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물이 불씨도 전혀 없고 땔감도 없으니 얼어 붙어 옴짝달싹 할 수 없게 생겼군요"

<그렇지?>

"대운에서 화기(火氣)를 얻지 못하면 생불여사적(生不如死的=살아 있어도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이라 하겠습니다"

<그러하네, 다행히 30에서 40세 까지는 뿌리있는 병화(病火)가 있어서 잘 만 하면 살릴 수 있으리라고 봤지.

“어떻게 인연이 되셨습니까?”

<그 처녀가 중학생일 때 아버지가 사주를 가지고 왔어. 아버지는 딸이 영부인이 되겠느냐며 잔뜩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딸은 젊고 수석에 예쁘고 키크고 늘씬했거든.

선생님들도 영부인이 갑이라며 추켜 세웠다네.

딸의 능력에 아버지가 기름칠을 잔뜩 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지.

아버지는 서울 상대 나와 대기업의 전무로 금융본부장을 지냈는데 교장, 담임 등 거의 모든 선생님에게 잘 했거든. 얼마나 잘 했는지는 모르지만 상상 초월 수준이었다고 봐.

그건 처사가 위험해지면서 오히려 챙길께 엄청 많았기 때문이었는데. 자신의 돈을 회사에 부어 사채 수준으로 굴렸고 회장은 젊은 첩에게 빠져 정신 못 차리는 것과 맞물리면서 회장보다 더 위세가 등등했다네.

그러다가 마침내 회사는 망했고 전무는 법정관리회사의 관리인이 되어 사장으로 선임돼 자리를 옮겼지. 여기서도 장난질 잘 쳐 가지고 재산을 엄청 불렸다네.

그러는 동안에 딸은 대학에 3수 해서 들어 갔지.

아버지의 실망은 컸겠지만 딸은 오히려 홀가분해 하면서 대학 생활을 즐겼는데 이때가 해(亥)운 중이었거든.

딸은 학교 주변의 튀김, 분식, 아이스크림, 통닭, 맥주 등을 애용 했는데 자주 배가 아팠다나봐. 그래서 병원 드나들면서 소염진통제 맞는 날이 많았다는군.

그러다 어느날 부터 팔·다리 힘이 없어지고 자리에 눕는 날이 많았는데 결론은 ‘근무력증’의 판정을 받고 누워서 생활하게 된 것이었어.

딸에 대한 아버지의 희망은 영부인은 커녕, 건강하기만 했으면으로 바뀌었지.

그렇지만 날이 갈수록 악화되가는 딸을 보면서 전재산을 바쳐서라도 온전할 수 만 있다면 하고 희망은 최소한의 간절함으로 바뀌었지.

그럴때 만났는데 안 하겠다고 버티다가 3번 이상 찾아오는 바람에 삼고초려가 생각나 나오게 됐지.>

 

“조건은요?”

<혼자서 화장실 갈 정도로 호전되면 1억3천만원 받고, 그 뒤로는 3개월에 1억3천만원씩 모두 13억원 받기로 했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한달 조금 지나면서 호전되더니, 2달이 안돼 화장실 갈 수준이 됐지>

“돈은 받으셨습니까?”

<아니, 실패로 끝났어.>

“왜? 그렇게 됐습니까?”

<돈 주기 싫으니 치료만 받겠다고 하더군>

<그래서 치료한적 없다. 그런 법이 어디있느냐? 사람으로써 그럴 수 있느냐며 따졌지. 그러니까 귀찮게 굴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고발하겠다고 하더군. 그러라고 했더니 깡패 시켜 파 묻어 버릴 수도 있다면서 협박하더군. 그때 깨달았지 인연은 소중하게 다뤄야겠지만 돈은 인연과는 별개라고, 그리고 재주를 너무 뽑낸것이 잘못이었음을…>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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