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인터넷 금융포털이 넘어야만 할 산

안녕하십니까? 그 동안 금융에 대해 많은 이야길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인터넷이 일반화 된 세상에서 온라인 금융에 대해서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 같아서 이렇게 다시 펜(?)을 들게 되었답니다.

20세기 후반부터 금융업계는 정보통신영역과 결합하면서 상당한 발전을 하게 되었죠.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예금을 하기위해 은행에 가면, 창구에 앉은 텔러 누나들이 볼펜으로 “500원” 이렇게 쓰고, 조그마한 도장을 쾅 찍어 주던 게 생각납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들 전산으로 입출금 내역이 찍혀 나올 뿐만 아니라, 아예 통장을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현금 카드로만 입출금을 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송금에도 펌뱅킹, PC뱅킹 등이 등장한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그리고 `99년부터 인터넷이 은행업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죠. 얼마 전 한경 기사를 보니 국내 인터넷 뱅킹 이용자수가 2년여만에 5백만 명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눈에 띄더라 구요. 뿐만 아니라 은행업무의 3건 중 1건만이 창구 직원을 통해 처리되고 나머지는 ATM이나 인터넷, 전화 등을 이용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과 비교해 보면 가히 혁명적인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러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금융이 접목하면서 우리 주위에 생겨난 또 하나의 금융형태가 있는데 말이죠. 그게 바로 『금융포털』이라는 겁니다.

현재 막 물이 오르고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 기존의 금융거래에 대항하여 새로운 금융상품 거래를 이 땅에 뿌리내려 보겠다는 역사적 사명(?) 을 띄고 이 땅에 태어 났죠.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금융포털이 뭔지 알쏭달쏭하신 분들도 있을 듯 싶군요. 쉽게 말해서 팍스넷 같은 거죠. 물론, 팍스넷은 증권쪽을 너무 많이 다루지만요…

원래 금융이라 하면 은행, 증권, 보험, 신용카드 (이를 4대 금융이라 합니다.)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죠. 그래서 이러한 “금융의 동향이나 상품거래 그리고 재테크 방법 등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금융 포털”이 아니겠느냐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개념 정의를 한 것이 없으므로, 그냥 제 생각을 말했슴다.

물론, 현재 금융기관 홈페이지에서도 자기회사나 자기네 상품을 소개, 홍보하고 그곳에서 직접 거래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금융포털이라고 할 수는 없죠. 그건 각 금융기관의 마케팅 채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름지기 금융포털 이라 함은 대부분의 금융영역을 다 다루어야 하지 않을 까요?… 그 것도 특정 금융기관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위치에서…

미국에는 Quicken.com 이나 SmartMoney.com 등과 같은 금융포털이 유명하죠.

특히, Quicken.com은 개인재무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전 미국인과 미국의 금융기관 들의 금융습관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답니다. 또한 SmartMoney.com도 그 화려한 솔루션(미국 증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증시지도/ 종목별 주가추이 및 경쟁사 분석 툴 등)으로 네티즌을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물론, 금융포털이 있죠. 벤처기업 쪽으론 MoneyOk나 Bankcheck, 팍스넷 등이 있죠. 그리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금융포털로는 SK의 FinanceOk, 삼성계열의 Wealthia 그리고 언론사 쪽에서는 한경닷컴 금융채널, 동아닷컴 머니&비즈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무수한 금융포털이 있으나 지면 관계상 모두 언급 못해드림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들 금융포털이 이 땅에 새로운 금융상품 거래를 뿌리내려 보겠다는 역사적 사명(?)을 띄고 태어 났다고 했는데, 그 새로운 금융상품 거래란 게 무엇일까요? 도대체 뭔데 제가 역사적 사명까지 운운하면서 거창하게 말씀 드렸겠습니까?

예를 들어, 여러분이 식료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당연히 시장이나 슈퍼마켓, 할인점, 백화점 등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유통기관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은 라면을 사기위해선 라면 공장에 계란을 사기위해선 양계장에 생선을 사기위해선 어촌까지 가야 될 겁니다. 라면만 해도 그렇죠. 신라면을 사려면 농심 공장으로, 삼양라면을 사려면 삼양라면 공장까지 가야 되죠.

