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고요?!

입력 2001-09-28 14:55 수정 2001-09-28 14:55
예전에 TV광고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줌마 들이 모여서 주식투자와 다른 재테크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느 아줌마 한 분이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했죠. 분산투자가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예요. 그래서 저는 코스닥에도 투자를 한답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을 꺼내는 것입니다.




그 아줌마의 이야기가 끝나자 같이 모여 이야길 나누던 다른 아줌마들의 눈이 휘둥그레해 집니다.




"코…코스탁이 뭐예요?" 그리곤 멘트가 흘러 나오죠.




"허이! 힘내라! 아줌마"




이 광고는 아마 여러분 대부분이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한창 주가가 상승하던 때라 국민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때를 였고 무엇보다도 그때엔 코스닥이 큰 돈을 벌어주는 캘리포니아의 금광쯤으로 여겨졌던 때였죠. 이런 상황을 틈타 일반적으로 아줌마들이 재테크에 대한 정보가 어둡다는 선입견까지 가미되어 만들어진 절묘한 광고였죠.




하지만 이 광고에서 자신있게 분산투자를 주장한 아줌마의 논리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은 한 바구니에 담았는데 그 바구니가 땅에 떨어지면 계란이 왕창 다 깨지니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서 분산 투자를 하라는 의미죠. 그 말 자체는 정말 맞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재테크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해야 겠죠. 어느 한 곳에 `몰빵`을 지르는 것처럼 어리석은 재테크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왜 그래서 하필 ‘코스닥에도 투자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마치 그 광고에서 제가 받은 느낌은 `코스닥에 투자를 하면 안전한 분산투자가 될 뿐더러 많은 수익을 안겨 줄 수 있으니 그런 사실 좀 빨리 알고 어서 어서 코스닥에 투자하라` 하고 아줌마들을 계몽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코스닥이란 게 마냥 수익을 안겨 주는 시장도 아닐 뿐더러 안전성으로 따지면 일반 거래소에 비해 몇 배는 위험한 시장인거죠. 그래서 그 광고가 상업광고인지 공익광고인지는 잘 기억에 나지는 않지만, 주식투자에 대해 이야길 나누고 있는 아줌마 들에게 제대로 된 계몽을 하고 싶었다면 이렇게 이야기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란은 절대로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했죠. 그만큼 분산투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저는 일정 부분은 안전한 은행에 맡기고 있답니다. 적금두 하고요…" 라고 말이죠...




코스닥(KOSDAQ)!




정말 99년도에는 이 코스닥을 무조건 사기만 하면 따블은 문제없는 신천지의 금광으로 생각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 당시 주식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 누구라도 코스닥의 위험성에 대한 글을 게재를 하기만 하면 당장 그 아래 게재한 글을 반박하는 내용의 답신이 굴비를 엮듯이 줄줄이 엮였습니다. 마치 코스닥을 비아냥 거리는 사람은 이교도나 마녀 취급을 받았었죠.




사실 사람들은 코스닥의 폭등세에 취해서 그 시장이 일반 거래소 시장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거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망각하고 싶었던 거였죠. 하지만 2000년 초 280대를 오가던 코스닥의 주가지수는 현재 50선을 오락가락 하고 있죠. 무려 80%이상이 빠져버린 셈이죠.




그리고 코스닥 열기가 한창일때는 각종 언론매체로 부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우더니 이제는 각종 작전세력과 불법 금융거래의 온상 취급을 받고 있죠.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 집니다.




아직도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코스닥 시장은 거래소 시장보다 더 큰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죠.




하지만 항상 기회의 뒤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답니다. 물론, 이 위험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라면 코스닥 시장은 많은 투자수익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TV광고에서처럼 코스닥이 뭔지도 모르는 아줌마들을 현혹해서 투자를 부추길 만큼 만만한 시장은 아니란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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