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려면, 의외로 많은 것이 필요하다

우선, 보고서를 포함한 다양한 문서를 만들 줄 알아야 하고, 주어진 일을 수행할 때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까지 수행해야 하는 지에 대한 것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보고서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업무 지식도 필요하고, 외국어 능력도 때때로 쓰임새가 많다.

그 외에도 수많은 것들이 필요한데, 오늘은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직장 생활을 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내가 아닌 당신이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나 이외에 당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당신(=팀원들)이 있으므로 주간 회의를 할 수 있고, 당신(=고객)이 있으므로 업무 협의가 가능하다. 당신(=협력사)이 있으므로 일을 나누어서 처리할 수 있고, 그 덕에 큰 업무도 무난하게 마무리하게 된다.

만약 당신이 없다면 나의 직장 생활이 가능할까? 먼저, 가을철 경쟁사 동향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할 때, 사용할 템플릿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작년까지의 누적된 자료는 어디에 보관되어 있을까? 올해의 매출 현황에 대한 것은 어떻게 얻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당신(=넓은 의미의 당신)이 없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내가 하고 있는 직장 생활의 모든 것들이 사실은 당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시야를 조금 바꾸어서, 일할 때 쓰는 복사지를 내가 만들었나? 점심 먹고 쓰는 치솔/치약은 내가 만들었나? 넥타이는? 와이셔츠는? 구두는? 도대체 내가 이 순간 존재하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 중에서 내가 만든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당신이 나를 위해 만들어 준 옷, 구두, 종이, 볼펜, 컴퓨터, 책상 등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도 남들로부터 끊임없이 도움을 받고 있다. 내가 하는 어떤 일도 당신의 도움이 전혀 없이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의 삶에 있어 당신이라는 존재는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신 덕분에 오늘 내가 일을 무사히 마치고 동료들과 맥주 한 잔 하면서 웃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인생도 그렇지만, 직장 생활은 특히 다른 사람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이 글을 읽는 이순간 고개를 들어서 주위를 살펴보자. 너무도 고마운 사람들이 나의 옆에 앉아있다는 것이 느껴지는지? 그리고 그들의 존재가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생각해 보자

건너편의 김대리는 지난 번에 팀장님이 지시한 보고서를 만들 때, 기본 템플릿과 전년도의 자료를 무료로 제공한 고마운 친구이고, 옆자리의 고 과장님은 척척 박사여서 무엇이든 물어보면 가르쳐 주는 스승 같은 사람이 아닌가….
직장 생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너와 나의 연관
관계를 기반으로 나는 기획서를 만들 수 있으며, 매출을 올릴 수 있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의 직장 생활이 가능하게 하는 당신으로 남기 위해 조금 더 친절하고, 따사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박과장이 정말 싫어! 치사하고 쫀쫀하고 더구나 얼마나 소심 한지… 그 사람과 회의하면 가슴이 답답하다니까! 그 인간이 없어져야 우리 회사가 발전 할 텐데….”라고 이야기하지 말자. 직장 생활은 서로의 연계 관계에서 존재하는 것이고, 그 사람은 우리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언젠가 그 사람이 필요할 때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항상 맛있는 반찬만 먹을 수는 없다. 맛없는 반찬이 있어야 맛있는 반찬이 존재하는 법. 나는 다른 사람에게 맛있는 반찬이 되도록 노력해 보자.

 
조민호/중원대학교 교수, 컴퓨터공학박사
24년간 외국기업, 벤처기업, 개인사업, 국내대기업 등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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