웬 식료품 타령이냐고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식료품을 사기 위해서 시장에 가고 그 곳에서 여러 가지의 물품을 비교해가면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 수준의 물품을 구입합니다. 즉, 식료품 등의 생필품은 제조를 하는 곳과 이를 유통시켜 판매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는 시스템에 우리는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상품은 어떻습니까?

예금상품을 사려면 은행으로, 수익증권을 사려면 증권사로… 뿐만 아니라 은행도 “○○은행”으로 가면 “○○은행”의 상품밖에 살 수가 없죠. 이런 상황에서 자신에게 맞는 최상의 상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금융기관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금융상품을 생산해서 유통시켜 판매하는 역할을 계속 해왔죠.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고요.

어느 누구도 생필품을 각각의 공장에 가서 사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금융상품은 반드시 그 상품을 만드는 금융기관에 가서 사는 걸 당연하게 여기 거든요.

물론, 보험은 보험설계사가 있고, 신용카드는 굳이 카드사에 갈 필요가 없다고 들 하지만 어느 보험사 보험상품이 좋고 어느 카드사 카드상품이 좋은지를 한곳에서 비교해 볼 순 없잖습니까!

그래서 금융포털이 생겨 났지요. 이들 금융포털 들은 금융기관의 업무영역 규제가 사라지고, 인터넷이라는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고 또한 일반인들도 이제는 합리적인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러한 금융상품을 비교 분석하여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제공 및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고 판단한 거죠.

그럼 구체적으로 이들 금융포털이 하고자 하는 일 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금융포털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충 이런 겁니다.

최근의 인터넷 환경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계좌를 개인의 허락 하에 통합하여 보여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좌통합시스템(Account Aggregation System)이라고 하죠.

즉, 제가 신한은행, 한빛은행, 주택은행의 통장을 가지고 있고, 동원증권, LG증권에 계좌가 있고, LG카드,외환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처음에 약관에 동의하고 이들 계좌를 모두 등록시켜 놓으면 다음 부터는 비밀번호와 패스워드를 한번만 입력하면 이들 계좌 내용을 한꺼번에 다 조회 할 수도 있고, 자금이체도 가능한 시스템인 거죠.

뭐 그런 게 있었냐구? 벌써 인터넷 업계에서는 작년 중순부터 이슈가 되었답니다. 물론, 보안, 인증 등 몇 가지 풀어야 할 문제는 있지만… 차차 해결되어 갈 것으로 봅니다.

그럼 금융포털은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여 서비스를 합니다. 그럼 고객들은 그 서비스를 이용하여 계좌도 조회하고 송금도 하고… 이러한 DATA가 금융포털의 서버에 쌓이겠죠. (물론, 여기에서는 계좌통합시스템이 웹 서버 방식이냐 클라이언트 방식이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고, 그러한 DATA를 금융포털이 보관할 수 있느냐 하는 법적 문제가 있지만 이러한 복잡한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겠슴다.)

금융포털은 고객들의 정보와 이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토대로 그들의 재테크 투자행태를 파악하고 분석합니다. 그런 다음 고객들에게 재테크에 대한 전문가 상담을 해 주게 되죠. 물론, 해당 기관에서 다년간 재무상담을 해온 전문가들을 섭외하면 더 좋겠죠. 그런 다음 그 결과를 가지고 고객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도록 하여 판매를 합니다.

다시 말해 금융기관은 금융상품의 제조(상품을 기획하고 자산을 운용하는 것)에 전념하고, 이를 유통시켜 판매를 하는 것은 금융포털이 하겠다는 거죠.

