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어느 겨울날 지하철에서 재미있는 노신사와 학생들의 만남을 목격한 적이 있다. 노신사는엄지를 치켜세운 ‘최고’라는 손 모양으로 “이게 뭘로 보여?”하고 옆자리의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최고, 1등, 손”등 온갖 답을 제시해도 노신사의 대답은 “아니”였다. 보다 못한 노신사가 학생들에게 알려준 답은 바로 한자(漢字)의 ‘自’였다. 엿듣고 있던 필자의 손도 어느새 ‘自’를 그리며 신기함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렇게 눈앞에 보이는데도 보지 못하는 것들이 수두룩한데 하물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인 비전은 오죽할까? 그래서 오늘은 비전을 사방(四方·Easy.Wide.Slow.New)으로 보는 법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한다.

 첫 번째 보는 법은 ‘Easy’다. 쉽게 보자는 것이다.
‘自’라는 글씨가 쉽게 발견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경험의 함정 때문이다. 어떤 문제나 현상을 2차원 이상으로 보려고 했던 노력과 경험이 때로는 1차원적 인식을 간과하는 것이다. 이것은 확대 해석하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늘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과 같다. 비전을 어려워하는 이유 또한 ‘원하는 것’ 보다 ‘뭘 해야 할지’ 2차원부터 접근하려하기 때문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보는 법은 ‘Wide’다. 넓게 보자는 것이다.
숲의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절대 숲 속에서는 볼 수 없다. 오히려 숲을 벗어났을 때 숲의 전체가 보이기 마련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 역시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면 쉽게 해결책을 찾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늘 현실에 쫓기듯 달리지만 정작 어디로 향하는지, 왜 향하는지에 대한 생각의 시간투자는 사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비전은 현실이라는 숲 속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 보여 지는 삶의 숲과 같다.

 세 번째 보는 법은 ‘Slow’다. 천천히 보자는 것이다.
모 교수는 TV 강연에서 독일 렌트카 업체 직원은 주행거리만 보면 한국인이란 걸 안다고 한다. 이유는 일주일에 5천km를 달리는 관광객은 한국인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그만큼 ‘빠름’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강력한 경쟁력이란 점은 인정하지만 비전에서 만큼은 ‘느림’의 묘미를 느꼈으면 한다. 비전은 나로부터 나를 위한 것이기에 결과를 위한 빠름 보다는 성찰을 위한 느림이 더더욱 필요하다.
네 번째 보는 법은 ‘New’다. 새롭게 보자는 것이다.
아이들이 빗물 고인 웅덩이를 첨벙거리며 좋아하는 이유는 물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 시인은 말했다. 비단 아이 뿐만 아니라 인간은 새로움에 늘 갈증을 느낀다. 그러나 변화라는 것은 내적 저항을 언제나 동반하기 때문에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비전 또한 변화를 통해 항상 성장을 꿈꾸는 생명체와 다를 바 없다. 비전이 필요로 하는 훈련은 거울 속에서 ‘自’를 찾아내듯 방향만 바꿔서 보는 훈련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의 눈은 두 개임과 동시에 한 쪽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한 쪽이라도 집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래서 다른 쪽도 늘 주시해야 된다는 조물주의 뜻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쉽게 보고(Easy), 넓게 보고(Wide), 천천히 보고(Slow), 새롭게(New)보려는 시도를 해보길 바란다. 당신의 비전은 지금도 성장을 꿈꾸고 있지만 아무런 시도조차 않는 당신이 비전을 목 조르고 있는 건 아닌지 사방을 둘러보자!
ⓒ박주광20130405(edusp@naver.com)


기업 교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정평이 나있다. 연간 수백 회에 달하는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 전문가이다.
현재는 ‘개인과 조직의 1% 성장’ 을 모토로 하는 교육훈련 전문기관 ‘Success Partner’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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