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다시 사줍니다. RP니깐...

오늘은 RP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리 자주 듣는 단어는 아니지만, 경제신문에서 종종 금융권들이 단기유동성 부족에 시달려서 한국은행이 RP를 매입하는 형태로 금융기관 들의 단기 부족자금을 메워 줬다는 등의 기사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RP는 나 같은 서민들 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어려운 금융정책과 관계되는 뭐 그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RP란 게 또한 개인 제테크용 단기금융상품으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단 말입니다.

그럼 이 RP란 게 도대체 뭐길래 한국은행의 단기유동성 조절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우리들 같은 서민들의 재테크 상품으로도 취급되는 것인지 궁금하실 겝니다..

먼저 용어부터 풀이해 보면 RP(Repurchase agreements)란 우리말로 『환매조건부채권』이라고 부른답니다. 영어를 자세히 뜯어 보면 “다시 구매하는 (Repurchase)”, “계약서 또는 협약서(Agreements)” 정도로 풀어 볼 수 있겠죠.

즉, 무슨 채권이든 파는 쪽에서 사는 쪽에게 정해진 기간이 되면 반드시 일정한 가격으로 되 사겠다는 약속을 하고 매매를 하면 그게 RP가 되는 것입니다. 즉, RP라는 채권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되 사겠다는 조건만 걸려 있는 채권이라면 그게 모두 RP가 되는 셈입니다.

그럼 왜 이러한 조건을 걸고 채권을 매매할까요?

저의 개인적인 소견을 말씀 드리자면, 가장 큰 이유는 주로 장기로 발행되는 채권에 환금성을 더해 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장기 채권을 한번 사면 돈이 묶이게 되겠죠. 그래서 살까 말까 망설여 지게 됩니다. 그런데 파는 쪽에서 정해진 기간에 되 사준다면 장기 채권을 단기로 운용할 수도 있고 또한 단기간 내에 돈으로 바꿀 수도 있으니까 환금성이 캡이죠.

이 RP의 거래는 원래 1918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 Federal Reserve Board)에서 은행인수어음(BA : Banker`s Acceptance) – 이거 설명 들으면 재미있슴다.. 다음엔 이 BA란 거 설명 드릴께요 – 을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딜러들에게 BA를 매입할 자금을 환매조건부로 지원하면서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여하튼 실제 금융시장에서 RP는 앞서 말했듯이 환매조건이 있는 채권이란 특성으로 인해 몇 가지 수단으로 이용되어 집니다.

첫번째로 한국은행이 시중 자금의 유동성 조절을 위한 통화관리 수단으로 사용되죠.

예를 들어 시중에 자금이 많이 나돌아 다니면, 한국은행은 RP를 시중 은행에 팝니다. 그러면 은행에서는 이것을 사기 위해 한국은행에 돈을 지불하게 되고 시중에는 그만큼 자금이 줄어 들게 되죠. 반대로 시중에 자금이 부족해 지면 시중은행에 팔아 버린 RP를 되삽니다. 그러면 은행은 이를 팔고 돈을 받겠죠. 즉, 그만큼 시중에 자금이 풀리게 되는 거죠.

두 번째로는 은행이나 증권사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사용됩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그 채권의 고유한 만기와 관계없이 일반 고객들의 입맛에 맞게 되 사준다는 환매 조건을 붙입니다. 대부분 단기로 기간을 정해 되 사준다는 조건을 붙이죠. 결과적으로 고객은 그 금융기관으로부터 긴 만기의 채권을 산 게 아니라 단기 금융상품에 가입한 거와 마찬가지가 되겠죠.

따라서 은행의 CD나 종금사 및 일부 증권사의 CMA와 같이 단기금융상품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다소 전문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이 RP거래란 것이 대출을 해 주기 위한 담보의 개념으로 쓰인다는 겁니다.

제가 종금사에서 국제팀에 잠시 있을 때 RP(Repurchase agreements)를 “레뽀(Repo)”라 하여 외국금융기관과의 “채권 담보 금전대차거래”로 흔히들 취급했답니다.

실제로 증권거래법에서는 RP의 법적성격을 유가증권의 매매로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82년 9월 Lombard-Wall, Inc.라는 회사의 파산신청과 관련하여 연방법원이 이 회사의 RP거래 중 한 건에 대해 담보부차입(secured loan)으로 판결한 적도 있습니다.(자료 인용 –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 한국은행)

즉, 외국금융기관에 환매조건부채권 인 RP를 판매함으로써 언젠가는 되 사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게 되는 거죠. 즉, 이 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리는 셈이 되는 거죠.

자 그럼 이즈음에서 저의 설명을 끝내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아래 기사를 읽으시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韓銀 단기자금 공급 `이달 중순까지 계속`

한국은행은 금리 안정을 위해 적어도 이 달 중순까지는 금융권에 단기유동성을 계속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준 마감일인 7일 은행권의 지준 부족액이 2조5천억원에 달했지만 하루짜리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형태로 부족액을 메워줬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이 보유 국공채를 담보로 발행한 RP를 한은이 사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지난 4일까지 지준이 남아돌았지만 연휴(5,6일)동안 현금 인출이 많아 부족상태가 됐다.

한은은 또 만기도래 되는 통화안정증권도 일부를 상환해 주고 있다.

– 한국경제신문 2001년 5월 8일자 –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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