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서 없이 카드에 대해서 한 마디 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카드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신용카드」이고, 나머지 하나는 「현금카드」입니다. 물론, 현금카드의 정확한 이름은 「직불카드」지만, 일반적으로 현금카드라고 하죠. 암 튼, 이 두 가지 종류의 카드를 우리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제가 대학 1학년일 때 저의 학교 구내에 서울은행이 출장소 형태로 들어 와 있었습니다. 해서, 그 은행에 통장을 하나 만들어 놓고, 매월 초 집에서 돈이 올라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 당시는 매월 초 10만원이 올라 왔는데, 여기서 5만원 정도를 떼어 기숙사비로 내고 나머지는 조금씩 현금카드로 자동입출금기에서 출금을 해서 술도 먹고, 밥도 먹고 하며 살았죠. 그러다 월말이 가까워 지면 통장에 돈이 떨어 지게 됩니다. 그럼 당연히 현금카드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죠. 따라서 다시 돈이 올라오는 다음달 초를 학수고대하면서 몇 일을 버티곤 했죠. 그 후 2,3학년이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 당시엔 그렇게 적은 돈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졸업을 하게 되고 취직을 하면서 처음으로 신용카드란 걸 만들게 되었죠. 처음엔 정말 신기하더라 구요. 내 통장에 돈이 한푼도 없더라도 술집에서 결재가 되고, 현금 서비스도 가능하고… 어떤 때는 술값 계산을 위해 신용카드를 내고 나서, 혹시 승인이 안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고 조마조마하면서 카드 승인기의 신호가 빨리 떨어지길 기다렸던 기억도 나는군요. 그러나, 이렇게 신기하고 요긴하던 신용카드도 결재일이 돌아오면 참 괴롭더라 구요. 가난한 고학생에서 막 벗어난 신입사원이었던 저에게 신용카드는 정말 좋은 도구였던 동시에 괴로움을 안겨 주는 야누스 같은 존재 였죠.




대학 때 저의 소비행태와 졸업 후 신입사원이 된 저의 소비행태는 이렇게 달라졌던 겁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생활비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월급을 통장에 채워 넣어야 그 다음 현금을 뽑아 쓸 수 있게 해 줬던 카드는 우리가 흔히들 현금카드(직불카드)라고 하는 Debit Card입니다.


그리고 돈이 없더라도 마구 마구 돈을 쓸 수 있지만, 결재일엔 어김없이 청구서를 들이 미는 카드가 신용카드라고 하는 Credit Card입니다.




자 그럼 다시 한번 정리해 보죠. 현금카드(Debit Card)는 들어온 돈을 근거로 해서 원하는 액수만큼 사용할 수 있는 카드죠. 반대로 신용카드(Credit Card)는 빠져 나가는 돈의 액수를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채워 넣는 카드입니다. 즉, Debit는 `돈이 들어오는`, Credit는 `돈이 빠져 나가는` 식의 방향성이 있음을 감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Debit Card는 은행 통장의 내 돈을 쓰는 카드이며, Credit Card는 결재일이 되면 갚아야 할 남(신용카드사)의 돈을 미리 쓰는 카드입니다.




즉, "Debit는 나의 것", "Credit는 남의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Debit → (돈이) 들어 오는 / 나의 것


Credit → (돈이) 빠져 나가는 / 남의 것




자! 여기서 Debit과 Credit의 사전적 의미를 함 살펴 볼까요?




Debit [debit] : 명사. 【簿記】차변(借邊), 장부의 왼쪽 부분, 차변 항목


Credit [kredit] : 명사. 1. 신용, 신뢰 2.【簿記】대변(貸邊), 장부의 오른쪽 부분, 대변 항목




현금카드니 신용카드니 하는 말을 하다가 느닷없이 왠 회계의 차변, 대변 타령이냐 구요? 예, 이참에 회계의 차, 대변을 설명하려고 하는 거죠.




현금카드(Debit Card)가 현금이 통장에 들어 와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뭔가 돈이 될만한 것이 나에게 들어 오는 걸 회계에서는 Debit라 하고 우리나라의 고매하신 회계학 하시는 분은 이를 이라고 어렵게 부르는 거죠. 또한 을 "나의 것"으로 해석해도 됩니다.




반대로 신용카드(Credit Card)는 쓸 때마다 빠져 나가는 금액을 기록해 두었다가, 카드 결재일 날 청구를 해서 자신이 쓴 만큼 돈을 채워 넣어야 하는 거죠. 이렇게 나로부터 빠져 나가는 걸 회계에서는 Credit라 하고 역시 이라고 어렵게 부르는 겁니다. 또한 을 "남의 것"이라 해석해도 됩니다.




그리고 회계에서는 장부를 반으로 나누어 이 의 내용과 금액을 에 적고, {대변(Credit)}의 내용과 금액은 {오른쪽}에 적는 것으로 약속한 겁니다. (이유는 묻지마세요. 그렇게 약속했을 뿐이니까…)




그 동안 차변, 대변, 막 헷갈렸죠. 어렵게 생각 마세요. 차변은 Debit이니 들어온 거고 왼쪽에 기록한다는 것, 대변은 Credit이니 나간 거라 생각하면 되고, 오른쪽에 기록한다는 것.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뭐 차변, 대변이란 말 자체가 어렵다고요. 그건 어쩌겠습니까. 원래 회계용어를 번역할 때 학자님들께서 어려운 말을 사용한 걸… 참아 야죠.




추신 : [수표와 어음]은 다음에 계속 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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