이죠. 다른 업종에서는 사내커플을 뭐라하는지 갑자기 궁금해 지는 군요.




암튼, 같은 금융기관이라도 한쪽에서는 `대체빵` 이라 하고 한쪽에서는 `자전거래`라고 하는 걸 보면서 또 한번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하는 은행과 유가증권 중개업무를 하는 증권사는 많이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그럼 서로 다른 은행의 은행원끼리 만나서 결혼하면 뭐라 할까요?




정답은 `교환빵`이라고 하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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