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같이 금리가 바닥을 기는 상황에선 정말 저축을 할 맘이 안 생깁니다. 어디서 0.1%라도 금리를 더 주는 데는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아봐도 별로 신통한 게 없죠. 그래서 그런지 저축하는 걸 아예 포기하고 주머니 안에 든 돈을 마구 마구 써 버리는 사람들도 생기고 싼이자로 대출받아 자동차나 집을 사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 금리가 어디 까지 떨어질지… 무엇보다 퇴직금 받아 금융기관에 맡겨 놓고 그 이자로 살아 가시는 나이 드신 분들의 얼굴에 주름살만 늘어 납니다.




그래도 4~5% 주는 게 어디냐? 하고 말하실지 모르지만, 그 쥐꼬리만한 이자조차도 우리들이 다 받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눈치 빠르신 분은 "그래 세금을 떼야지"라고 하실 겁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세금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행히도 세금 외에도 우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이자를 누군가가 일부분 떼어 가 버립니다.




그럼 우리가 받을 이자에서 일부분을 떼어 가는 건 누굴까요?




그건 바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라는 녀석이죠.




예를 하나 들어 보죠. 은행에서 예금을 하면 연리 10%의 이자를 준다고 합시다. 이 말은 오늘 10,000원을 예금하면 1년 후 11,000원의 현금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죠. 만약에 오늘과 1년 후의 돈의 가치가 똑같다면 정확히 10%만큼 돈을 번 것이 됩니다. 이를 다시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보면, 오늘 예금을 하지 않고 한 봉지에 100원짜리 과자를 100봉지를 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예금을 해서 정확히 1년 후에 100원짜리 과자를 110봉지 살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그러데 말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시간이 지나면 어떠한 원인에서든 물가는 변하게 마련입니다. 물가란 물건의 가격을 말하죠. 그리고 이 물건의 가격은 우리의 경험상 시간이 지나면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하죠.




이렇게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율이 연간 6%였다고 가정해 보죠. 그럼 1년 후의 과자가격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한 봉지에 100원짜리가 106원으로 올라 버리게 되는 거죠.




자 여기서 위의 예를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1년 후 은행으로부터 이자 10%까지 다 받아 11,000원을 손에 쥐게 되지만, 정작 살 수 있는 과자는 103.8 봉지(11,000원÷106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즉, 같은 돈으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가치는 100봉지에서 110봉지를 살 수 있어 10%만큼 늘어난 게 아니라, 103.8봉지 만큼 살 수 있으므로 3.8%밖에 늘어 나지 않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은행에서 1년 후에 준다고 했던 10%라는 이자를 `명목이자율`이라고 하며, 인플레이션율 6%까지 고려해서 실제로 받는 이자율인 3.8%를 `실질이자율`이라고 합니다.




이제 은행에서 준다고 한 이자율을 여러분이 고스란히 다 받을 수 없다는 걸 명확히 이해하셨을 겁니다. 이 인플레이션이란 녀석이 여러분이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명목이자율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가 버리고 여러분은 그 보다 적은 실질이자율을 받게 되는 거죠. 억울하시죠.




여러분은 간혹 TV나 신문지상에서 "현재 금리가 너무 떨어져 세금 떼고 물가상승율까지 감안하면 제로 금리라 돈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 셨을 겁니다. 사실 최근 들어 금리가 너무 떨어져 예금을 해 봤자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별 소득이 안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저축을 할 의욕을 잃게 되는 거죠.




아무튼 여러분이 금융상품을 고르실 때 물가라는 어쩔 수 없는 외부의 상황 때문에 여러분의 이자는 어디론가 모르게 새어 나간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세요. 그에 덧붙여 물가가 너무 오르거나 금리가 너무 낮으면 실제로 사람들이 먹게 되는 이자 부분이 줄어 들기 때문에 저축률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경제에서 돈이란 인체의 피와 같다고 했습니다. 은행으로 돈이 많이 들어와야 이 돈이 다시 산업을 발전 시키는 곳으로 나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 물가상승이란 녀석이 그 흐름을 막는 주범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도한 물가상승은 무서운 것이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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