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은행은 두 가지 주머니를 차고 있어요?!

은행은 두 가지 주머니를 차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맡기는 돈의 성격에 따라 두 가지 주머니에 넣어 두죠.

무슨 소리냐 구요? 혹시, 은행이 이중장부나 딴 살림이라도 차리고 있냐 구요?

아! 그런 소린 아닙니다. 은행은 내부적으로 은행 고유계정과 신탁계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은행에는 고유계정 주머니와 신탁계정 주머니라는 두개의 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고유계정 주머니는 고객이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등 저축상품에 가입해서 들어 온 돈을 넣어 두는 곳입니다. 그리고 신탁계정 주머니는 고객이 가계금전신탁, 단위형 금전신탁 등 신탁상품을 가입해서 들어 온 돈을 넣어 두는 곳이죠. 물론, 어느 주머니에 돈을 넣을 지는 고객이 결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은행은 어느 쪽이든 그 주머니에 들어간 돈에 대한 대가를 고객에게 지불해야 하는 거고요.

은행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 역시 주머니에 따라 두 가집니다. 즉, 고유계정 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금리에 따른 ‘이자’가 되는 거고, 신탁계정 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수익률에 따른 ‘운용수익’이 되는 거죠.

이 두 주머니에 들어 온 돈으로 뭘 해서 대가를 지급할 까요?

은행은 고유계정 주머니에서 돈을 빼서 이를 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을 해 줍니다. 물론,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에 예대마진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예금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죠. 여기서 채무자는 대출 받는 기업이나 개인이고, 채권자는 은행이죠. 즉, 돈을 떼이더라도 순전히 은행의 책임입니다. 고유계정 주머니에 돈을 넣는 고객은 그 돈을 은행이 어디에 빌려 주던 직접적인 연관은 없죠. 최초에 주겠다는 금리만 맞춰 원금하고 같이 받아 가면 그만 입니다.

하지만, 신탁계정 주머니에 들어 간 돈은 은행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이 아니죠. 이 돈은 고객이 은행에게 일정한 수수료(신탁보수)를 줄 테니 대신 잘 투자해서 돈을 불려 달라는 의미에서 믿고 맡긴 돈이니 까요. 그래서 은행은 최선을 다해 채권도 사고, 주식도 사고, CP도 사고 해서 처음 맞춰 주기로 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투자라는 게 전문가라 해서 무조건 따는 건 아니죠. 그래서 주식장이 폭락하거나, 기껏 투자한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망하면, 수익률은커녕 원금도 못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은행은 대신 투자를 해 주었기 때문에 편법으로 투자하지 않은 이상 그 투자에 대한 수익이나, 손실은 다 고객의 몫입니다.

신탁상품은 그래서 저축상품과 다른 눈으로 바라 봐야 합니다.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가입해서는 안 되는 거죠. 항상 투자가 잘못되면 애초의 수익률보다 적게 받을 수도 있고, 아예 원금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윳돈을 가지신 분이라면 직접 투자인 주식을 하는 거 보단 신탁계정 주머니에 돈을 넣는 게 안전 할 지 모르겠지만, 정말 필요한 돈이라면 이자가 좀 낮더라도 안전한 은행의 저축계정 주머니에 돈을 넣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안전한’ 은행 말이죠…

추신 : 다음엔 신탁상품과 관련하여 증권사와 투신사 이야길 좀 해 보겠습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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