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금융기관은 무얼 먹고 사는가?

최근 들어 현대건설, 대우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간판급 기업 들이 휘청거리면서,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은행 등의 금융기관도 따라서 휘청거리고 있슴다. 꿀꿀한 상황에서 부도 유예니, 법정 관리니 하다 보니, 어느새 불쌍한 금융기관 종사자 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IMF 때 제일은행의 정리해고 비디오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월급쟁이 남편을 가진 가정 주부의 눈시울을 적셨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금융기관이 무얼 먹고 사느냐에 대해 얘기 해 볼께요.

금융기관은 크게 두 가지로 먹고 살죠. 그 하나가 이자(Interest rate)수익 이고 나머지 하나가 수수료(fee)수익 임다. 간단하죠. 그런데 이 간단한 두 가지 수익에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먼저 금융기관의 신용을 이용해서 돈을 빌려다가(예금/수신) 이를 믿을 만한 곳에 빌려주는(대출/여신) 일을 하죠. 잘 아시겠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고 그래서 돈을 빌리는데 그 대가로 이자를 주죠. 또한 남에게 그 돈을 빌려 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죠. 그래서 “여신이자-수신이자 = 이자수익” 이라는 엄연한 산수의 연산에 의해 금융기관이 먹고 사는 거랍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용(Credit)과 위험(Risk)관리 이죠. 예를 들어 신용이 없는 금융기관에는 아무도 돈을 맡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럼 수신이 줄겠죠. 또한, 누구에게 돈을 빌려 줘야 할지 모르면 내일 모레 망할 회사에 돈을 빌려 줘 돈을 떼일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지금 은행들이 휘청거리는 게 바로 이겁니다. “금융기관은 절대 망하지 않아!” 하는 막연한 국민적 신뢰감을 등에 업고 위험관리는 전혀 하지 않은 채 이 곳 저 곳 돈을 빌려주다(물론, 과거엔 관치금융 등의 패습도 있었슴다.) 그 돈이 모두 떼이니까 휘청거리죠. 엎친대 덮친다고 이젠 국민들도 이런 은행을 신뢰하지 않아 신용이 사라지니 다들 예금한 돈 빼고 그러죠. 이래 저래 금융기관은 진퇴양난인 겁니다.

이러듯 철저한 신용과 위험관리의 바탕에서 이자수익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금융기관의 대명사가 은행 임다. 흔히들, 신문기사에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어쩌구… 하는걸 들어 보셨겠죠. 이 예대마진이 예금과 대출이자를 빼면 남는 이자수익을 말하는 거죠. 은행의 생명줄 인 이자수익을 얻기 위해 오늘도 우량 한 은행들은 신용과 위험관리의 요소를 잘 운영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죠.

여러분이 은행에서 대출 받으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게 “너무 까다롭다”와 “예금금리는 쥐꼬리만한데 대출금리는 너무 높다” 뭐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니깐요. 그래서 흔히들 아직도 은행 문턱이 높다는 표현을 씁니다. 물론, 그 정도가 너무 심하면 문제이겠죠. 은행들도 많이 반성해야 하구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은행이 무얼 먹고 사는지는 한번만 생각하시면, 약간은 이해를 하시게 될 겁니다. 일반 서민들의 돈을 받아서 은행이 책임지고 대출을 해주는데 아무렇게나 기분 내키는 대로 해 주다 대출금을 제때 안 갚으면 은행은 그냥 가는 겁니다. 그리고, 은행은 돈을 빌려주면서 항상 그 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위험(Risk)을 가지게 됩니다. 그럼 이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심사부도 만들고 여신관리부도 만들고 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야 하므로 법제실도 만들고… 그 비용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제 말은 은행이 은행의 본분을 다했을 때 어느 정도 선에서 우리도 이해를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수수료수익은 뭘까요. 아주 간단한 예를 들면 은행의 송금수수료 같은 거죠. 금융기관이 일반 국민이나 기업들의 금융서비스를 대신해주고 그 대가로 수고비를 받는 걸 말하죠. 사실 은행의 송금시스템이 없으면, 여러분들이 고향의 부모님에게 매달 돈을 보낼 수 있겠슴까? 그래서 금융기관은 그 일을 대신해주고 수고비로 돈을 받겠죠.

이런 경우엔 사실 앞에서 말한 이자수익을 먹는 거 보단 신용과 위험관리에 신경을 상대적으로 쓰지 않아도 되겠죠. 앞서 말했듯이 은행의 주식은 이자수익이고 사실 송금수수료 같은 수수료수익은 간식 정도죠.

그럼 이 수수료수익을 주식으로 하는 건 뭘까요? 예, 맞았습니다. 바로 증권회사죠. 사실 요즈음 사이버거래가 뜨고 있지만, 그래도 주식사고 팔려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증권사를 거쳐야 함다. 그럼 증권사는 사고 파는 주문을 낼 때마다 여러분 대신으로 이 일을 해주고 그 대가로 매매 수수료를 받지요. 전번 글에도 설명했듯이 이게 바로 브로커죠. 간혹 투자자 여러분이 주식을 꼭지에 사서 바닥에서 팔았는데도 증권사에서 돈 뜯어 간다고 불평하시는 분이 계신데, 물론, 심정이야 이해는 가지만(돈 잃고 기분 좋은 사람 없죠.) 그래도 증권사 욕하면 안됩니다. 왜냐면, 사고 파는 일 해주고 수고비 받는 게 증권사 본업이니깐요. 사실 돈 벌었다고 증권사에서 수수료 더 받지도 않잖아요…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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