기존의 일반 고객들이 직접 금융상품을 비교 분석하여 구매하기 힘든 지금의 구조에서 금융포털은 이를 비교 분석하고 고객들에게 적절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해 주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 상품 구입 역시 각 금융기관에 갈 필요 없이 금융포털 내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야 말로 새로운 금융거래 행태를 뿌리내리겠다는 역사적 사명(?)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 동안 예금 이자율 조차 비교하기를 꺼려했던 은행들에게는 간담이 서늘한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동안 예금을 해놓고도 자신이 받고 있는 이자가 다른 은행 이자보다 나은지 어떤지 몰랐던 일반 서민들에게는 하나의 서광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금융기관은 금융상품을 생산하고 금융포털이 이를 판매한다. 제조와 유통이 구분되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열심히 만들고 금융포털은 더욱 더 잘 팔기위해 여러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즉, 금융포털을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백화점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중의 백화점도 여러 이벤트를 실시하잖아요. 이게 다 소비자의 지위가 신장되는 초석이 되겠죠.

이를 다시 정리해보죠.

① 계좌통합시스템(Account Aggregation System)을 이용하여 개인재무관리(PFM; Personal Financial Management)를 한다.

② 이를 통해 고객의 금융거래DB를 축적하여 고객의 금융자산 운용 성향을 분석한다.

③ 전문가 들을 섭외하여 개인에게 맞는 재테크 상담을 해준다

④ 그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고객인 원하는 구체적인 금융상품을 제시해준다

⑤ 금융기관과 연계하여 해당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판매수수료(유통마진)를 받는다.

이론적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금융포털 들이 요즈음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도 못 벌고 앞길도 막막하다는 군요.

d까요?

그 이유는 아래의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상 자신의 금융자산 내역을 공개하기를 꺼려한다는 겁니다요.

금융포털이 역사적 사명(?)을 이루기 위한 첫 단계가 고객들의 금융거래내역을 DATA로 축적하는 것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들은 자신의 금융거래내역이 금융기관도 아닌 포털들이 훤히 알고 있다는데 대해 상당히 거부감을 느낄 것입니다. 현재 금융기관인 증권사의 계좌 내역을 분석해봐도 차명계좌가 수두룩하다고들 하는데 말이죠. 우선 저의 입장에서도 금융포털의 계좌통합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꺼려질 것 같군요. 혹시 내 금융자산 정보가 도용되면 어쩌나 하고요…

둘째, 금융포털이 우여곡절 끝에 고객의 금융자산 정보를 DATA로 축적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적절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재테크 상담을 해주는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겁니다.

요즘 일반서민들도 다양한 소스를 통해 상당한 양의 재테크 정보를 입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왠만한 아마추어 상담가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없겠죠. 그러면 이름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데, 이들은 대부분 직접 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거나, 대형 금융기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섭외하여 재테크 상담을 실시하려면 금융기관에 비해 금융포털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이들에게 지불해야 되겠죠.

셋째, 금융포털이 금융상품을 유통시켜 판매할 때의 유통마진(중개 수수료)이 제조업체의 유통마진에에 비해 적다는 거죠.

고객 금융자산의 DATA축적과 이를 통한 전문가의 분석으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재테크 상담이 성공적으로 실시된다고 가정해보죠. 그리고 그에 따른 금융상품 소개로 구매가 일어났다고 하죠.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금융기관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그 금융상품의 마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례로 은행이 인터넷으로 담보 대출을 중개해주면 보통 0.2% 정도의 수수료를 인터넷 사이트에 준다고 합니다. 즉, 1억 짜리 대출을 중개해 주면 대략 20만원의 수수료가 남습니다. 이것으로 금융포털은 자체 경비뿐만 아니라 계좌통합시스템 개발 업체 및 전문 재테크 상담가와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거죠.

즉, 과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수지가 맞을 지 하는 근원적인 문제에 봉착하는 겁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우리 주변의 여러 생활 패턴이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중전화를 이용해 본게 언제였는지 가물 가물하게 된 것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영화관 예매 및 상품구매도 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인터넷뱅킹도 많이 이용하고 있죠.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금융상품을 합리적으로 비교 , 검색해서 구매할 수 있는 금융포털의 등장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금융기관의 견제도 만만치 않고요.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선 어떤 경우든 금융포털이나 금융기관 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 보다 나은 환경과 서비스에서 금융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죠.

아무튼 저 개인적으로는 금융포털의 건승을 비는 바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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