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를 사려면...

입력 2000-11-22 09:36 수정 2000-11-22 09:36
저의 글을 꾸준히 읽어 주시는 독자 한 분이 어느날 메일을 보내와 CB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뭘 쓸까 하는 고민 없이 바로 CB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슴다.




전환사채, 영어로는 Convertible Bond(CB)라고 하는 건 채권투자와 주식투자의 재미를 둘 다 맛 볼 수 있는 상품임다. 여러분 “신장개업”이라는 영화를 보셨듯이, 무릇 사람들이란 짬뽕을 시키면 짱께가 먹고 싶고 또 짱께를 시키면 짬뽕이 먹고 싶은 게 당연지사인 듯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도 짬뽕과 짱께의 아슬아슬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셨던 분들이 꽤 있으시겠죠. 재테크도 마찬가지죠. 주식을 하자니 주가가 떨어지면 깡통 찰 가봐 겁나고, 채권에 투자하자니, 주가 오르면 남들 돈 먹는데 자기는 정해진 이자만 꼬박 꼬박 받는다는 게 억울하고… 그래서 이러한 투자자의 심리를 자알 파악해서 만들어진 게 이 CB라는 겁니다요.




원리는 간단하죠. 발행회사가 발행한 CB를 사서 보유하고 있으면, 채권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금리대로 이자를 받고 또 만기가 되면 마지막 이자와 함께 원금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조건이 붙어 있죠.. 일정한 시기가 되면 이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발행회사에 가서 “이거 당신회사 주식으로 바꿔 주슈” 하면, 발행회사는 두말없이 그 채권을 자기회사의 주식으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바꿔 줄 때 그 주식을 얼마짜리로 계산해서 줄지는 처음 CB를 발행할 때 명시해 주어야 함다. 이게 바로 전환가격 이죠.




자 그럼 이 CB를 매수하는 사람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먼저, 발행회사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더라도, 향후 이 회사의 주가가 상당히 많이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그 회사의 주식을 사서 마음 조리는 것보다 CB를 사놓는 게 좋은 거겠죠.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정시점 전까지는 채권과 같아서 꾸준히 이자를 받다가 일정시점이 되어 정말 주가가 올랐다면(전환가격보다 더 많이 올라야 겠죠) 그 때 주식으로 바꾸어 이를 시장에 팔면 돈 버는 겁니다. 그리고 일정시점 이후에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지 않았더라도, 일반 주식을 사놓은 사람은 손해를 보고 팔든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마음 졸이든지 해야 겠지만, CB 사놓은 사람은 그냥 전환 안하고 마음 편히 CB이자나 받아 먹으면 되겠죠.


또 CB라는 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이후는 상당기간 동안 전환이 가능하니까(물론 CB만기 전까지) 맘 편히 이자 받아 먹다가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그때 전환해서 시세차익 얻으면 됩니다요.




참 좋죠…




그런데 말입니다. 발행회사가 이렇게 좋은 CB에 대해서도 자기가 보통 발행하는 회사채(Straight Bond ; SB)와 똑 같은 이자를 준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하지만 아니올시다 입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죠.. 모든 재테크의 기본원칙이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CB의 금리는 일반 회사채 보다 좀 낮습니다. 전환할 수 있는 특전 만큼 금리를 적게 주는 거죠. 그럼 얼마냐 구요? 그건 회사에 따라, 그리고 발행시점의 주식시장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죠. 지금 같은 장에선 아무리 CB가 안전하다 해도 손이 잘 안가겠죠. 내일 모레 기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또 주식시장도 언제 정상화 될지 모르니… 그럼 자연히 돈 필요한 기업이 CB발행하려면 금릴 조금이라도 더 줘야 하지 않을 까요.


또한 CB에는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율이 있슴다. 이자를 주기는 주되, 보통은 적게 주다가(표면이자율 만큼) 중간에 전환하지 않고 끝까지 채권으로서 가지고 있다 원금을 찾는 사람에게는 만기보장수익율 만큼 금릴 더 주는 거죠. 중간에 발행회사 귀찮게 안하고 끝까지 참아줘서 고맙다는 뜻의 보너스 이기도 하겠죠…




그럼 이CB란 건 어디서 어떻게 살 수 있나 하는 거죠.




간단합니다. 그냥 자기가 거래하는 증권사에 전화해서 사 달라고 하면 바로 사줍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CB는 당일 결제 이므로 오늘 자기 증권계좌에 돈이 있으면 오늘 살 수도 팔 수도 있는 겁니다. 주식처럼 3일 기다리고 뭐 이런 거 없슴다.




그리고 증권사 HTS 보면 “주식관련채권”과 같은 제목이 붙어 있는 메뉴가 있을 겁니다.(물론, 없는 증권사 HTS도 있겠지만…) 여기에 현재 거래 중인 CB의 현재가가 주욱 나옵니다. 참고로 CB는 할인이나 할증발행하는게 아니라 기본가격을 1만원으로 해서 발행합니다. 1만원 초과하면 값이 오른 거고 1만원 미만이면 값이 떨어진 거죠.




오늘(11월21일) 제가 보니, 현대건설187회 무보증전환사채는 4천원 이더군요. 이자(표면이자율)는 1% 에 만기보장수익율이 6.5% … 오늘 현대건설의 주가가 1,905원인데 주식으로 바꿀 때 9,870원(전환가격)으로 바꿀 수 있으니 누가 제값주고 현대건설CB를 사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가격은 1만원에서 6천원이나 빠진 가격에 거래가 형성되는 겁니다. 대충 아셨죠.




백번 듣는 거 보단 한번 해보는 게 장땡이죠… 여러분이 CB를 한번 사서 팔아 보시면 CB에 대해 뭔가를 아실 겁니다. 증권사 전화해서 “아, 아무갠데요.. 계좌번호는 이렇고요… 현대건설 187회 무보증전환사채 2백만원 어치만 사주세요..”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무보증전환사채 뿐만 아니라 무보증신주인수권부사채도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기회가 있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글을 마감하면서 제일 중요한 한마디만 더 말씀드리겠슴다.




뭐냐 구요?




지금까지 제가 말한 CB란 거 현대건설187회가 어쩌구 하는 이거.. 전부 무보증임다. 무보증이 뭐냐 구요.. 발행회사가 망하면 이자는 고사하고 만기에 원금 받기도 힘들다는 거죠.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세상에 공짠 없죠. 그런 위험 조차 없다면, 누가 은행에 예금하고, 누가 땅속에 돈 묻겠슴까? 아! 물론 은행도 망하는 세상이지만…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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